• 노동당 나경채 대표 "사퇴"
    당원총투표 부결에 대한 책임
    권태훈, 김윤희 부대표 및 중앙당 당직자들도 사임
        2015년 07월 03일 12: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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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노동당의 나경채 대표가 사퇴했다. 지난 6월 28일 노동당 당대회에서 나경채 대표 등이 대의원 연명으로 발의한 ‘진보결집 찬반 여부를 당원총투표에 부의하자’는 안건이 부결되면서 예상되었던 사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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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대회에서 당원총투표 표결에 찬성하는 나경채 대표(사진=참세상 김용욱)

    3일 나경채 대표는 노동당 홈페이지의 당원게시판에 대표 사퇴의 글을 올렸다. 나 대표는 당원총투표 안이 부결되었으며 이에 대해 “진보결집을 추진했던 저의 노력 부족 그리고 진보결집에 대한 저의 구상이 대의원 동지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음을 겸허히 인정한다”고 밝혔다.

    나 대표는 “저의 구상과 제안이 부결된 상황에서 어떻게 정치적 책임을 질 것인가를 고민했다”며 “대표로서 직무를 더 이상 수행하는 게 어렵고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사퇴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구상이 “올해 하반기에 진보결집을 마무리하고, 그렇게 결집된 새로운 진보정당이 2016년 총선을 진보적 대안으로 힘있게 돌파하며, 그 힘을 통해 장기적으로 제1야당을 교체하여 한국사회를 명실상부한 보수-진보의 정치체제로 전환하는 것”이었다며 이런 구상에 대해 노동당 당원들의 총의를 묻고 모으는 당원총투표 과정을 거치는 것이 조직적 분란을 최소화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자신의 구상이 노동당 당대회에서 부결되면서 자신이 아니라 독자적인 노동당의 전략과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할 새로운 지도부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최소한 자신이 대표의 자리를 비워주는 것이 “올바른 책임정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나 대표는 당원들에게 “마지막까지 책임을 지지 못하고 사퇴하게 되어 죄송”하다고 말하며 이것이 자신이 올바르게 책임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권태훈 부대표도 나 대표의 사퇴 글 게재 후 자신의 사퇴 글을 올리며 “당원총투표를 통한 분열 없는 진보결집이라는 저의 핵심공약이 더 이상 실현되기 어려워졌다”며 총선 승리를 위한 자신과 다른 구상과 계획을 가졌던 이들이 준비하고 집행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며 자신이 부대표의 자리를 비워주는 것이 책임있는 행동이라며 사퇴의 변을 적었다.

    권 부대표는 마지막으로 “잛은 기간이었지만 노동당의 부대표라는 자리가 항상 자랑스러웠고 행복했었다”고 소회를 남겼다.

    김윤희 부대표도 이어서 당 게시판을 통해 “6개월간의 짧은 기간 수행한 부대표직을 오늘 사퇴”한다고 밝히며 지난 1월 당대표단 전국 순회 유세 때 “진보결집 당원총투표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 격려와 응원, 용기를 주셨던 당원 동지들의 모습이 생생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진보결집 당원총투표를 추진하고자 했던 대표단은 사퇴를 하는 게 순리”라며 당원들에게 고맙고 감사했다는 말을 남겼다.

    대표단의 사퇴 발표에 이어 김일웅 사무총장, 강상구 대변인, 최복준 살림실장, 양동석 조직실장, 조동진 정책기획실장 , 최백순 편집실장 등 진보결집에 찬성하는 중앙당 당직자들도 이날 오후 일제히 사임했다.

    이로써 노동당은 대표단 중 사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최승현, 문미정 부대표 중 1인이 대표 대행을 맡아 이후 노동당의 새로운 체제 정비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28일의 노동당 당대회에서 당원총투표 부의 안이 부결되면서 나경채 대표 등 진보결집을 추진하는 당원들의 거취가 주목을 받았다. 사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대다수였지만 일부 당원들은 대표 사퇴 만류의 글을 당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1주일을 넘기지 않고 나 대표가 사퇴의 입장을 밝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당대회 직후 서윤근 전 전주시의원 등 전북 당원 80여명이 집단탈당의 글을 당 게시판에 올리면서 당대회의 당원총투표 부결의 후과가 나타났고,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나경채

    2일 서울지하철 군자기지 공동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나경채 대표

    또한 노동당 정의당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 등 4자 조직이 공동으로 추진했던 진보결집과 재편의 흐름은 노동당이 당대회를 통해 조직적 거부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현재의 4자 틀은 지속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진보결집을 함께 추진해왔던 조직, 세력들의 진보결집 모색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경채 대표는 2일 4자 조직들이 당대회 이전부터 준비했던 서울지하철 군자기지에서 진보결집의 지지를 노동자들에게 호소하고 지지서명을 받기로 했던 공동캠페인에 대표로서의 마지막 정치활동을 수행하기도 했다.(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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