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시험 유감 표명 있을 수 없는 일”
        2006년 11월 02일 12: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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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방북대표단은 평양 방문 이틀째인 1일 조선사회민주당과 1차 공식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담에서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양당의 상반된 시각이 드러났다.

    오전 10시30분부터 시작된 이날 회담에서 문성현 대표는 공식회담 제안문을 통해 “당면한 한반도 위기 정세의 본질은 미국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적대 정책과 악의적 무시에서 기원하며 미국이 마약, 인권, 위폐 등의 장외 의제로 회담 자체를 거부하고 한반도 주변 지역에서 상시적인 전쟁 합동 훈련을 하며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에 1차적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어 “민주노동당은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해 왔으며, 이러한 입장에서 이번 핵시험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고 말했다.

    또 문 대표는 한반도 비핵화와 전쟁을 막기 위한 양당의 공동 노력과 6.15 공동선언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6.15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공동 연구모임 구성 △양당의 금강산 공동 등반 행사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남북 정치인 모임을 제안했다.

       
    ▲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왼쪽)가 1일 조선사회민주당과 공식회담에 앞서 김영대 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민주노동당)
     

    또 양당간 교류의 안착화를 위해 내년에 김영대 위원장을 비롯한 조선사회민주당 관계자들의 서울 방문을 초청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핵실험에 대한 양당 사이의 시각차가 확인됐다. 김영대 위원장은 문 대표의 제안문 발표 중 “긴급발언을 하겠다”며 “핵시험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핵시험은 조미대결관계에서 나온 것이지 다른 표적이 아니다. 일부 국민들이 소낙비처럼 쏟아지는 악의적 언론에 의해 불안할 수 있겠지만 민주노동당이 나서서 오히려 그들에게 조선반도 불안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일깨워줘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또 “작은 나라에 대해 끊임없는 전쟁으로 침략을 계속해 온 미국이지만 선군정치 통해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해나가고 있다”며 “미국이 우리를 못살게 굴고 대화마당에 나오지 않고 제재나 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대응조치가 필요했고 핵시험을 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권영길 의원단 대표는 “그러니 토론하자는 게 아니겠냐”고 말해 중단됐던 문 대표의 회담 제안문 발표가 이어졌다.

    권 대표는 “6.15공동선언의 정신이 기본”이라고 강조하고 "어제 중국에서 비공식 3자회담이 있었다. 11월 초에 무조건 6자회담에 복귀한다고 합의했다. 북측이 지금의 상황을 매우 깊게 본 것이고 현 정세 돌파에 대한 결단과 용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이어 “민주노동당이 왜 한반도 비핵화 의제를 언급하고 있겠는가? 어떤 일이 있어도 한반도 비핵화의 원칙은 지켜져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심각한 것은 지금 그 원칙이 깨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금강산 사업과 개성공단 사업은 절대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며 “남쪽 정부에 의해서도 그렇지만 북쪽에서도 개성과 금강산 사업 중단조치로 이해될 수 있는 발언이나 움직임을 보여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노회찬 의원도 “지금 조성된 국면을 좋아하는 것은 반통일 세력밖에 없다”며 “핵시험 이후 한반도 긴장이 조성됐고 남녘 동포들은 불안해 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 우려와 불안을 해소하면서 이 사태가 어떻게 조성된 것인지 해명해 나가야 하고 평화적 해결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방북단이 서울을 출발할 때 당사 앞에 시위대가 와서 방북길 막아섰다”며 “개의치 않고 왔지만 남측의 정세가 쉽지 않다는 것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의 주장은 2005년 9월19일 베이징 성명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라며 “3자회동을 통한 6자회담 복귀는 미국에 대한 압박일 수 있고, 남쪽 동포들에게 어제 소식은 희망적인 소식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영대 위원장이 “민주노동당의 핵실험 유감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고 말해 참석자들이 모두들 웃었다고 정호진 부대변인은 전했다. 정 부대변인은 “방북단이 보내온 팩스에 따르면 험악한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 같다”며 “민주노동당의 입장이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대 위원장은 “개성, 금강산은 우리측에서도 계속 지켜나갈 것이다. 어제 3자 회동을 통한 6자 회담 복귀에 대해서는 정세를 봐가면서 판단해야 할 것이다.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다”라고 말했다.

    방북단은 공식회담 이후 조선사회민주당의 당사를 방문하고 이어 경성제약공장, 대안친선유리공장을 방문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방북단이 평양 방문 첫날인 10월31일 김일성 주석의 생가인 만경대를 방문한 것과 관련해 정호진 부대변인은 “만경대라는 장소는 민주노동당뿐 아니라 정부 당국자, 남측 민간인들이 의례적으로 방문하는 곳”이라며 “정치적 의미와 비중을 두는 곳이 아니라 의례적인 방문 장소”라고 말했다.

    정 부대변인은 “이번 방북에서 방문지는 민주노동당 방북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남북 경협, 평화 상징 장소를 핵심으로 해 소개한 바 있고 방북 취지를 살리는 장소의 경우 방문 취지 등을 담아 관련 소식을 브리핑 한다는 것이며 그렇게 진행하고 있다”며 “특별한 정치적 비중을 두지 않았기에 방북 대표단 소식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당초 만경대 방문은 민주노동당이 밝힌 방북일정에 없었고 방북단은 첫날 활동을 전한 팩스에서 만경대 방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만경대 방문은 북한의 조선중앙TV에 보도돼 2일 국내 언론에도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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