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0 민주주의 시민축제로 기념돼야"
        2006년 06월 29일 11:2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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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7년 6월항쟁 19주년을 맞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함세웅)는 29일 학술대토론회 ‘6월민주항쟁과 한국 민주주의 현주소’를 개최했다.

    이날 1부에서 ‘한국 민주화운동과 6월민주항쟁의 기념’을 발제한 정해구 교수(성공회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 소장)는 한국 민주화운동의 과정과 성격을 돌아보면서 6월민주항쟁 20주년을 앞둔 지금 민주화운동과 6월민주항쟁이 왜 그리고 어떻게 기념되어야  하는지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6월10일의 국가기념일 제정, 민주화운동기념관 건립과 6월민주항쟁을 민주주의 시민축제로 기념할 것을 제안했다. 다음은 발제문 요약.

    ‘한국 민주화운동과 6월민주항쟁의 기념’
    정해구 교수(성공회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 소장)

    한국의 민주주의는 그 어떤 민주주의 경험도 갖지 못한 상태에서 일제로부터의 해방 후에야 비로소 시작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일제 식민지배의 강한 국가주의적 유산, 해방 후 분단과 전쟁 과정에서 강화되었던 냉전 반공주의에 의해 이제 갓 출범한 민주주의는 왜곡되지 않을 수 없었다.

    민주주의 발전의 척박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민주주의는 매우 빨리 아래로부터의 민주화운동으로 전화됐다. 한국 민주화 운동과 6월민주항쟁은 다음과 같은 역사적 위상과 의미를 가진다.

    민주주의 가능하게 만들었던 인간의 집단적 의지와 노력

    우선 한국 근현대 역사 이행의 현실을 감안할 때, 그것은 한국 민주주의의 출발과 그 발전을 어렵게 만들었던 척박한 역사적 환경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집단적 의지와 노력을 통해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만들었던 역사적 계기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민주화운동은 권위주의체제에 의해 왜곡되지 않을 수 없었던 한국 민주주의를 정상화시킨 역사적 동력이었고, 그런 점에서 민주화운동의 정점에 위치하고 있는 6월항쟁은 권위주의체제의 민주화를 가능하게 만듦으로써 왜곡된 한국 민주주의를 올바로 정립시킨 한국 민주주의 역사의 전환적 계기였다.

    한국 민주주의 전개는 1987년 6월민주항쟁을 기준으로 그 전 시기는 주로 권위주의체제에 저항했던 민주화운동을 중심으로, 그 이후의 시기는 민주화와 탈냉전 및 세계화 등의 변화된 상황 속에서 이루어졌다.

    6월항쟁 이후에 전개된 민주주의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첫째, 민주화가 불확실성의 제도화를 의미하듯, 민주화 한국 이후의 민주주의는 상당 정도 제도화되었다. 헌정체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비록 지역주의에 기반한 것이지만 정당정치의 역할과 비중이 보다 강화됐다.

    헌정체제 정상화, 정당정치 역할 강화

    둘째, 민주화 이후 변화된 상황에 의해 민주주의의 추구 내용 역시 상당 정도 변화됐다. 민주화와 탈냉전은 민주주의가 국가와 정치의 차원을 넘어 사회 일반으로 확대됐고 지방자치의 확대 등으로 나타났다. 민주주의의 외연이 인권과 평화 등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한국사회의 공동체성을 급속히 약화시켰고 사회 전반에 걸친 경쟁의 심화와 사적 이익을 둘러싼 갈등을 증대시켰다.

    민주화운동과 6월민주항쟁은 △한국 근현대 역사 이행의 어려운 과정을 넘어 이제 한국사회의 발전수준은 상당수준에 이르렀고 △과거 민주화운동에 대한 기억투쟁, 과거청산을 통한 국민화합과 화해가 필요하며 △현재와 미래에 이어질 필요가 있기 때문에 기념돼야 한다.

    우선 6월민주항쟁이 발생한 6월10일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돼야 한다. 이미 4·19와 5·18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되어있는 만큼 민주화운동의 최고 정점에 있는 6.10의 국가기념일 제정은 오히려 뒤늦은 일이다. 나아가 한국 민주주의 역사의 전환적 계기라 할 수 있는 6월민주항쟁은 3.1운동에 필적할 수 있는 범국민적 민주화운동이었으므로 장기적으로는 6.10에 대한 국경일 제정 또한 고려될 필요가 있다.

    6.10 국경일 제정 고려될 필요

    또한 민주화운동기념관이 건립돼야 한다. 민주주의 발전에 매우 부정적인 역사적 환경 속에서 진행되었던 한국 민주화운동의 희생과 헌신의 경험과 정신은 기념관 건립을 통해 기념되는 한편 현재와 미래의 민주주의로 이어지고 확산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기념관 건립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미군기지 이전 후에 건립될 용산 민족역사공원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민주화운동과 6월민주항쟁은 민주주의 시민축제로서 기념될 필요가 있다. 고통어린 과정이었던 민주화운동은 미래의 민주주의 부활을 위한 것이었고, 현실적으로도 이후 모든 사람들이 그 혜택을 향유할 수 있는 민주주의의 확대와 발전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그 기념은 민주화운동의 민주주의적 부활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민주화운동과 6월민주항쟁에 대한 기념은 추모를 넘어 민주주의 시민축제로서 기념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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