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리의 변호사' 권영국,
    용산참사 김석기 응징 위해 경주 출마
        2016년 02월 22일 11:5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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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의 변호사’로 불리며 용산참사 철거민 측을 변호했던 권영국 변호사가 당시 철거민 진압을 지시한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맞서 경북 경주 지역구에 출마하겠다고 21일 밝혔다.

    권 변호사는 이날 오후 용산참사가 벌어졌던 서울 용산구 남일당 터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참사 살인진압 주범 김석기 새누리당 예비후보를 잡으러 경주로 가겠다”고 말했다.

    집회·시위 현장을 누비며 시민과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노동·인권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권 변호사가 경북 경주에 출마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이 지역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 전 청장의 당선을 막기 위함이다.

    김 전 청장은 지난 2009년 경찰의 과잉진압을 6명이 사망한 용산참사 당시 진압을 지휘했던 책임자이고, 권 변호사는 용산참사 철거민 진상조사단 조사팀장과 구속 철거민 변호인단 등을 맡았다.

    권 변호사는 출마선언문에서 “불통의 박근혜 정권은 새누리당의 심장부인 대구 경부 지역 경주에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을 진행하고 있다”며 “6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용산참사 살인진압의 책임자인 김 전 청장이 경주에서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해 공천 절차를 밟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변호사는 “김 전 청장은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2번이나 공직에서 중도 사직하고 한국공한공사 사장 재임 기간 중 2번 연속 비밀리에 일왕 생일 축하연에 참석했다”고도 비판했다. 김 전 청장은 19대 총선을 앞두고 부임 8개월 만에 일본 오사카 총영사를 사임한 데이어 이번 총선에 나오기 위해 임기가 10개월이나 남은 한국공한공사 사장직도 그만둔 바 있다.

    권 변호사는 “살인진압의 책임자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려는 행위는 대한민국의 수치이자 경주 시민을 불가역적으로 모욕하는 행위”라며 “국민과 경주 시민을 대놓고 무시하는 이 불의한 현실에 침묵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했다. 이 같은 이유로 그는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을 심판하기 위해 TK 심장부인 경주에서의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또한 과거 이곳에서 노동운동을 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경주에서 저의 정치 인생을 시작하겠다”며 “단순히 불의한 개인과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이번 출마를 계기로 대구경북 지역에서 민주진보정치를 살려내는 밑불이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한 후 1985년 풍산금속에 입사해 노동운동을 해왔다.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변호사로 활동을 시작하며 민주노총 법률원장,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용산참사 변호는 물론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자문변호사, 이주노조 합법화 소송 법률대리인,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인권침해감시단,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소송 법률대리인단, 삼성바로잡기운동본부 공동대표, 민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 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노동자와 시민을 위한 변호사로 활동했다.

    앞서 용산참사 관련 시민사회단체 등이 김 전 청장의 출마에 반대하자 김 전 청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저를 음해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을 물러가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는 내용을 담은 문자 메시지를 돌리기도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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