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유아 돌봄의 공적 책임
    [기고] 누리과정 갈등의 쟁점과 해법 ②
        2016년 02월 17일 08:4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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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상보육과 누리과정 논란-1 링크

    쟁점 3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기에 증액 없어도 누리과정 예산 편성 가능?

    누리과정 예산 관련하여 교육부 등 중앙정부의 대응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논리 중에 어차피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으므로 별도의 증액 없이 예년 수준의 예산으로도 누리과정 예산 편성은 가능하다는 주장이 있다.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는 일부의 주장이 아니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인구사회학적 사실에 해당하므로 논란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학령인구의 감소와 교육에 들어가는 예산 규모 사이의 상관관계가 박근혜 정부의 예상만큼 크지도 않을 뿐더러,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상호 영향이 생각만큼 즉각적으로 반응하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교육부가 매년 발행하는 교육통계 연보에 나오는 아래 두 개의 표(2015 교육통계 주요지표 포켓북)를 보자. 이 표 2에 의하면 2013년에서 2015년까지 학생 수는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를 통틀어 2013년 648만여 명에서 2015년 609만여 명으로 약 40만 명(2013년 대비 6.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표 3에 제시된 교원 수의 변화를 보면 2013년 428천 여 명에서 2015년 429천여 명으로 같은 기간 동안 오히려 1,200명 정도 (2013년 대비 0.2%)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학생수

    표 2 유초중등교육 학생수 변화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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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 3 유초중등교육 교원수 변화 추이

    뿐만 아니라 아래 표 4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학급 수의 측면에서도 2013년 250천 개의 학급이던 것이 2015년에는 252천 개로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임을 확인할 수 있다.(2015 교육통계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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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 4 유초중등교육 학급수 변화 추이

    이상의 통계 수치들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지속적인 학생 수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교원 수와 학급 수는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교육재정 지출의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항목이 인건비와 시설 운영비임을 고려했을 때 학생 수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진행되고 있는 교원 수와 학급 수의 증가는 학생 수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교육재정 감축의 여지가 현실적으로 그다지 크지 않음을 의미한다.

    물론 이와 같은 현상이 학생 수 감소와 비용 감소로 이어지기까지 일정한 시간지연 효과(time lag effect)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간주할 수도 있다. 학생 수의 지속적인 감소와 더불어 교육재정의 규모는 결국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원론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성급한 결론에 이르기 전에 현재 우리나라 유초중등교육의 현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아래 표는 우리나라 교사1인당 학생 수와 학급 당 학생 수를 OECD 자료와 비교하여 정리한 것으로 우리나라 유초중등 교육이 여전히 국제기준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이 현재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열악한 교육여건을 고려했을 때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추가적인 투자가 여전히 필요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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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 학급당 학생 수/교사 1인당 학생 수 추이 (OECD. (2015). Education at a glance.

    결국 학생 수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도교육청의 교육예산이 즉각적으로 줄어들지 않는 것을 두고 “지자체의 낭비성 예산집행과 방만한 경영”(관련 글 링크)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은 우리나라 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교육환경 개선 과제의 중요성을 고려했을 때 여론의 호도에 다름 아니다. 이와 같은 주장은 결국 혁신학교, 무상급식 등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지자체장과 교육청의 노력에 대한 제동을 거는 행위이며, 우리나라 정부와 교육부가 우리나라 아동들이 처한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에 대한 의지가 없음을 스스로 천명하는 것에 다름 아닌 것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 유초중등 교육이 처한 열악한 현실을 고려하면 앞서 언급한 ‘일시적 시간지연’이 생각보다 훨씬 더 길어질 수도 있으며, 오히려 ‘시간지연’이 길어지는 것이 양질의 교육환경을 우리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학생 수의 감소를 교육재정 긴축의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교육환경 개선이라는 장기적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는 주장이다.

    해법은 있는가?

    누리과정과 무상보육의 전면도입 후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의 힘겨루기는 근본적 해결책을 찾지 않을 경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이는 무상보육 정책에 대한 극심한 국민적 피로감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상황을 근본적으로 타개할 해법은 있는가? 더 이상 익숙해진 기시감을 떨쳐내 버릴 수 있는 방안이 있는가? 아래에 몇 가지 제안을 하는 것으로 글을 맺고자 한다.

    먼저, 누리과정 예산을 큰 틀에서 무상보육 정책의 일환임을 고려하여 중앙정부 의무지출경비로 지정하는 방안을 고려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영유아보육법과 관련 시행령을 비롯하여 무상보육 재정 책임 관련 법령에 대한 개정 작업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지금과 같이 누리과정 예산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의무지출항목으로 유지하는 경우라면, 지방교육재정 총량 확대가 병행되어야 한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비율을 현행 20.27%에서 25.27%까지 상향 조정할 것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1% 상향 조정안을 절충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관련 기사 링크) 2014년 내국세 규모가 170여 조 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누리과정 예산 4조 원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율에 대해 최소 2.4% 수준의 정도의 상향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앙정부가 책임지든, 아니면 현행과 같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의무지출항목으로 유지하되 교부비율을 현실화하는 방안이든, 누리과정 안정적 시행에 필요한 재정확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의 구성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와 같이 교육부와 기재부 등 일부 중앙정부 부처와 청와대가 한 편에 서고, 시도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한 편에 서서 각자의 주장만을 되풀이하면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자세라면 해법은 없다. 우리는 내년에도, 그리고 그 후년에도 같은 ‘갈등’을 경험할 것이며, ‘파동’을 예고당할 것이다.

    지금까지와 같은 미봉책으로 한 해를 넘기고 보자는 식의 결론이 아니라 영유아의 돌봄에 대한 공적 책임성의 구현이라는 대전제를 중심에 놓고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의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

    필자소개
    서울여대 교수. 사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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