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드 찬반론자 모두
    "적절한 장소 없다"
    사드 논란, 이제 공식 수위로 확산
        2015년 05월 21일 11:1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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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케리 미 국무부장관을 비롯해 미 정부 인사들이 한반도 내 사드 배치를 본격화하는 발언을 이어가면서 국내 정치권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사드 배치 찬반 논쟁에 다시금 불이 붙었다. 초반 사드 논쟁은 비용대비 효과 정도에 대한 갑론을박이었다면 현재는 찬반 입장 모두 사드를 배치할 적절한 장소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드 배치를 적극 찬성했던 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 대표는 21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많은 국민들이 평택 기지가 넓으니까 거기에 미군이 자기들 돈으로 하면 우리가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으냐? 이렇게 말 했었다. 그런데 제가 미 육군 교범을 분석해보니까 평택에 배치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왜냐면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가 너무 강해서 사람이 들어가선 안 되는 지역이 있다. 예를 들어 레이더가 전방을 보고 배치되면 그 레이더로부터 130도 각도로 100m에는 그 누구도 들어가서는 안 되고, 3.6km까지는 허가받지 않은 사람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 또 5.5km까지는 항공기나 기계, 선박 등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 그런데 평택기지 전방 3.6km에는 사람이 많이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택 기지에 사드를 배치하기 위해선) 우리 정부가 (평택 지역민들을) 이주를 시켜야 한다”며 또한 “평택기지 전방 11km에 대한민국 최대 공군기지인 오산 기지가 있다. 사드에서 5.5km 까지 항공기가 들어갈 수 없다면 오산기지 전투기들의 작전에 상당한 지장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사드배치를 위한 지역민 이주와 오산기지 이전은) 대한민국 정부가 엄청난 결심을 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 내용을 우리가 미국에게 아무 대가도 없이 공짜로 해줘서는 안 된다. 큰 국익하고 바꿔야 미국과 우리 국민들이 이해를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북한의 탄도 핵 미사일 방어를 위해) 한국형 미사일 방어시스템인 KAMD의 가장 하위 단계가 PAC-3가 있다. 국방부도 ‘PAC-3를 가지고 한반도를 다 막아줄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 PAC-3 사정거리가 너무 짧고 단 8개의 포대만이 공군기지에 배치가 된다. 그런데 PAC-3 사정거리가 20km 밖에 안 되기 때문에 공군기지 주변 20km만 보호할 수 있다”면서 “우리 국민들 중에서 공군기지 주변 20km 내에 사는 사람이 몇 명 되나. 그 외에는 전부 무방비로 노출된다. 미국이 자기들 돈으로, 성공확률이 90%에 이르는 사정거리 200km의 사드를 배치하겠다는데, 우리가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사드 배치 자체에 대한 기존의 찬성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같은 매체와 인터뷰에서 “비용이나 부정적인 효과에 비해서 얻는 것이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배치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홍 수석위원은 “물론 심리적인 효과는 꽤 있을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남북한 거리가 워낙 짧아서 5분이면 북한의 미사일이 도착한다. 또 북한의 미사일이 1000기 정도 되는데 사드 한 포대가 미사일 72기 밖에 없다는 것을 볼 때, 사실상 막기 어려운데 막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환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드를 배치하려고 해도 우리나라 전국에 아파트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반경 5.5km에는 민간인이 거주를 못하는데 배치하는 곳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강제 이주를 시킬 때 엄청난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며 사드 배치를 위한 적절한 장소를 구하기 어렵다는 신인균 대표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홍 수석위원은 또 “사드라는 것이 미 본토를 지키는 것인데,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쏘면 40분 동안 궤적을 파악하고 마지막 단계에서 요격하는 거다. 그러나 남북한 거리가 5분 내에 오는데, 그걸 발견해서 요격까지 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지휘부를 막는 데는 필요하니까 가져다 놓을 수도 있지만, 요는 지금 한미 간에 벌어지고 있는 것이 우리 정부도 ‘미국이 전체 비용을 다 대면서 미국이 운영하겠다면 가져다 놓아도 좋다’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지금 미국의 움직임을 보면, (운영 비용을) 한국이 상당 부분을 부담해주기 바라는 측면에서 저렇게 나오는 것이다. 만약 미국이 비용부담을 다 한다면 그냥 배치하겠다고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3NO’ 정책에 대해서 그는 “잘 하고 있다고 본다. 미국이 조바심을 내고 결국은 미국이 먼저 배치해야 되겠다고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한미 간의 방위 분담금은 관례상 먼저 요구한 측에서 대부분의 비용을 대게 되어 있다. 미국이 비용을 다 대는 것이 억울하다면서 배치하지 않으면 그것대로 해결이 되는 것이고, 배치할 경우에도 중국에게 ‘우리는 반대했다. 그러나 한미동맹을 유지하기 위해서 미국의 요구를 받아줄 수밖에 없는 사정이었다’고 양해를 구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비용도 안 들고, 결과적으로 약간의 안보적 도움도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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