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안보법제
자위대, 한반도 개입 가능
한국 평화시민단체 규탄 회견 가져
    2015년 05월 14일 02: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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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베 정부가 14일 임시 각의를 열고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안보법률 제·개정안을 확정하고 이를 다음날 국회(중의원)에 보낼 예정이다. 이에 국내 시민사회단체는 “일본의 한반도 재침략의 첫 단계”라며 강하게 규탄하고 있다.

안보법률 제·개정안은 자위대의 해외 파병을 영구화하는 ‘국제평화지원법’과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를 규정하는 ‘무력공격·존립위기사태법’, 주변사태법의 지리적 제한을 없앤 ‘중요영향사태법’, 일본 외에 일본과 밀접한 타국이 무력공격을 받을 경우 총리의 결정 하에 자위대를 출동할 수 있게 한 ‘자위대법 개정안’ 등 총 11개의 법으로 구성돼 있다.(관련 기사 링크)

이 법안이 15일 일본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일본 자위대는 언제든, 지리적 제약 없이 미군과 공동군시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때문에 국내외에선 일본이 해외침략군화의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민변 미군문제연구위원회, 사회진보연대, 민주노총 등 7개 시민사회단체는 1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에 있는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아베의 안보법률 제정안을 규탄하고 강력한 투쟁을 선언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한반도가 최우선적으로 일본의 재침략 위협에 놓이게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본 안보법제

일본 안보법제 추진 관련 규탄 기자회견(사진=유하라)

이 법안의 핵심은 ‘중요영향사태법’과 ‘무력공격·존립위기사태법’이다.

우선 ‘무력공격·존립위기사태법’은 일본과 밀접한 국가가 무력 공격을 받아 일본의 존립이 위험에 처했을 경우 총리 명령 하에 자위대를 출동시켜 대응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일본은 이를 외국의 ‘동의 없이’ 자체적으로 판단해서 행할 수 있다. 이를테면 다른 나라가 한반도에 무력공격을 했을 경우 일본 자위대가 한국 정부의 허락 없이 자위대를 마음대로 파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존립위기사태에 대한 판단을 일본이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존립위기사태가 아니라고 해도 일본이 원하면 언제든 자위대가 마음대로 한반도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한반도는 우리 정부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본의 결정에 의해 전쟁에 내몰릴 수 있는 것이다.

‘중요영향사태법’에는 제2조 4항을 통해 자위대 파견 시 외국의 동의 규정이 명시돼 있긴 하다. 하지만 이 또한 무의미하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미군이 갖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은 얼마든지 한국 정부의 동의 없이 미군의 요청만으로 한반도에 자위대를 파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일본은 동의 규정을 명시해 자위대의 군수지원이 마치 침략행위가 아닌 것처럼 분석하지만, 이런 외국의 동의 규정은 평화헌법 유린과 침략행위를 가리기 위한 속임수에 불과하다”고 질타했다.

일본은 이 법안에 북한은 한국의 동의 대상이 아니라고 명시하는데, 일본의 이 같은 주장은 ‘외국의 동의’를 명시한 것이 결코 한국 정부의 주권을 존중한 것이 아니라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를 불법으로, 평화파괴행위로 보는 국내외 시민의 반발을 희석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아울러 시민사회단체들은 이 법안이 지난 달 미-일이 합의한 ‘신 미일방위협력을 위한 지침’에 대한 국내법적 근거를 확보하기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4년 북한 핵위기 당시 미국이 대북 선제공격을 단념한 이유 중 하나가 당시 일본에 유사법제가 제정돼 있지 않아 일본으로부터 군수지원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되면 일본이 한반도 상황을 ‘존립위기사태’ 등으로 임의로 판단하고 미군에 군수지원을 할 수 있게 되고 미국은 당연히 대북선제공격 실행 가능성이 커질 수 있고, 중국 또한 군사적으로 견제할 수 있게 된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중국을 군사적으로 제압하고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절대패권을 다지려는 오바마 정권과 이에 편승해 주변 국가들을 누르고 과거 침략전행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아베의 합작품”이라고 규탄했다.

또 “일본 국회에 대해서 평화헌법을 무참히 유린하고 집단안보기구로서의 유엔의 권능을 무너뜨리고 미일안보조약에 조차 위배되는 안보법률안을 단호히 심판한다”며 “한반도 재침략을 합법화하는 안보법률 제정안을 폐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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