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천도 모르는 기독교
    [책소개] 『네가 정말 나를 사랑하느냐』(손석춘/ 시대의 창)
        2014년 12월 27일 04:0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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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인 듯 하나가 아닌 기독교

    2014년, 25년 만에 교종(교황)이 방한을 했고, 세월호 참사로 구원파가 사회적 이슈가 되었으며, 이와 관련해 여러 교회 목사의 설교가 도마에 오르고, 총리 후보자의 “하나님의 뜻”이란 발언이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얼마 전 애기봉의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두고 논란을 빚기까지 기독교는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기독교는 현재 세계에서 신도 수가 가장 많은 종교일 뿐 아니라, 서양 문명의 젖줄이며, 유럽 근대 문명의 뿌리이다.

    기독교의 뿌리를 시작으로 역사에서 예수와 기독교를 찾아가는 이 책은 어떤 종교를 가진 사람이건 쉽게 읽을 수 있는 인문학적인 기독교 입문서이다. 이 책은 신, 예수, 베드로와 바울, 기독교 박해, 십자군 전쟁, 교회 개혁, 성경 등 12개의 주제로 기독교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다룬다.

    또한 기독교, 그리스도교, 가톨릭, 개신교의 차이, 종교가 명분이었던 십자군 전쟁의 본질, 제국주의 침략의 앞잡이처럼 비쳤던 선교사의 역할 등 각 장에 있는 28개의 다양한 질문을 통해 좀 더 깊고 넓게 기독교를 이해하게 해준다. 때로는 잘 쓰인 역사책 같고, 때로는 정말 쉬운 종교학 입문서 같은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 학자인 저자의 통찰이 엮어낸 한 편의 간증이기도 하다.

    네가 정말 나를 사랑하느냐

    기독교에 대한 오해, 편견, 그리고 진실과 상식

    ‘종교는 운명’이라는 말처럼 종교, 그리고 기독교는 궁극적이고 거룩한 실재로서의 ‘신’을 찾는 데서 출발했다. 유대교는 ‘야훼Yahweh’를 믿고, 기독교는 ‘갓God’을 믿고, 이슬람교는 ‘알라Allah’를 믿는다.

    야훼, 갓, 알라, 하나님은 같은 말이고, 이 세 종교는 뿌리가 같다. 기독교는 다시 가톨릭, 정교회, 개신교로 나뉜다. 오늘날에는 교파가 더 많이 있지만, 이는 성경 해석과 예수와 기독교를 이해하는 깊이와 넓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믿는 기독교가 어떤 것인지 알아야 한다. 교회에 다니지 않더라도 기독교를 ‘개독교’로 이해하거나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부르대는 사람들의 종교로만 이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금발에 푸른 눈의 예수도 잘못된 이미지다.

    그래서 기억해야 할 것은, 저자가 말했듯이 예수 가르침의 고갱이는 사랑이고 자비라는 것이다. 예수는 전염병에 걸린 사람, 몸을 파는 여성처럼 천시당하고 경멸받은 사람은 물론, 세금을 거두어 가는 세리처럼 백성의 원성을 산 사람들의 손도 잡아주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과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라고 당부한 예수는 ‘신’으로 모셔지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렇다면 부활한 예수는 어디 있을까?

    부활한 예수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인문학적 여행

    성만찬의 유례, 침례의 기원, 하늘나라에 대한 정의, 590년 최초로 ‘교황’ 칭호를 쓰기 시작한 일 등 기독교의 의식적인 면뿐만 아니라, 영지주의, 마르키온주의 사벨리우스주의, 예수의 신성을 부인하는 아리우스파, 마리아의 신성을 부정하는 네리토리우스파를 거쳐 기독교 교리가 확립되기까지, 이 책은 한 권의 종교학 입문서를 읽는 듯하다.

    그뿐만 아니라 박해받던 기독교가 국교로 자리 잡고, 니케아 공의회를 거쳐 모두가 동의하는 기독교 교리를 확립한 다음 종교 전쟁을 거치고 교회 개혁을 통해 현재의 모습이 형성되기까지의 과정은 한 권의 잘 쓰인 역사책을 읽는 듯하다. 이 밖에도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온 동방박사는 조로아스터교 성직자라는 것, 구약과 신약을 함께 ‘성경’이라고 부른 것은 4세기 후반이라는 것, 교회 개혁가 루터를 비판했던 뮌처에 대한 이야기 등을 읽노라면 책 곳곳에서 빛나는 저자의 통찰력에 감탄할 것이다.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 회중교, 퀘이커교 등 크리스천도 정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교파, 방언에 대한 여러 학설, 한 뿌리에서 나온 유대교와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교를 비교한 설명은 어느 책보다도 쉽고 탁월하다.

    기독교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이 필요한 독자, 작은 떨림으로 믿음이 흔들리는 기독교인, 부활한 예수의 흔적을 찾고자 하는 크리스천, 2014년 현재 보잘것없고 어려움에 처해 고통받고 있는 우리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보내고 싶어 하는 사람, 이들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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