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듣기 싫어하는 것을 말하기"
    [책소개]『젊은 회의주의자에게 보내는 편지』(크리스토퍼 히친스/ 미래의 창)
        2012년 09월 15일 10:0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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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위기와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동시대인들, 특히 방황하는 청춘들이 자기 머리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비판적 사고를 돕는다. 릴케의 대표작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글의 형식을 따왔다.

    총 18통의 편지글로 이루어진 책에서 히친스는 젊은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마주칠 수 있는 여러 가지 논리사고적 고민들을 끄집어내고, 특히 조작된 여론에 휩쓸리기 쉬운 정치사회적 사안들에 대해 어떻게 자기만의 생각을 정립해 ‘소수 반대파’로서의 삶을 걸어갈 수 있을지 조언한다. 나아가 자신의 삶에 깊은 영향을 끼친 에밀 졸라, 조지 오웰, 로자 파크스 등 앞서간 반대파들의 삶을 젊은 세대에게 소개해주고 있다.

    서문에서 밝혔듯, 저자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들려주고픈 조언이 있는가? 젊은이들이 세상에 대한 환멸에 빠지지 않는 데 도움이 될 말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 책을 썼다. 책 제목에 넣은 ‘회의주의자(Contrarian)’란 단순히 현실을 부정하고 의심하는 사람이 아닌, 어떤 주장에도 반드시 반대 주장이 성립된다고 보는 사상적 태도를 지니고 소수 반대파의 자리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을 의미하는, 일종의 철학 용어다. 그리고 이런 삶의 태도에 관해 저자만큼이나 잘 조언해줄 사람은 없다.

    영미 주요 언론 선정 ‘100대 지식인’ 조사에서 1위 노엄 촘스키, 2위 움베르토 에코, 3위 리처드 도킨스, 4위 바츨라프 하벨에 이어 5위에 오른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그 자신이 진보적인 정치학자이자 행동하는 언론인, 탁월한 논쟁가로 평생을 살며 온갖 부조리와 비이성, 비정의에 반기를 든 인물이다. 그는 다수의견에 의해 사회 정의와 개인의 자유가 침해당하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았다.

    그런 히친스가 익명의 대학생 제자 X와 실제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완성한 이 책은 차세대 비판적 지식인, 성가시게 따지기 좋아하는 이들, 독불장군 또는 반항아라고 불리는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시대의 성난 청춘들에게 영감을 준다. 특히 조작된 여론과 전문가들의 의견에 휩쓸리기 쉬운 현대사회에서 자기 머리로 세상을 살아가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꼭 필요한 삶의 자세를 가르친다.

    조지 오웰은 사람들이 듣기 싫어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책임이라고 말했네. 카를 마르크스는 가장 좋아하는 격언이 뭐냐는 질문에 “모든 것을 의심해야 한다”라고 답했네. 그를 추종했던 이들이 그의 말을 따르지 않았다는 게 심히 유감스러울 뿐이야. (/ p.65)

    이를 설명하기 위해 히친스는 자신의 경험을 포함해 역사상 훌륭한 반대파들의 사례를 사려 깊게 뒤돌아보는데, 에밀 졸라, 조지 오웰 등 앞서간 반대파들은 물론이고 노엄 촘스키, 콘라드 죄르지 등 현존하는 세계의 지성, 그리고 톰 레러, 조 사코 등 위트 넘치는 대중예술인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인물과 사례가 등장한다.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영미 언론 선정 100대 지식인(그중 5위)에 오른 세계적인 정치학자 겸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레넌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글의 문학성까지 인정받고 있는 작가이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철학과 정치·경제를 전공. 대학 시절 트로츠키주의를 표방하는 국제사회주의자(IS) 그룹의 기관지「국제사회주의」통신원을 지내고, 졸업 후엔 런던의 좌파 주간지「뉴 스테이츠먼」에 들어가 신랄한 위트와 가차 없는 논리로 헨리 키신저, 베트남 전쟁, 가톨릭 교회 등을 비판하면서 이름이 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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