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당은 뭐해요?”
        2008년 09월 24일 11:1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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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당은 뭐해요?”

    요즈음 지역 당원들을 만날 때면 자주 접하게 되는 아주 곤혹스러운 질문이다. 한편으로는 오로지 경기도당의 역할에 대해 궁금함을 풀기 위한 질문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경기도당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없다는 질책의 질문으로도 느껴지기 때문이다.

    급히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가자는 다짐에도 불구하고 이제 경기도당은 당원들에게 드러나는 역할로 알려져야 할 존재가 되었다. 어찌보면 진보신당이 만들어진지 6개월만에 나타난 성과 아닌 성과다.

    현재 도당의 유일한 상근간부인 사무국장은 “나의 경기도당을 지켜줘”라는 절절한 구호를 경기도당 소식지를 통해 외쳤다. 이 호소는 단지 업무의 과중함 때문만은 아니리라. 오히려 함께 일을 만들어내는 협동의 모습이 목말랐기 때문일 것이다. 집단적 창의성을 발휘할 수 없다면 진보의 이름을 띤 또 하나의 기성 정당을 만든 것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경기도당을 지켜줘"

    그 출발에서 가장 지역적이어야 할 진보신당이 현상적으로는 가장 중앙중심적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역설이다. 수도권 정당, 촛불 정당이라는 평가는 생활 속 진보정치를 우선적 목적으로 하고 있는 진보신당으로서는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은 수사다. 너도나도 지역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지역에서는 바깥을 맴돈다. 그러나 당원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한 거울 속 정치로는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경기도당이 드디어 수원시대를 연다. 그간 여의도 중앙당사에 책상 두 개를 빌려 업무를 보았지만, 이제 수원에 도당사무실을 얻어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간다. 독립 사무실 얻는 것에 지나친 호들갑을 떨 이유는 없으나, 그럼에도 독자적인 도당 사무실이 있다는 것은 사업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본다.

    그간 도당은 정작 경기도를 말하지 못했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개발지상주의가 경기도의 미래를 삽질 아래 밀어 넣어도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 각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안에 대해 도당은 엉거주춤한 자세로 사태를 지켜보아야 했다.

    앞으로 경기도당은 수원시대를 열면서 그간 주로 주요 현안에 연대 단체의 하나로 이름 올리는 정도의 역할에서 벗어나려 한다. 마을만들기는 처음에 마을을 공부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마찬가지로 도당은 경기도를 아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진보의 추상 원리는 지역의 구체 현실과 접목되어야 한다. 이 속에서 진보신당의 정치가 열릴 것이다.

    가용할 수 있는 재정은 빠듯하지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사무실을 구하려 애썼다. 또한 안정적 운영보다는 진취적 사업이 가능한 공간을 찾으려 하였다. 그래서 구한 사무실이다.

    수원역에서 멀지 않고, 엘리베이터가 있고, 그리고 민주노총 경기본부가 입주해 있는 건물이다. 당원 전체가 함께 기뻐했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앞으로 도당은 뭐해요라는 질문에 “사무실 한번 들르세요”라고 답할 수 있어 기쁘다. 당연히 그 답은 우리 함께 만들어 가요라는 뜻이다.

    * 이 글은 진보신당 경기도당 소식지 준비2호에 실린 것으로, 지역 활동의 어려운 현실의 일단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돼, 필자의 동의를 얻어 <레디앙>에 게재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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