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노당과 함께?" 참여당도 논쟁 중
        2011년 09월 19일 05:1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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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참여당 문제가 진보통합 논란 과정에서 주요 이슈가 되면서 논쟁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논쟁은 국민참여당도 피해가지 않았다. 다음 달 1일 임시 전국당원대회를 열고 민주노동당과의 통합 문제를 결정할 국민참여당 내부에서도 현재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유시민 대표 등 당 지도부 대부분이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반면, 일부 당원들은 이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19일 국민참여당 홈페이지에 공식 찬반토론문이 올라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찬성 측은 민주노동당의 강령 개정 등 변화를 주목하며, 양당제-지역 갈등을 넘어설 대중적 진보정당을 만들자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반대 측은 민주노동당 등 진보진영의 한계를 지적하며 참여당 독자노선, 혹은 민주당과의 통합론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참여당 창당대회 모습. 

    공식 찬반토론 진행 중

    찬성론자인 천호선 새진추 당헌분과위원장은 찬성토론을 통해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정당은 대중적-현대적 진보정당”이라며 “진보 성향의 국민은 물론 중도 성향의 국민들의 지지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참여당과 민노당이 주축이 되어 합리적이고 과거의 경직성과 편협성도 털어가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우리와 함께 하려는 진보정치세력들이 자유, 평등, 정의, 평화, 생태의 가치를 기본으로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해서는 안된다”며 “그리고 진보의 가치를 가장 낮은 곳에서 실현해온 만큼 우리는 이를 존중하고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 위원장은 “민주노동당이 참여정부에 비판적이었고 이념적 경직성과 계급적 편향성이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나 10년만에 스스로 강령을 바꾸고 참여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강력한 혁신의 의지”라며 “게다가 지금 시기를 놓치면 통합은 2012년 이후에나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그때 민주노동당은 과거로 회귀하고 민주당 독주는 심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찬성도 하고 반대도 할 수 있으나 우리 모두 빠짐없이 참여해야 한다”며 “당원 다수의 뜻에 지도부는 따를 것이지만 과정상의 아쉬움 때문에 판단이 흐트러져서는 안되고, 낯선 환경에 대한 불편함과 막연한 불안함 때문에 시대의 소명을 외면해서도 안된다”며 진보대통합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한 “한국정치의 혁신과 2012년 승리를 위해서는 우리 당에도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며 “노무현의 깃발을 붙잡고 지키는 것이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게 아니라 깃발을 반쯤 내리더라도 그 뜻을 현실로 만드는 도전이라면 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시대 소명 외면 안돼" vs "어떻게 만든 당인데"

    합당 반대파인 전영환 당원은 “옆집과 벽을 트기보다는 자주 왕래하며 친해지는 것이 낫다”며 “당의 진로에 대한 토론이 ‘민주노동당과의 합당에 대한 찬반’으로 된 것은 잘못된 의제 설정이고, 합당 노선도 지도부의 일방적 판단으로 아래로 훈시되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지율 3%에서 엎치락 뒤치락하는 두 당이 합해진다고 민주당과의 힘의 균형을 이루고 원내 20석이 가능하겠나”라며 “‘국민의 요구’라는 말도 범주 착오로 고작 10% 정도밖에 안되는 진보 성향 지지자들을 지칭하는 모양인데 내향적 성찰 없이 집단도착에 빠져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민주노동당은 태생적으로 성장정책을 내놓을 수 없고, 그들이 투쟁을 통해 얻는 것은 ‘할 만큼 했다’는 것을 동지들에게 보여주는 ‘자기 위안’”이라며 “게다가 새로운 진보정당도 민주노총의 계급적, 이념적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이 상태로 합당해봐야 참여당은 민노당의 정파 하나 밖에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누가 봐도 박정희의 혈연적 후계자와 노무현의 정치적 계승자가 맞붙는 구도”라며 “이 구도에서 진보와 보수는 나중인데 민주노동당은 아예 (프레임에)끼지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민주노동당이 유시민 대표를 세우는 것도 힘의 우위, 이념적 대치 상황에서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창당한 정당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지게 할 수 없다”며 "참여당을 지켜내자"고 호소했다. 그는 또 “찬성론자들은 합당이 되면 신천지가 열릴 것처럼 말하지만 한 송이 꽃으로 여름이 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반 투표, 2/3 찬성 쉽지 않지만 가능해"

    국민참여당 내에서도 이 같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25일부터 시작될 당원 총투표 결과에 대해 당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참여당 주변의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2/3 득표 통과보다 과반수 투표율 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유시민 대표를 선출하는 당원 총투표의 투표율이 30%대를 기록한 바 있다. 

    국민참여당은 지난 17일 중앙당사에서 상임 중앙위를 열어, 10월 1일 임시 전국당원대회에서 민주노동당과의 신설합당에 대한 안건이 가결돼 수임위가 구성될 경우, 11월 중으로 인터넷 당원 투표를 거쳐, 새로운 진보정당의 당명·당헌·강령정책 등에 대한 양당 간의 최종합의안에 대한 통과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중앙위의 이 같은 결정은 지도부가 구체적인 내용 없이 ‘묻지마 통합’을 강요하고 있다는 당 내 일부 당원들의 불만을 잠재우면서 투표 참여를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국민참여당의 핵심 당직자는 "과반 투표와 2/3 찬성이 모두 쉬운 목표는 아니지만, 당 조직을 총가동해 당원들에게 내용을 알리면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당 내에서 민주노동당과 통합을 반대하는 표를 조직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원들 수준에서 민주당을 선택하는 것에 대한 반대 기류가 매우 강하다."고 전했다.

    진보신당의 9.4 임시 당 대회에서 통합안이 부결되고, 이제 9.25 민주노동당 당 대회와 국민참여당의 당원 총투표 등을 남겨 놓고 있어 진보대통합의 과정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으나, 누구도 앞날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실감나게 다가오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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