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신당 어디로, 김은주 체제 갈등 조짐
        2011년 09월 05일 10:4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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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진보신당 임시당대회는 45% 수준의 지지를 받은 독자파의 ‘환호성 없는 승리’로 끝났다. 통합파가 추진했던 진보대통합은 2/3에 훨씬 못 미치는 54.1%의 찬성률을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 6월 임시당대회에서 통과된 중재안이 얻었던 57.8%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진보신당은 지도부 전면 교체 등 당 대회 후폭풍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며, 민주노동당도 향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중이다. 

    김은주 "9월 말까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진보신당의 경우 조승수 대표와 윤난실 부대표 김형탁 총장 사퇴 이후 김은주 부대표가 대표 직무대행을 맡아서 당을 꾸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 부대표는 조 대표의 사표 처리 절차가 끝나는 대로 대표직을 수행하게 된다. 이 경우 당의 주요 지도집행부는 녹색좌파 등 이른바 독자파 세력들을 중심으로 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주 진보신당 부대표. 

    김 부대표는 향후 진보신당 지도 체제와 관련 "주변 동지들과 상의해서 결정할 예정"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보다는)직무대행 체제로 가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당 대회 결정이 지난 3.27 당 대회 결정을 집행하라는 의미로 이해한다."며 "9월말 경까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대표는 이를 위해 사회당과 새로운 노동자정당 추진위원회 그리고 녹색 운동 진영과 노동조합 주요 그룹과 활동가들은 두루 만나 통합 관련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독자파 내부에서는 직무대행 체제는 최대한 빨리 정리되고 비상대책위 체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도 적지 않다. 김종철 진보신당 동작구 당협 위원장은 "전국위원회 등을 소집해서 이른 시일 내에 새 지도부를 구성해서 당을 추스리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내 진보대통합파의 경우 자신들의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치는 투표 결과로 낙심하고 향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조승수 대표를 비롯, 노회찬-심상정 상임고문 등 당 내 지도부가 총력을 기울였지만 대의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특히 조승수 대표는 통합이 불발될 경우 2012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배수진까지 쳤으나 대의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은 진보신당 내 지도력의 한계를 보여준 결과다.

    탈당 여부 놓고 내부 이견

    진보신당 안팎의 관심사는 통합파 쪽 인사들이 과연 당을 떠날 것인가 여부다. 특히 통합을 강력하게 주장했던 노회찬, 심상정 상임고문과 조승수 대표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 동안 통합파 쪽 관계자들은 당 대회 부결 이후 행보를 묻는 질문에 말을 아껴왔다. 이는 부결될 경우 다른 선택도 가능하다는 ‘출구 전략’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통합파 내부에서도 당을 떠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통합을 강하게 주장했던 쪽에서는 진보신당 내에서는 부결됐지만, 진보대통합은 전략적 선택의 문제인만큼 계속 그 길로 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 반면, 일각에서는 당 대회 결정에 따라야 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일정 기간 당원들의 이탈 사태도 예상은 되지만, 규모와 속도는 예측할 수 없다며,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 등 주요 인사들의 선택이 이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승수 대표의 5일 기자회견 이후, 노회찬과 심상정 두 상임고문이 어떤 형태로든 자신들의 견해를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는 있지만, 언제 어떤 내용의 발언이 나올지는 현재로서는 알려진 게 없다. 하지만 탈당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독자파 측 한 관계자는 “통합파 탈당이 지엽적으로는 있겠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진보신당을 나가 민주노동당과 통합을 하게 된다면 사실상 민주노동당 안으로 흡수되는 것인데 이것은 쉽지 않고, 제3지대 정당을 만들어 민주노동당과 당대 당 협상을 한다고 해도 진보신당이 존재하는 상황에선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탈당 지엽적, 큰 영향 못 미칠 것"

    진보신당의 9.4 당 대회는 민주노동당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을 보인다. 5일 최고위원회의와 수임기관 운영위원회가 예정된 민주노동당은 이날 향후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민주노동당은 진보신당과 통합 무산 이후 참여당과의 통합에 속도를 붙이는 방향과 민주노동당의 ‘재창당’으로 가는 방향을 놓고 고민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참여당과 통합 방침을 정했을 경우 당내 반발과 새통추 내부의 반발을 감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민주노동당의 비당권파는 참여당에 대해 전면 반대하는 진영과 단계적 반대 진영의 연합으로 이어져왔다”며 “당 내에서 어떻게든 진보신당과 해보려 했는데 진보신당이 이를 거부한 상황에서 비당권파 사이에 (참여당 문제를 놓고)분열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진보의 대통합이 강조되는 시기에 나온 진보신당 당 대회의 결정은 향후 상당 기간 진보정당 간 분리 정립을 위한 다양한 견해들이 충돌하고, 다른 형태로의 통합을 위한 여러 가지 모색들이 교차하는 정국을 만들어 놓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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