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표율 25.7%, 나쁜 투표, 좋은 결과
        2011년 08월 24일 08: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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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상급식 정책 선거의 정치화, 서울지역 주민투표의 전국화 현상을 가져오면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투표율 25.7%를 기록하면서 투표함 뚜껑도 열지 못한 채 끝났다. 182억 원의 서울시 예산과 정치인 오세훈의 서울시장직도 함께 사라졌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현재 2206개 투표소에서 전체 유권자 838만7281명 가운데 25.7%인 215만7744명이 투표를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 지방선거의 서울지역 투표율 53.9%, 4.27 중구청장 재보선 31.4%에 모두 못 미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무상급식은 기존 방식대로 진행되며, 시교육청과 시의회는 내년 초등학교 전 학년과 중학교 1학년, 2013년 중학교 2학년, 2014년 중학교 3학년까지 무상급식 대상폭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시장은 투표 종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참으로 안타깝다. 우리나라의 미래 바람직한 복지정책 방향 확인할 수 있는 단 한번 유일한 기회였다. 소중한 기회를 놓치게 돼서 참으로 안타깝다. 시민들의 소중한 뜻이 오롯이 담겨있는 투표함을 개봉조차 못해 참으로 안타깝다. 투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당당하게 참여해주신 서울시민 유권자 여러분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는 짧막한 인사말만 하고 자리를 떴다. 자신의 사퇴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그래도 선전한 것”이라며 자위하고 "사실상 승리이기 때문에 사퇴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번 투표 결과가 오세훈 시장과 한나라당의 패배라는 ‘사실’ 자체를 뒤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일제히 이번 주민투표에 대해 오 시장과 한나라당의 ‘나쁜 투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진보신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나쁜 투표를 거부한 서울시민들의 선택은 지극히 옳았다."며 "오세훈 시장이 시장직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이 미달한 것은 서울시민이 오 시장을 심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며, 이를 적극 지원한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보신당은 "정부여당은 아울러 보편복지를 향한 국민들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국정기조를 전면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국민들의 심판은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사필귀정’이라며 “오세훈 시장은 응분의 책임을 확실하게 져야 할 것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에도 대오각성”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또 “오 시장이 정작 눈물을 흘려야 할 때는 ‘지금’”이라며 “오늘의 사태를 가져온 장본인으로서 석고대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무엇보다 이번 주민투표는 ‘대한민국이 복지 선진국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국민들의 뜻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며 “오늘 무상급식 투표에서 보여준 서울시민들의 뜻을 받들어 ‘재정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보편적 복지를 적극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대변인은 "민주당의 반민주적 작태로 투표함을 열지도 못했다."며 "사실상 오세훈 시장의 승리"라고 발표했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서을시장 사퇴시기와 관련 오세훈 시장의 측근은 "하루 이틀 후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한나라당은 홍준표 대표가 말한 것처럼 9월 이후에 사퇴해야 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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