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곳곳이 용산이다"
    By mywank
        2011년 01월 20일 10: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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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의 강제진압으로 고 이상림·양회성·한대성·이성수·윤용헌 씨 등 5명의 철거민이 숨진 용산참사가 2주기를 맞았다. 1년 가까운 투쟁 끝에 유가족들은 희생자들의 장례를 치르고 다시 삶의 현장으로 돌아갔지만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구속자 석방을 요구하는 손피켓은 여전히 내려놓지 못했다.

    용산 기억하고, 새로운 투쟁 다짐

    20일 저녁 7시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용산참사 2주기 범국민추모제’는 아직 끝나지 않은 ‘용산’을 기억하고, 새로운 투쟁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고 이성수 씨의 부인 권명숙 씨는 “잘못된 정권을 끝장내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지금처럼 함께해 달라. 용기를 잃지 않고 열심히 살겠다”고 호소했다.

       
      ▲20일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용산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에 참석한 유가족들이 진상 규명과 구속자 석방 등을 요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현재 남일당 망루농성을 벌인 철거민들은 징역 4~5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반면, 용산참사의 ’책임자’인 김석기 전 경찰정장은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내정됐다. 또 속전속결로 용산참사 수사가 종결된 뒤 진상 규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곳곳에서 재개발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서울역광장에는 희생자들을 기리고 용산참사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1천여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또 130개 단체가 ‘용산참사 2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를 구성하고, 2,000여명이 추모위원으로 나서는 등 또 용산참사 2주기에 많은 이들의 동참이 이뤄졌다.

    남일당 신부 "살인자들 발 못 붙일 것"

    ‘남일당성당 보좌신부’로 있으며 용산참사 투쟁을 함께했던 문정현 신부는 “남일당에서 사는 동안 공권력의 이루 말할 수 없는 탄압이 있었다.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가족들을 위로해도 모자랄 판에…. 당시의 상황을 절대 잊을 수 없다”며 “이미 용산참사와 관련해, 민중들의 ‘재판’은 끝났다. ‘살인자’들이 이 땅에 발을 붙일 수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정현 신부가 유가족들과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사진=손기영 기자 

    전국철거민연합의 장영희 사무처장은 “용산참사가 발생된 당일, 경찰은 철거민들이 있던 망루에 물대포를 쏘고 불을 지르면서 국민들과 ‘전쟁’을 선포했다”며 “이후 1년 가까운 용산참사 투쟁이 있었지만, 여전히 여러 곳에서 재개발 진행되고 있고 철거민들은 길바닥에서 천막을 치고 용역업체 직원·자본·경찰들과 맞서며 하루하루를 전쟁처럼 살고 있다. ‘용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정치는 춥고 출출한 사람을 보면 옷을 훌렁 벗고 소주 한잔을 대접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은 춥고 출출한 사람들에게 소주 한잔을 대접하기는커녕 ‘폭도’로 몰아 죽여 버렸다”며 “자신의 살점을 떼어주는 걸 베푼다고 하는데, 이명박 정권은 자신의 살점을 떼어주기는커녕, 춥고 출출한 사람들의 살점을 잘근잘근 씹었다”며 현 정부를 맹비난했다.

    "철거민들 여전히 전쟁처럼 살아" 

    ‘용산참사 2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는 20일 발표한 ‘용산은 결코 끝나지 않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결의문을 통해 “여러분 다시 한 번 힘을 모읍시다. 민중의 힘으로 용산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단죄합시다. 이명박 정권을 역사의 심판대에 세웁시다”라고 호소했다.

    이날 추모문화제에서는 민중가수 박준, 연영석 씨의 노래 공연, 심보선 씨의 추모시 낭송, 장호경 감독의 추모영상 상영 등 용산참사 2주기를 기리는 다채로운 추모행사가 열렸으며, 정동영·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 등 각계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참가자들의 헌화순서를 끝으로 추모제는 오후 9시경 마무리됐다.

       
      ▲참가자들이 용산참사 희생자 영정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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