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집회, 13만명 운집
        2009년 11월 07일 05: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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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3년 만에 거리로 나오면서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진중인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에 강력한 경고음을 냈다.

    한국노총은 7일 오후 1시 30분부터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 13만(주최측 추산-경찰추산 6만) 조합원을 결집시킨 가운데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이날의 대규모 집회는 노동법 개정을 둘러싸고 노사정 6자 대표자회의 등 대화와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여당의 양보를 이끌어 내기 위한 세 과시와 내부 단결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이날 한국노총은 2006년 ‘평화집회선언’이후 3년 만에 가두행진을 벌이긴 했으나, 여의도공원에서 국회의사당 앞 국민은행 까지 약 300여미터 행진에 그쳤고 경찰과 물리적인 충돌도 벌이지 않았다. 투쟁결의문에서 ‘정책연대 파기’와 ‘정권심판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지만 ‘마지막 경고’ 수준으로 집회를 마무리 한 것이다. 이들은 오후 4시 경 자진해산했다.

    한국노총은 오는 16일부터 총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해 오는 12월 중순, 민주노총과 함께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며 장석춘 위원장 등 지도부는 9일 부터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하는 한편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투쟁계획을 밝히는 등 대정부 압박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강충호 한국노총 대변인은 “현재 노사정 6자 대표자회의가 열리고 있기 때문에 막판 합의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또 한국노총은 노사정 합의를 위해 마지막까지 교섭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며 “그러나 정부가 (전임자 임금 지급 불법화 등을)강행할 경우 12월 총파업에 돌입하기 위해 16일부터 찬반투표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사진=정상근 기자)

    한국노총은 이날 노동자대회 투쟁결의문에서 “노동조합의 팔다리를 자르고 숨통을 조여오는 정부의 도발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투쟁에 결사항전의 태세로 임할 것이며 법 시행을 강행한다면 노동을 천대하는 정권의 비참한 말로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임자임금‧복수노조 문제가 노동자 생존권이 걸린 문제임을 인식하고 전조직적 힘을 모아 총력투쟁에 나설 것 △조합원 총투표와 강력한 파괴력의 총파업 조직에 총력을 다할 것 △민주노총과 연대투쟁을 전개하며 양대노총 단결의 거대한 투쟁을 선봉에서 끌고 나갈 것 등을 함께 다짐했다.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전임자 임금을 법으로 금지하는 것은 ILO 국제기준을 무시한 반노동악법인데도 현 정권은 이를 앞세워 노동조합을 무장 해제시키려하고, 청와대 경제팀과 기획재정부는 노조운동을 깨기 위한 비밀TF까지 운영하면서 노사관계에 대한 불법개입을 통해 노조를 장악하기 위한 정치공세를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배권력이 노사관계를 부정하고 노동자 기본권리를 부정한 채 노조 말살음모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전면적인 정권심판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노총이 추구해온 참여와 합리적 노동조합운동마저 부정하고 갈등과 반목의 노사관계를 진정 원하는 것이라면 한국노총은 주저하지 않고 투쟁의 깃발을 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또 “한국노총 위원장으로서 피하거나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절체절명의 투쟁’을 결의하고 한국노총 조합원의 결연한 의지와 현 정부에 대한 분노의 함성을 제대로 보이기 위해 전국적 총파업 투표가 성사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천에 임해달라”고 말했다.

    금속노련 변재환 위원장도 투쟁사를 통해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가 ILO 기준이라는 거짓말과 불도저식의 일방적인 정책추진은 세계 11위 경제대국에 걸맞지 않는 후진적이고 모리배 같은 작태”라며 “더욱이 우리에게 약속했던 정책연대마저 헌신짝 취급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쌍용자동차 노조원들이 투쟁가를 함께 부르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또한 이날 대회에는 강성천 의원 등 한국노총 출신 한나라당 국회의원 4인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강 의원은 연대사에서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복수노조 창구교섭단일화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노동조합이 바람 앞에 등불 같이 위태로운 현실에 처해 있다”며 “노동운동 사수 투쟁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노총의 노동자대회 장소에는 쌍용자동차 노조와 재능교육 노조 등 투쟁 중인 민주노총 산하 단위조합 조합원들이 선전전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구속노동자 석방과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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