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신당, 제대로 좀 해주이소"
        2009년 09월 19일 07: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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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구포시장에서 민생 대장정 중인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와 상인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진보신당 부산시당) 

    “요즘 살기 힘드시죠?” “고마, 그냥 삽니다”

    “재래시장이 잘 돼야 서민이 먹고 삽니다. 기업형 슈퍼마켓이 속속 인가를 받아 골목 구석구석에 들어서게 되면 그 반경 500m 안의 자영업자들은 절단납니다. 우리 나라 노인 자살률이 세계 1위입니다. 노인 복지가 어디에 있습니까? 4대강 사업에 쏟아 부을 예산 중 1조만으로도 노인 틀니 무상 지원이 가능합니다."

    "진보신당을 아십니까?"

    지난 18일, 부산 지역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 중 하나인 구포시장에서 민생 대장정 중인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의 시국연설회가 한창이다. 연설이 이어지는 사이, “진보신당이라는 정당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노 대표의 연설을 유심히 듣고 서있던 어느 스님께 조심스레 말을 걸어보았다.

    작은 암자에 계신다는 나이 지긋한 이 스님, 민주노동당의 분당에서부터 최근 정부인사 후보자 청문회 등 사회정치적 현안에 대해 서슴없이 쓴 소리가 날아온다.

    "부산 같은 한나라당 텃밭에서 진보가 살아남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나. 진보신당, 제대로 해, 제대로. 한나라당? 말을 안 해야 돼. 서민이 법을 어기면 벌금을 때리듯, 즈덜이 위장전입하고 위법행위를 저질렀으면 응당 그 값을 치러야지.”

       
      ▲노 대표와 악수를 나누는 부산시민. 웃는 얼굴이 인상적이다.(사진=진보신당 부산시당) 

    시국연설에 이어, 노 대표와 진보신당 당원들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시장 골목을 돌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무심히 지나치던 행인들이 발길을 되돌려 노회찬 대표에게 악수를 청하는가 하면, “쫌 잘해 주이소!” “진보신당 파이팅!” 먼발치에서 격려의 목소리로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요즘 살기 힘드시죠?” 웃는 얼굴로 한 마디 건네자, 검게 그을린 얼굴의 채소가게 주인에게서 “고마, 그냥 삽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우리, 진보신당 좋아한다 아이가!” 닭집 주인 아저씨의 호탕한 웃음소리에 한껏 고무되기도 했다. “화면으로 볼 때보다 실물이 훨 좋으시네.” 노 대표 입이 귀에 걸렸다.

    "진보신당 좋아한다 아이가!"

    4대강 정비가 완공되면 둔치 6,000만평(농민 추산 1억만평)이 싸그리 사라진다는 하구 지역이어서일까, 북구 구포시장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어물전의 아주머니가 퉁명스레 묻는다.

    “4대강 사업 시작하기 전에 진즉에 손을 썼어야지. 지금 와서 하믄 우짜노. 우리 아즈씨가 서울이며 양산시 의회며 뛰어다니며 난리를 쳤다 아이가. 우리도 피해지역인데, 옆집은 보상이 벌써 나왔답디다.”

    낙동강 하구에 해당하는 부산 북구의 구포, 화명, 대저 등의 둔치에서 농민들은 갖가지 계절 작물들을 재배한다. 지난 9월 꾸려진 ‘4대강 국민검증단’의 일원이었던 화덕헌 진보신당 당원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농산물 시장에 일대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 경고한다.

    국내 방울토마토 공급량의 70%를 재배하는 금강 유역에서는 4대강 정비 이후 방울토마토 산지가 모조리 사라진다. “그런데, 아직 4대강 사업 예산이 국회에서 통과되지도 않았을 텐데, 웬 보상? 무슨 돈으로?”

       
      ▲부산 서면에서 통신요금 인하와 무선인터넷 무료화를 촉구하는 서명에는 시민들이 많이 참여했다.(사진=진보신당 부산시당) 
       
      ▲거리 연설 중인 노회찬 대표.(사진=진보신당 부산시당)

    “시민의 힘으로, 소비자의 힘으로 핸드폰 요금을 낮춥시다!”

    ‘진보신당 부산 민생대장정’의 다음 정거장은 서면 쥬디스태화 앞. 핸드폰 요금 인하와 무선인터넷 무료화를 요구하는 서명-홍보활동이 펼쳐졌다.

       
      ▲부산시 의회 기자회견 모습. 이성화 사무총장, 노 대표, 김석준 부산시당 위원장(왼쪽부터) 

    “10초 단위로 매겨지는 전화요금, 1초만 사용하고도 10초의 통화요금이 부과됩니다. 여기에서 통신회사가 얻는 이익만도 9천억이 넘습니다.

    게다가 한국과 평균 통화량이 비슷한 15개 나라 중 분당 음성통화 요금이 가장 높습니다. 미국과는 무려 3배의 차이가 납니다.”

    당장 살갗으로 와 닿는 이야기라서일까. 홍보 문구를 유심히 읽고 당원들에게 이것저것 묻기도 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더군다나 터무니없는 데이터 통신료 때문에 요금 고지서를 보고 경악해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터, 통신사들의 압박으로 무료 인터넷 핸드폰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한국 상황에 대해 시민들의 공감이 컸다.

       
      ▲부산시당 당원 모임. 왼쪽이 이창우 부산시당 부위원장. 

    ‘국제전화는 001’이라는 로고가 박힌 사원 조끼를 입은 어느 중년 남성, “통신사들을 모다 한 개로 싹 합쳐뿌려야 된다, 비싸도 너무 비싸!” 원성을 높이며 지나가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진보신당이 뭔지도 모르는 시민이 태반이다. 진보신당이 어떤 민생정책을 갖고 있는지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다.

    그래도 노회찬이어서일까?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장바구니를 든 채 연설에 귀를 기울이고 박수도 쳐준다. 민생 현장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 귀 기울여 듣고, 소통하는 민생대장정을 부산시민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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