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19~20일 대규모 상경 투쟁
    By 나난
        2009년 06월 17일 03: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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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금속노조(위원장 정갑득)가 경제위기를 빌미로 정리해고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과 관련 “이대로 가다가는 노동자 서민의 삶이 더욱 비참해질 것”이라며 오는 19~20일 양일간 서울도심 대규모 투쟁을 선포했다. 이번 투쟁이 민주노총이 예고한 7월 총파업 및 총력투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쌍용자동차를 비롯해 동서공업, 위니아만도, 진방스틸, 포레시아, 파카한일유압 등 금속노조 사업장 중 80%가 구조조정으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이에 금속노조는 17일 오전 영등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국적으로 정리해고와 희망퇴직이 소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오는 19~20일 1박2일 금속노조 15만 전 조합원 상경 대규모 투쟁”을 선언했다.

    금속노조는 지난 2월 ‘제조업 중소기업 기반강화, 기업 잉여금의 사회 환원, 투기자본 규제, 일자리 나누기, 고용안정특별법 제정’ 등 경제위기 극복 방안을 정부에 제출하며 노정교섭을 수 차례 촉구했지만 정부는 현재까지 이렇다 할 태도를 취하지 않고 있다.

    "민생 민주회복을 마지막으로 촉구하는 경고성 투쟁"

       
      ▲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

    여기에 최근 ‘고용안정, 기업잉여금 사회 환원, 제조업 국내기반 강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등을 요구하며 11차례에 걸쳐 사용자대표와 중앙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측 역시 실질적인 안조차 제출하지 않고 있다.

    또 20여 일이 넘게 옥쇄파업을 전개 중인 쌍용차는 노동, 정당, 시민사회의 관심과 연대에도 불구하고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정부 여당은 6월 임시국회에서 비정규직법 등 노동 관련 법안을 처리할 뜻을 재차 강조하고 있어 금속노조로서는 투쟁 동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금속노조는 “19~20일 서울도심 상경투쟁은 쌍용차의 올바른 정상화를 촉구하고, 민생 민주회복을 마지막으로 촉구하는 경고성 투쟁이 될 것”이라며 “이번에도 우리의 요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금속노조는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이명박 정권 퇴진운동’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쌍용차를 포함한 정리해고 철회 △고용안정특별법 제정 △재벌이익잉여금 환수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등 국민생존을 위한 요구와 비정규직법, 최저임금법, 미디어법을 비롯한 MB악법 저지, 국정기조 전환 등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요구 등을 시민 선전전을 통해 알려나갈 방침이다.

    하지만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은 “파업은 자본과 정부를 압박하는 강력한 투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전전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서울 시민을 상대로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히며 총파업 가능성에서 한 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금속노조의 태도에는 최근 발생한 현대차지부 윤해모 집행부의 총사퇴가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지부는 금속노조 전체 조합원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로, 핵심 투쟁사업장이다.

       
      ▲ (자료=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쌍용차지부)

    현대차 지부 문제로 어려움

    여기에 현대차지부는 지난 5일 쟁의조정신청에도 불참했으며, 오는 서울 상경 투쟁에도 참석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금속노조의 파업 동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정 위원장은 “새 지도부 선출까지 최소 1~2달이 걸릴 것”이라며 “현대차지부의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금속노조의 총력투쟁으로의 결집보다는 현대차지부 내홍 수습이 먼저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쌍용차지부는 18일 사측과 ‘조건 없는 대화’를 준비하고 있지만, 지난 16일 사측이 정리해고 비대상자들을 동원해 출근투쟁을 전개한 상황에서 실질적인 교섭안이 나올 가능성은 전무한 상황이다. 정갑득 위원장 역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금속노조는 지난 12일 열린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조합원의 90%에 해당하는 4만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율 80%로 파업을 결의해둔 상황이다. 금속노조는 “이번 주 기아차와 GM대우차가 쟁의조정절차에 들어가 사실상 7월 초부터는 더 큰 파업대오를 형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대차지부의 파업 불참이 공식화되고, 다른 사업장의 투쟁 동력 상실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속노조가 19~20일로 계획한 상경 투쟁의 동력을 7월까지 끌고 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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