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시, 마지막까지 네오콘 입장 대변
        2009년 01월 13일 12: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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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시 미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가진 고별인터뷰에서까지 한미FTA, 북핵문제 등에 대해 언급하며 한반도에 대한 ‘지나친’ 애정을 과시했다.

       
     

    퇴임을 불과 일주일여 밖에 남기지 않은 부시의 이같은 발언은 공화당의 매파 중에서도 강성으로 분류되는 딕 체니 부통령과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지난 주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에 대한 우려 발언에 이은 것으로 8년간 공화당의 대북정책의 연속성을 오바마 행정부에 부담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임기 8년 동안 전 세계 경제위기를 불러온 미국 경제정책 실패와 더불어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북한, 이란 등에 대해 ‘악의 축’으로 규정하며 철저한 경제봉쇄정책으로 일관해온 부시 행정부가 자신의 정책실패에 대한 ‘면피용’ 발언이라는 해석과 함께 차기 오바마 정권과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반대하는 네오콘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임기 8년 경제도 실패, 북한 정책도 실패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오는 20일 퇴임을 앞둔 부시는 12일(현지시간) 백악관 고별인터뷰에서 “미 의회가 한국 등 몇몇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승인하지 않은 점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며 한국을 비롯 콜롬비아, 파나마 등과의 FTA법안이 미의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에 대해 크게 아쉬워했다.

    더불어 부시는 “만약 미국이 보호주의 국가로 바뀐다면 이는 큰 실수(a huge mistake)가 될 것"이라며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감을 거듭 강조했다.

    또 부시는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핵프로그램 개발 가능성과 함께 여전히 북한과 이란은 미국에 위험하다고 말했다.

    부시는 “북한은 아직도 우리에게 골칫거리”라며 “내가 걱정하는 것 중 하나는 북한이 고농축우라늄 핵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북핵 6자회담에서 강력한 검증체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부시는 “북한이 미국과 관계개선을 원한다면 북한 당국은 강력한 검증조치를 허용키로 한 합의사항을 존중해 북한이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오콘 대변 "북, 고농축우라늄 핵프로그램 개발 가능성"

    부시 행정부는 지난 2002년 구체적 근거도 없이 북한이 은밀하게 고농축우라늄을 개발하고 있으며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며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가 2006년엔 북한이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을 갖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입장을 바꾸었다.

    그러다 부시는 집권 6년 동안 대북정책에 대한 아무런 성과가 없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지난해 6월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겠다며 ‘평화모드’로 돌아서며 이어 10월엔 실행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손호철 서강대 정외과 교수는 “이라크 정책에 대해선 워낙 잘못했다는 판단이 이미 내려진 상황인데 대북정책에 대해선 임기말에 경제문제 등 여러 일들이 터져나오면서 명확한 평가, 입장을 밝힐 기회가 없었다”며 “향후 오바마 행정부와 정책적 단절성이 눈에 보이는 상황에서 ‘대북정책에 있어 실패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공화당 내 강성론자들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손 교수는 “한미FAT에 대해서도 본인 스스로는 성과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업적을 강조하기 위해 한미FTA에 대해 언급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차기 오바마 정권과 정책단절 우려 해석

    구갑우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소장은 “한미FTA에 대한 언급은, 오바마 경제공약을 보면 차기 행정부에서 재협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 것 같다”며 “부시행정부에서 한미FTA는 나름대로 성과라고 평가하는 부분인데 재협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경제정책 실패 책임의 장본인으로서 면피성 발언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또 구 소장은 북한에 대한 발언에 대해선 “임기말에 일정한 정책변화가 있었는데 ‘고농축우라늄 핵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는 발언은 매우 위험한 것으로 차기정부와 정책단절을 우려하는 네오콘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 같다”며 “그나마 북핵문제는 협상을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한 것은 다행이지만, 어차피 부시 행정부가 임기말 보여준 정책변화들을 차기 오바마정부가 일정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런 발언을 한 것은 다소 의외다”고 평가했다.

    이와함께 구 소장은 “오바마가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연기 시사’ 발언 등 당선 초기보다 가운데로 이동하고 있다는 인상을 보여주고 있어 부시의 이같은 발언이 차기 오바마 행정부의 보수화에 영향을 끼칠까 하는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딕 체니 부통령은 지난 8일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이 시리아의 원자로 건설을 도왔다"고 발언했으며 스티븐 해들리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7일 "북한이 비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는 우려가 정보 당국자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등 퇴임을 앞두고 북핵문제에 대해 집중 거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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