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실 건설사 부담, 국민이 모두 떠맡나?
        2008년 10월 21일 09:3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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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와 여당이 서울 강남, 서초, 송파, 목동, 분당, 용인, 평촌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을 포함한 전국 투기지역을 전면 해제하는 방안을 오늘(21일) 발표한다고 아침신문들이 전했다. 정부는 또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사의 비업무용 토지를 매입하는 방안도 확정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국제금융위기와 관련해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금이 오히려 선진국을 따라갈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19일 내놓은 금융시장 종합대책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의 신용경색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신문들의 진단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감사원으로부터 쌀 직불금 수령자 100만여 명의 명단을 받아 보관중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정형근 건보공단 이사장은 보건복지위원회 건보공단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자료를 공개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 국민 건강정보를 지키기 위해 공개는 할 수 없다고 맞섰다.

    여야는 20일 쌀직불금 파동과 관련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으나, 증인채택 등을 놓고 진통이 예상된다. 이날 직불금 문제의 발단이 된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은 사의를 표명했다.

    20일 오전 서울 강남의 한 고시원에서 30대 무직자가 자신이 거주하던 고시원에 불을 지르고 흉기를 휘둘러 6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씨는 "세상이 나를 무시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이른바 ‘묻지마 범행’ 인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대부분 값싼 월세 때문에 고시원 생활을 하던 일용직 노동자들이었고, 중국 동포 여성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다음은 21일자 주요 아침신문 1면 머릿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감사원 ‘일반직원 모임’ 내부 비판/ "감사원, 권력에 휘둘리고 있다">
    국민일보 <쌀직불금 2008년 신청자 살펴보니/ 강남·서초구서만 753명>
    동아일보 <"수도권 주택투기지역 단계 해제">
    서울신문 <전국 투기지역 전면 해제 추진>
    세계일보 <여야 직불금 국조 합의>
    조선일보 <중 성장률 5년만에 한자릿수>
    중앙일보 <수도권 ‘투기지역’ 대폭 푼다>
    한겨레 <정부, 기업 비업무용 토지까지 매입 추진/ 투기목적 땅에 ‘세금 퍼주기’>
    한국일보 <"일이 썼던 가마우지 전략, 우리도 활용하자">

    정부가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살리는 방안으로 주택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21일자 아침신문들이 보도했다. 신문들은 이 같은 방안이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인정비율(LTV)을 완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했다.

       
      ▲ 중앙일보 1면
     

    정부는 또 6조 원 량을 들여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을 매입할 계획으로, 민간 건설업체가 자체적으로 조성한 주택용지도 매입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런 조처는 외환위기 직후에 이어 10년 만의 일이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20일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주택건설 업체의 어려움을 덜어주려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대책을 22일쯤 열리는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확정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중앙 동아 "불가피한 조치, 도덕적 해이는 경계"

       
      ▲ 동아일보 3면
     

    동아일보는 "건설사가 공공기관에서 산 땅 뿐 아니라 자체 조성한 땅까지 정부가 매입하기로 한 것은 건설업계의 자금사정이 심각할 뿐 아니라 매각 대상을 찾기 힘들 정도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됐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동아는 "이번 조치로 건설사의 단기자금난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주택경기가 좋을 때 건설사가 무리하게 매집한 토지를 정부가 되사줌으로써 결과적으로 업계의 도덕적 해이를 정부가 방조한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짚었다(3면 <건설 무너지면 금융-실물도 흔들/땅사들여 ‘줄도산 뇌관’ 미리 제거>).

    중앙일보도 사설 <건설업계 방만한 경영책임 함께 물어야>에서 "이번 건설업 지원 대책은 한국 경제를 새로운 위기에 빠뜨릴 수 있는 시한폭탄의 뇌관을 제거하자는 것으로, 한국 경제를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원대상 기업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해야한다"며 "정부는 일단 지원은 하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도록 보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겨레 "투기목적 땅에 세금 퍼주기"

    한겨레는 이번 정부 조처에 대해 "정부가 금융과 실물 부문의 위기를 잠재우는 데 급급한 나머지 기업과 금융회사들의 ‘탐욕’이 불러온 위험과 부실까지 국민 부담으로 떠넘기려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1면 <투기목적 땅에 ‘세금 퍼주기’>). 특히 정부가 금융회사 대출을 갚을 여력이 없는 기업들의 부도을 막아 금융회사의 부실 발생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기업들이 투자 목적으로 사 둔 땅까지 공적자금으로 사들이는 것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 한겨레 1면
     

    한겨레는 "정부의 방안은 기업들의 땅투기 이익 실현에 공적자금을 동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땅투기를 한 기업과 이들에게 무분별하게 대출을 해 준 은행 모두에게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기업 자금담당 임원의 말을 빌어 "토공이 시세보다 낮게 매입한다지만 부동산 거래 자체가 얼어붙은 상황에선 현금 매입 자체가 엄청난 특혜"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사설(<건설업 지원 앞서 자구노력 선행돼야>)에서도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속에 제조업체나 건설업체의 절박한 사정을 외면하기 어렵다는 점은 공감한다"며 "그러나 투기 목적의 자산을 정부가 사들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정부가 그러한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부동산 매입 대상은 건실한 중소기업에 국한해야 하고 정보력을 앞세워 땅투기에 앞장선 전력이 있는 대기업들을 포함해서는 안된다"며 "사후 관리를 철저히하고 자구노력이 병행되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구 교수 "정부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신뢰회복이 우선"

    이에 앞서 지난 19일 정부는 은행에 1000달러 규모의 지급보증 및 외화유동성 300억 달러 추가 공급을 뼈대로 하는 금융종합대책을 내놨으나, 21일자 신문보도에 따르면 금융권의 신용경색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 한겨레 21일자 이준구 칼럼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21일자 한겨레 칼럼 <쿠오바디스?>에서 "이런저런 경기 부양책"에 앞서 정부는 문제의 핵심인 정부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신뢰 여부를 되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이 교수는 "쓸모 없는 규제를 정리해야한다는 데 전혀 이의가 없다. 그러나 규제완화의 와중에서 필요한 규제까지 떠내려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몇몇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시스템 전체의 위기로 비화할 수 있음을 보지 않았는가? 이 점에서 볼 때 금산분리 완화 방침은 위험한 도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미 금융위기의 후폭풍과 관련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부동산 거품 붕괴"라면서도 "부동산 경기 부양책쯤으로 거품붕괴를 막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런저런 부양책을 내놓아도 시장은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을 눈여겨보아야 한다"며 "패닉의 홍수 앞에 부양책은 모래주머니로 만든 둑에 불과할 뿐이다. 문제의 핵심은 패닉의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는 데 있다. 그것은 이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신뢰의 회복 없이는 불가능한 일"라고 지적했다.

    중앙 칼럼, "이 대통령 인사 리더십 변화해야" 주문

    중앙일보 칼럼에도 비슷한 지적이 나오는 점이 눈에 띈다. 21일자 문창극 칼럼<고난 시대의 리더십>에서 문 주필은 "앞으로의 리더십은 성장추구의 리더십보다 고통분담의 리더십이 더 절실해 진다"며 "선거 논공행상으로 선택된 양지만 좇던 인물들, 자기 이익을 먼저 앞세웠던 약삭빠른 사람들로는 국민의 마음을 한데 묶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 중앙일보 21일자 문창극 칼럼
     

    문 주필은 "미안하지만 ‘고소영’ ‘강부자’ 인물들로는 고난을 이겨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에서 강조한 ‘신뢰’는 바로 리더들에 대한 믿음에서 생긴다. 이명박 정부의 리더십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이 정부의 인사정책의 변화를 주문했다.

    국민, "강남·서초구에서만 753명 직불금 신청"

    쌀 직불금 논란이 국정조사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일보는 1면에서 서울 강남, 서초, 영등포구의 고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올해 쌀소득보전직불금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쌀직불금 2008년 신청자 살펴보니 강남·서초구서만 753명>).

       
      ▲ 국민일보 1면
     

    서울시내 각 지자체가 20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정해결 의원에게 보고한 2008 쌀소득등보전직접지불금 신청자 명단’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서만 올해 각각 319명, 334명이 쌀직불금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강남구의 경우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거주하며 직불금을 신청한 사람이 8명, 대치동 동부센트레빌거주민 3명도 직불금을 신청했다. 강남구에서 새로운 부촌으로 떠올라 인기를 끌고 있는 도곡동 렉슬아파트 주민은 16명,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주민도 18명이 신청했다고 한다.

    김인규 회장, "IPTV-지상파방송 재전송 협상 이 달 안에 마무리짓겠다"

    21일 창립하는 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김인규 회장이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터넷 TV(IPTV)와 같은 뉴미디어 분야에서 방송사 통신사 등 민간업체와 정책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어 막힘 없이 소통하게 하는 역할을 맡고 싶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지상파 방송을 IPTV에 실시간으로 내보내는 재전송과 관련해 방송사와 통신사 간의 재전송료 협상을 이달 안에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디어 기술의 발전과 디지털화로 인해 채널과 네트워크가 무한대나 다름없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해 채널규제는 풀고 콘텐츠 규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KBS 기자 출신으로 지난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방송발전전략실장을 맡았고, KBS 사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다가 낙하산 인사 논란 속에 공모 마감 직전 응모 포기를 공표한 바 있다.

    인터뷰에서 김 회장은 "30년 간 일해온 곳으로 돌아가는 걸 낙하산이라 할 수 있느냐. 대선 참여라는 한 가지 기준만으로 한 인물을 평가하는 것은 너무 단순하고 가혹하다"고도 말했다. 또 "방송이 이념적 논란에 휩싸이는 것은 불필요한 낭비"라며 "국민이 원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파악해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KBS 사장 공모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 그는 "당분간 협회 일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감사원, "권력에 흔들리는 감사원" 내부 비판

    감사원 일반 직원들이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실시된 KBS와 공기업 감사를 비롯해 쌀 직불금 감사 등에 대해 ‘권력 굴종적’ 행태라고 비판하고 인적쇄신을 촉구하고 나섰다고 한겨레, 경향 등이 보도했다. 감사원 감사에 대해 내부 직원들이 집단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로, 감사원 안팎에 정치적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경향과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감사원 6급 이하 직원 400여 명이 회원인 ‘감사원 실무자협의회’가 20일 내부 전산망에 ‘어쩌다 감사원이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쌀 직불금 감사는 물론 감사원이 새 정부 들어 진행한 공기업 감사와 KBS 감사 등에 대해 ‘권력 굴종적 ‘ 행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경향신문 1면
     

    이들은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쌀 직불금 제도의 문제점을 밝혀낸 감사는 역시 감사원이라는 국민의 칭송을 받아야 마땅했다"며 "하지만 결과가 공개되지 않는 등 투명하지 못한 감사 처리로 인해 감사원이 사실을 은폐하려 한다는 국민적 비난과 질타에 직면하게 됐다"고 불투명한 감사 결과 처리 과정을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새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벌인 공기업 감사와 KBS 감사 등 감사원이 취한 일련의 행보에 ‘죽은 권력에는 강하고 산 권력에는 약한 감사원’ ‘영혼 없는 감사원’이라는 세간의 비판이 쏟아졌고, 그때마다 변명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했다"며 "이미 감사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감사원이 지켜야 할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라며 "과거 잘못된 부분에 대해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고 감사원의 독립성, 중립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개인의 입신양명을 위해 권력에 줄을 대거나 조직 발전을 저해하는 사람들에 대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과감한 인적쇄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단협 부분 해지 일방 통보

    서울시교육청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3개 교원노조에 2004년 체결한 단체협약의 일부 조항 해지를 통보했다. 내용은 단체협약 192개 조항 가운데 21개로 학업성취도 평가 표집학교 실시, 휴업일과 방학 중 근무교사 배치 및 근무상황카드 폐지, 특별보충과정 운영시 학부모 동의 의무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고, 위한 조치라고 하나 전교조 등은 부분해지 통보에 동의하지 않을 방침으로 충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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