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정화 사건, 정치권 뚜렷한 시각차 보여
        2008년 08월 28일 04: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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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기무사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등 정부의 정보·수사기관이 총 망라돼 공을 들여 발표한 ‘위장 탈북 여간첩 원정화 사건’에 대한 정치권의 입장차가 뚜렷하다.

    사건의 내용을 요약해보면 북한에서는 중죄 중에 중죄라는 아연을 훔치다 붙잡힌 도둑 출신의 여성이 특수훈련을 받고 보위부 소속의 대남간첩으로 변신해 남한에 침투한 후 남쪽의 7살 연하 현역장교를 유혹해 국가기밀을 제공받아 북에 넘겼다는 것이다.

    한나라 "10년 좌파정권의 적폐"

    그런데 북한에선 대남간첩침투 업무를 보위부가 아닌 통전부(통일전선부)에서, 국가기밀이라는 것 또한 각 부대의 정훈장교 연락처와 이메일, 구글어스 등 인터넷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부대의 위치, 해마다 국방부에서 출입기자들에게 브리핑한다는 무기 등이어서 의문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이 절도범 출신 여성 간첩이 "예쁘지도 않고 키도 작고 성격도 까칠하지만 북쪽에서 처벌받지 않고 대남간첩으로 선택된 데에는 개방적 성관념이 한몫해 중국의 노래방 침투에 성공했고 20대 현역장교가 연애경험이 부족해 누나처럼 따르면서 동거가 가능했다"는 관계당국의 발표 내용도 논란이다. 게다가 공작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정력제를 팔아왔다는 점 등은 마치 영화에서나 나옴직한 것으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위장 탈북 여간첩 원정화 사건’을 바라보는 각 정당의 시각차가 확연하다. 28일 한나라당은 ‘10년 좌파정권의 적폐’라며 엉뚱한 주장을 제기했다.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은 ‘친북용공 풍토가 문제’라는 논평을 통해 “어떻게 해서 북한을 상대로 싸워야 할 군인을 상대로 무시로 북한찬양을 할 수 있었나”라고 물으며 “윗선에서 신호를 보내지 않고선 불가능하다”며 전 정권들에게 화살을 돌렸다.

    또 차 대변인은 “이것도 10년 좌파정권의 적폐”라며 “간첩도 잡아야 하지만 친북용공 풍토도 잡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마치 ‘좌경용공 세력을 때려잡아야 한다’는 70~80년대 살벌한 분위기를 연상케 했다.

    자유선진당, 책임론 들고 나와

    남북관계에 대해 강경한 입장으로 한나라당에 밀리지 않는 자유선진당은 “3년 동안 간첩행위를 알고도 묵인한 군당국, 수사당국, 법무부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박선영 선진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우리민족끼리’를 외치면서 뒤로는 용의주도하게 남파간접을 보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며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우리 군이 여간첩에게 안보교육을 맡겨왔고 3년 동안 알면서도 수사를 하지 않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군의 사기와 기강이 얼마나 문제가 있으면 그에게 안보강연을 시키고 현역군인이 정보를 넘겨주겠느냐”며 “북한은 우리에게 여전히 조심해야 하고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반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이와 관련 별다른 논평을 하지 않았다. 다만 두 당은 오세철 교수 등을 포함된 사노련(사회주의노동자연합)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체포한 것은 신공안정국이라며 강력 비판해왔었다.

    민주당 또한 오 교수 체포 등은 공안정치의 신호탄이라며 북한에 대해 분명한 반대를 해온 학자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한 것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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