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륭, 구로역서 2차 고공 농성 돌입
        2008년 05월 26일 10:1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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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륭의 노사 교섭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계속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기륭 노동자 2명이 26일 아침 7시부터 사측과 정부의 적극적인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구로역에 세워진 25m 높이의 CCTV 철탑 2차 고공농성에 돌입해 경찰과 대치 중이다.

       
    ▲ 사진=김은성 기자
     

    노사는 노조가 ‘하이 서울 페스티벌’이 진행 중인 서울시청 앞에서 조명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인 것을 계기로 지난 16일부터 다시 재교섭을 시작했지만, 노조는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사측은 생산라인이 부족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며 계속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지난 22일에도 2차 교섭을 가졌지만 사측은 노조에게 투쟁 중단을 요구하며, 기륭 매각 등이 완료되는 12월께 고용을 고민해보겠다는 안을 제시해 아무런 진전없이 끝났다.

    이에 노조는 사측이 시간 끌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형식적 교섭일 뿐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와중에 기륭전자 최동열 회장은 경제인 수행단으로 중소기업을 대표해 이명박 대통령과 오는 27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이와 관련해 노조 측은 “아직도 이명박 대통령과 사측은 기륭 사태의 본질과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런 무신경하고 노골적인 외면에 맞서 다시 한 번 목숨을 건 호소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침도 굶은 채 고공 농성에 돌입한 윤종희씨는 “우리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정부도 사측도 대신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교섭이 어렵게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문제를 풀 의지가 없어 보인다”면서 “도대체 우리가 무슨 잘못을 해서 이렇게 높은 곳으로 목숨을 걸고 올라와야 하나 싶기도 하고, 최저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목숨을 걸지 않으면 안 되는 이 현실이 너무 갑갑해서 뭐라 말로 표현하기다 힘들다”고 심정을 전했다.

    현재 구로역 고공 농성장에는 안개비가 간헐적으로 떨어지는 가운데, 전경 1개 중대와 구급차 1대, 소방차 2대 등이 대기하고 있으며, 남은 노동자들이 뜨거운 음료수를 전달해주기 위해 철탑에 가는 것을 전경들이 상부보고 등의 이유로 막아 잠깐 거친 실랑이가 일기도 했다.

    경찰 측은 에어메트릭스를 깔고 내려올 것을 설득하고 있지만, 노조 측은 “경찰이 올라오면 뛰어내리겠다”면서 문제 해결의 진전 없이는 내려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고공 농성자 이외의 노동자들도 철탑 아래에서 농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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