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단체 정치 참여해야 한다
        2008년 03월 24일 04:1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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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 시즌이지만 요즘 총선상황이 매우 혼란스럽다. 각 당의 공천에 불복하고 탈락자들끼리 새로운 당을 만들어 출마하거나 같은 당 안에서도 마음이 맞지 않아 헤어지고 서로 다른 길을 간다고 하니 시민들은 다양한 그들만의 리그에서 누굴 찍어야 할 지 모르겠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선거란 민의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각 당이 뽑은 후보에 대해서 정확한 정보가 있어야 한다. 현재까지 시민들은 보수냐 진보냐 하는 각 당의 성향과 지역 발전에 기여한 공로, 시민 단체의 매니페스토 운동에서 각 후보자의 정책 공약을 보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총선이 정말 제대로 민의를 반영하는지? 대운하 공약 등 환경에 불리한 공약들은 여론에 따라 감춰지기도 하며, 지역 발전이란 주로 지역 개발로 인한 이익적 측면으로 판단하는 걸 보면, 그 공약들은 서민들을 위한 공약이라기보다는 이해 집단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시민으로서 정치꾼이 아닌 진정한 정치인을 뽑으려면 단순히 선거 때 이리저리 휩쓸려 투표만 하고 말 것이 아니라, 우리들 스스로가 정당에 가입하고 정당원이 되어 정치를 해 보는 수밖에 없다.

    ‘중립’에서 벗어나 스스로 정당원이 되어야

    또 그래야 우리 자신이 진정한 우리의 민의를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 사회의 여론을 이끌어가는 오피니언 리더들(시민운동 세력, 언론사 등등)은 시민들에게 정치를 못하게 중립을 지키라고 할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해 달라고 했음 좋겠다.

    시민단체에서 자원 활동을 해보니 의외로 시민단체를 이끌어 가는 리더들조차 정치 참여를 반대하는 걸 느꼈다. 시민운동의 자신감을 잃은 지 오래되었기 때문일까? 시민이 없는 시민단체의 빠듯한 살림을 채우느라 정부의 일반 사회단체용 프로젝트를 해야 하고, 그래서 정부 눈치를 봐야 하니 이런 시스템에서 정치 참여란 어렵지 않을까?

    시민단체의 리더들은 정부나 대기업에 의존하는 프로젝트 사업에서 벗어나 자원활동가로서의 시민들이 직접 꾸려가는 시민단체를 만들려면 더 이상 기득권 세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시민단체 자신들의 정치적 성향과 지지 정당을 떳떳이 밝히고 모든 시민들이 정당원이 되도록 독려하는 대규모 시민 정치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또 다른 오피니언 리더들 중 하나인 언론사들에게도 할 말이 있다. 언론사들의 시민운동에 대한 견해도 너무 일방적이다. 왜 시민 단체들이 선거 때 중립을 지켜야 하는지?

    그들은 공무원도 아니고 결사체로서 사회단체이다. 각 언론사들은 그들이 원하는 정당을 겉으로는 밝히지 않고 이미 여론이라는 매개체로 특정 집단만 홍보하며 오래 전부터 선거운동을 계속해 오고 있지 않는가?

    침묵은 무언의 긍정이다. 시민단체들은 이에 대해서 더 이상 침묵으로 손놓고 있지 말고, 각 언론사들에게는 소속 정당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한편, 시민들에게는 모두가 정당에 가입하여 투명한 선거 운동을 하자고 시민들을 상대로 직접 호소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현재 사회를 이끌어가는 오피니언 리더들조차 자신들만의 이해관계를 앞세우고 이해관계가 다른 집단과 갈등하며 이를 해결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 정치인들은 총선 공천 갈등으로 정당 정치를 위협하고 있고, 각 언론사들도 여론을 선도해가는 막중한 책임감을 잊고 자회사와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정당의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다.

    시민단체의 리더들도 시민들의 참여 의지 부족으로 인해 지쳐, 초기 시민운동의 동력을 상실한 채 리더의 역할을 포기하고 생계 해결 사업에 매달리고 있다.

    정치 참여해야 시민 정치 꽃핀다

    모든 시민들이 정당원이 되어 실질적으로 한국 정치에 참여하게 될 때, 비로소 시민단체도 시민 있는 시민단체가 되어 그들이 주도권을 갖고 실질적인 민주 정치를 하게 될 것이며, 언론사들의 여론조작도 불가능한, 시민들에 의한 실질적인 여론 정치가 시작될 것이다.

    이런 바람직한 시민 사회의 모습은 결코 꿈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불과 이십 년 전 군부 독재로 민주화가 불가능해 보였지만 6.10 시민 항쟁으로 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화된 시민 사회를 시작했다.

    그 후 이십 년간 민주화의 진행 과정에서 IMF 구제 금융시대를 겪으면서 지금의 변질된 자신의 이해관계만 앞세우는 이기적인 시민 사회가 형성되었지만, 이 또한 기존의 독재와 권위주의가 깨지면서 이를 대체하는 다양한 이해 집단 출현으로서 시민 사회가 어쩔 수 없이 거쳐가는 단계다. 이는 시민단체의 역동적인 힘이 다시 한 번 발휘되기만 한다면 짧은 시일 내에 충분히 극복되리라 본다.

    시민단체의 리더들은 망각된 책임감을 다시 찾아 전 시민의 정당화 운동을 통해 무너진 시민 사회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를 바란다. 그래야지만 과거 우리가 그토록 존경해 따르는 그들의 리더쉽도 되찾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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