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단일사건 사상 최대 소환장 발부
        2007년 09월 12일 06: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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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 자본은 노동조합 단일 사건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160명을 고소하고, 경찰은 전원에게 소환장을 발부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귀하에 대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고소 피의 사건에 관하여 문의할 일이 있으니 2007년 9월 17일에 당서 수사과 지능범죄수사1팀으로 출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금정경찰서 지능범죄수사1팀)

    부산 기장군 철마면 ㈜S&T대우(구 대우정밀)에서 군사장비인 K2 소총과 자동차부품 등을 생산하는 노동자들은 12일 부산 금정경찰서로부터 출두요구서를 받았다. 이 회사 방산공장에서 일하는 128명과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간부 32명 등 총 160명에게 10~12일 소환장이 발부된 것이다.

    S&T대우(주)(사장 김택권)는 지난 7월 20일 회사 내에서 열렸던 금속노조 파업집회에 조퇴를 하고 참가했던 방산공장 조합원 128명을 노동조합법 위반으로, 지역의 노조간부 32명을 업무방해와 주거침입, 폭력행위 등으로 지난 8월 29일 부산 동부지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사측은 조합원들에게 "반차를 내고 퇴근하라"고 했었고, 조합원들은 회사 말대로 반차를 내고 집회에 참가했었다.  

       
      ▲ 지난 8월 29일 부산 S&T대우 앞에서 열린 금속노동자 결의대회 모습.(사진=금속노조)
     

    경찰, "검찰이 전원 소환하라고 했다"

    부산지방검찰정 동부지청은 이 대규모 고소 건에 대해 부산 금정경찰서를 통해 전원 소환해 조사하라는 지침을 내렸고, 금정서 지능범죄수사팀은 160명 전원에게 소환장을 보내 9월 17일부터 10월까지 순차적으로 출두하라고 한 것이다.

    부산 금정경찰서 박준영 수사과장은 "회사가 보내준 주소로 전원에게 소환장을 발부했다"며 "담당 검사와 상의를 했는데 일단 전부 다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내서 혐의를 밝혀 조사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 날 집회를 주관한 간부들만 조사를 하는 게 관례가 아니냐는 질문에 "담당 검사도 회사를 불러 선별수사를 하자고 했는데 회사가 안 된다고 해서 이렇게 된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내용은 별 게 없지만 지휘를 받았으니까 우리는 (소환조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중앙교섭 참가 약속 파기가 사건의 발단

    사실 사건은 단순하다. S&T그룹(회장 최평규)는 지난 해 대우정밀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노조와의 매각협상을 벌여 "회사는 대우정밀 단체협약 및 관련 노사합의서를 승계하고 이에 기초한 노조활동을 보장하며, 금속노조와의 관계와 시스템을 유지한다"고 합의했다.

    이 합의사항은 대우정밀 사측이 지부집단교섭과 중앙교섭에 참가했기 때문에 중앙교섭에 참가하겠다는 약속이었다.

    그러나 대우정밀을 인수해 S&T대우를 출범시킨 S&T그룹은 같은 그룹 소속인 S&Tc(구 삼영), S&T중공업(구 통일중공업), S&T브레이크(구 대화브레이크) 등에서 모두 중앙교섭에 참가하지 않고 있었다. 다른 계열사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회사는 일방적으로 매각 과정의 합의사항을 파기했다.

    결국 S&T대우지회(지회장 문철상)는 "중앙교섭 참가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고,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는 지난 7월 20일 S&T대우에서 중앙교섭 참가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고 방산 조합원들은 집회에 참가했다.

    그 날 집회에서 사측 관리자들은 방송차 위에서 진행을 하고 있던 부산양산지부 정홍형 사무국장을 끌어내리다 관리자와 조합원들이 충돌하게 됐고, 노사 각각 20여명이 다쳤다. 사측은 그 건을 이유로 사상 최대 인원인 160명을 고소한 것이다.

       
      ▲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조합원 총회를 하기 위해 S&T대우 공장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경찰이 물대포를 쏘며 막고 있다.
     

    경찰과 회사의 결탁 의혹

    민주노총 권두섭 변호사는 "보통 회사에서 조합원들을 다 고소해도 경찰이 간부들이나 집회 주최자만 불러 조사를 하는 게 상식"이라며 "조합원 전원을 고소하고, 전원에게 소환장을 발부했다는 것은 경찰과 회사가 짜고 하는 일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맡게 될 금속법률원 박훈 변호사도 "단체협약에 보장된 조합원 총회 시간을 이용해서 집회를 한 것인데 그걸 업무방해라고 주장하면서 고소를 하고, 그 건으로 곧바로 소환장을 발부하고 있는 것을 볼 때 경찰과 사측의 결탁의 의혹이 상당히 짙다"며 "현재의 파업을 탄압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S&T 자본의 고소로 인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정홍형 사무국장은 "이번 사건은 통일중공업에서도 했던 것처럼 조합원들을 위축시키고, 분열시켜서 파업을 무너뜨리려는 저열한 술책"이라며 "무지막지하고 교묘하고 얍삽한 악질자본의 술책"이라고 지적했다.

    "집회 참가하면 평생 잔업 없을 줄 알아"

    경남지역 민주노조운동의 상징이었던 통일중공업을 인수한 S&T자본은 통일에서도 83명의 조합원들을 고소한 사건이 있었다. 지난 해 8월 18일날 회사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방산공장 조합원 83명에게 출근 중지 또는 감봉 처분을 내렸고, 경찰에 83명을 고소했었다.

    그러나 경찰은 ‘혐의없음’ 또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S&T중공업(구 통일중공업)지회 안동락 사무장은 "조합원들을 위축시키고 이후에 파업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자본의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지난 8월 29일 S&T대우에서 열린 금속노조 영남권 결의대회에 S&T중공업 조합원들이 대거 참여하려고 하자, 사측은 팀장들을 동원해 "집회에 참가하면 평생 잔업 없을 줄 알라"고 협박했다. 그 때 지회는 2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인원이 줄어 120명이 참가했었다.

       
      ▲ 경찰의 봉쇄를 뚫고 집회장으로 오고 있는 조합원들.
     

    1978년 종업원 6명에서 중견그룹으로

    1978년 종업원 6명의 열교환기 제조업체 삼영기계공업(현 S&Tc)으로 시작한 그는 통일중공업, 대우정밀을 잇따라 인수해 13개 계열사를 거느린 신흥 재벌로 성장했다. 최평규 회장은 금속노조 대구지부 소속 한국델파이도 올해 안에 인수할 계획이다.

    S&T그룹 최평규 회장은 창원의 통일중공업(현 S&T중공업), 삼영, 대화브레이크 등을 에서 금속노조와의 산별교섭을 거부하고 노조탄압을 일삼더니 작년에 인수한 대우정밀에서도 똑같은 일을 저지르고 있다.

    특히 최평규 회장을 보좌하고 있는 박재석(중공업대표이사), 최종성(중공업 경영지원팀이사), 김형철(대우 경영지원팀이사) 등은 옛 노동운동 또는 학생운동 출신으로 노조탄압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금속노조는 "현재 S&T대우와 금속노조의 전투에 S&T자본의 총수인 최평규 회장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며 "금속노조의 운명을 걸고 한판 투쟁을 기획하고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 14일 S&T 자본 규탄대회

    S&T대우 조합원들은 사상 유례없는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굳건하게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또 방산분야 조합원들은 잔업거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사용자들은 9월 3일 낮 1시부포 조합원 695명 중 방산공장을 제외한 446명에 대해 직장폐쇄를 단행했지만 조합원들은 매일 식당으로 출근하며 총회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회 윤승근 사무장은 "이번 싸움은 통일에서 경험했듯이 단순히 산별교섭 쟁취와 임금인상으로 끝날 싸움이 아니라 노동조합 말살과 무력화책동에 맞선 노동조합 사수 투쟁"이라며 "조합원들의 분위기가 좋아 100일 이상 장기 투쟁을 벌여 기필코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오는 14일 오후 3시 S&T대우 정문 앞에서 조합원 1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산별중앙교섭 합의사항 이행 촉구 금속노조인정 S&T자본 규탄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연다. 사상 최대 규모의 조합원 고소와 소환장 발부에 맞서 금속노조는 끝까지 투쟁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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