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자본 '먹튀'…노동자들 쫓아가 싸운다
    2007년 08월 24일 11:2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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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차익을 남기고 튀어버리는 투기자본이 제조업 노동자들의 생존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가운데 테트라팩노조 조합원들이 부당한 공장폐쇄를 항의하기 위해 스웨덴에 도착해 본격적인 원정투쟁을 시작했다.

화학섬유연맹 이상진 부위원장을 비롯해 8명의 원정투쟁단은 22일 인천공장을 출발해 독일을 거쳐 16시간의 비행 끝에 현지시각 22일 밤 11시 30분 스웨덴에 도착했다. 이들은 에테보리 중앙역에서 노숙으로 첫 날 밤을 지내고, 다음날부터 본격적인 투쟁에 들어갔다.

이들은 출국하기에 앞서 22일 민주노총에서 스웨덴에 있는 테트라팩 공장과 스위스 본사에 부당한 한국공장 폐쇄에 항의하는 원정투쟁에 돌입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한국테트라팩노조 조합원들이 22일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장폐쇄 철회를 요구하는 스웨덴-스위스 원정투쟁 계획을 밝히고 있다.(사진=화학섬유연맹)
 

원정단은 "스웨덴에서 신뢰받는 기업이라는 테트라팩이 한국에서 와서는 20년간 흑자 경영에도 불구하고 경영상의 이유라는 말 한마디로 하루 아침에 공장을 폐쇄하고 모든 이익을 본국으로 빼돌리는 부도덕한 행위를 저질렀다"며 "생산은 국내에서 하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판매는 계속하겠다는 것은 무책임하기 그지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 내의 수많은 외자기업에서 부당한 노동탄압 행위가 중단되고, 외자기업들이 수익성만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관심을 돌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원정단은 스위스 본사 최고 경영진 면담을 통해 한국에서 벌어진 노동탄압에 대해 규탄하고 20년간 일해온 한국의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할 수 있는 책임있는 답변을 내놓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웨덴 자본인 테트라팩은 주요 음료업체에 식음료 종이팩을 납품하는 회사로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스웨덴에서는 ‘존경받는 10대 기업’ 2위로 선정되는 등 국제적으로 유명한 기업이다. 한국테트라팩 사측은 지난 3월 9일 공장폐쇄를 통보했고, 22명의 조합원들이 투쟁을 벌이고 있다.

투기자본 횡포에 노동자들 고용불안

노동자들을 인질로 단기수익을 위해 회사를 팔아치우는 투기자본의 횡포에 금속노조 조합원들도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케이엘테크지회(지회장 김국배)는 지난 20일 조합원 120명 전원이 상경해 금속노조에서 하루 밤을 보낸 후 21일 주주총회가 열리는 코엑스 신관에 있는 회의장을 점거했다.

회사가 동방홀딩스라는 투기성이 짙은 자본에게 지분 15.29%를 양도 매각한 뒤 경영권마저 넘기려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동방홀딩스는 회사를 인수하자마자 10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등 사업투자보다는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자본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조합원들이 주주총회장을 점거하자 회사는 기습적으로 장소를 신라호텔로 옮겨 총회를 강행했다. 금속노조는 절차 위반을 이유로 법원에 주주총회 무효 가처분신청을 낼 계획이다.

경남지부 동명중공업지회(지회장 박명우)도 사측의 분할매각 추진에 맞서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22일부터 투쟁의 수위를 높여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노동자들은 2000년 회사가 부도났을 때 임금반납과 무급휴직, 희망퇴직 등 고통을 감내하면서 회사를 살렸는데 사측은 다국적 기업인 보쉬-랙스로스에 분할 매각하려고 하고 있다.

레모나를 생산하는 충남지부의 경남제약지회(지회장 박혜영)는 2003년 녹십자에 매각되었다가 이번에는 HS바이오팜이라는 투기자본에 매각됐다. ‘매각시 노동조합과 합의한다’는 단체협약도 위반한 채 녹십자는 몰래 회사를 팔아먹었다. 지회는 고용승계 등을 요구하며 40일이 넘도록 철야농성을 벌이며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더 이상은 국내에서 다국적기업이 노동자를 초법적으로 착취하고 탄압하는 행위가 반복되지 않기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이익만 빼먹고 튀는 악덕 외국자본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하여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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