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년 넘어 3년차···서방의 대응은?
    [세계] 주권국가에 대한 침략·병합
        2024년 02월 28일 04:2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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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2월 24일 새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습니다. 이제 전쟁은 3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그간의 상황은?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2년간 치열한 전투가 이어졌습니다. 러시아라는 초강대국을 상대로, 우크라이나는 놀랄 만큼의 분전을 보여주었죠.

    전쟁 초기, 러시아의 공격에 우크라이나가 쉽게 무너질 것이라는 예측도 많았습니다. 미국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키이우에서 탈출시킬 준비까지 했었습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핵심 요인은 키이우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는 함락되지 않은 채, 지금까지 전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전선은 2022년 가을 이후 거의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쟁 개시 후 한 달 동안 러시아는 빠르게 진격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를 공격해 크림반도에 닿았고, 북부의 도심권도 공격하기 시작했죠.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를 점령하고, 키이우 인근까지 군대를 배치했습니다.

    그러나 2022년 가을에 접어들며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시작되었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점령한 북부 영토를 상당 부분 탈환했고, 하르키우도 회복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전선의 변화는 없었습니다. 1년 넘는 시간 동안 양측은 전황의 큰 변화 없이 소모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바그너 그룹’의 반란을 진압하고 서방 세계와 갈등하면서 완전한 전시 체제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다가오는 3월 대선에 승리할 것이 명백해 보입니다. 부분동원령이 선포되며 한동안 민심 이반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 흔적도 찾기 어렵습니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의 영토는 이미 ‘요새화’ 작업을 마쳤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손쉽게 영토를 탈환하지는 못하겠죠.

    러시아가 이미 2014년 불법적으로 병합한 크림반도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영토 중 18%가 현재 러시아의 점령 상태에 있습니다.

    전쟁은 큰 상태 변화 없이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도 만족할 수 있는 휴전 조건을 찾는 것은 현재로서는 어려워 보이죠.

    변수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전투가 벌어지는 현장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발생할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줄어들며 우크라이나군이 한계에 다다를 수 있겠죠.

    혹은 러시아가 국제 사회의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해, 중국이나 발칸 반도, 발트해 국가 등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릴 수도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지금?

    전쟁 발발 2주년 다음날이었던 지난 25일,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과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초로 공식 사망자 집계를 발표했습니다. 그간 우크라이나군은 사망자와 실종자의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었죠.

    이에 러시아 측에서는 우크라이나군 사망자가 30만 명에 달한다는 프로파간다를 퍼트리기도 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우크라이나군 사망자가 7만명, 러시아군 사망자는 12만명에 달한다고 예측했었죠.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군 사망자가 3만 1천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부상자 수는 러시아군의 전쟁 계획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군 3만 1천명이 숨졌다. 우리에게는 큰 손실이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은 겨울이 지나고 5월경에는 전선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러시아가 5월에 대규모 반격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죠.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서방의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특히 미국 의회에 계류되어 있는 추가 군사 지원안의 통과를 호소했죠.

    유럽연합에 대해서도 약속한 탄약 100만발 중 30%만 실제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며, 신속한 지원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그간 서방으로부터 큰 지원을 받았고, 현재까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도 서방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유럽연합이 약 122조원, 미국이 약 97조원 규모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했습니다. 서방의 첨단 무기 지원도 전선에는 큰 도움이었죠.

    그렇다면 서방의 지원이 중단되었을 때, 우크라이나의 운명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겠죠.

    미국이 600억 달러 규모의 지원안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는 사이, 벌써 우크라이나 전선에서는 포탄을 아껴서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이죠.

    EU 역시 친러파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있어, 지원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연설을 통해 서방에 강력한 공조를 요구했습니다.

    “지금이 가장 어려운 순간이다. 전쟁이 어떻게 끝날지는 올해에 달려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 우크라이나 대통령)

    서방의 대응은?

    물론 서방 국가들도 우크라이나에 강력한 연대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 하루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주년 당일 G7 정상회의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에서 열렸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 등은 폴란드에서 함께 기차를 타고 키이우로 이동했습니다.

    키이우 현장에 방문하지 못한 G7의 다른 정상들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이 회의에는 젤렌스키 대통령도 함께했습니다.

    G7 정상은 공개 성명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 없는 지지도 확인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방어하는 것은 곧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지키는 것이다. 서방은 계속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한다.” (조르주 멜로니 / 이탈리아 총리)

    미국 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제재였습니다.

    이번 제재는 전쟁 발발 2주년과, 러시아의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망을 계기로 이루어진 제재였습니다. 러시아의 금융, 방위산업 등과 연관된 500개 이상의 기업과 개인이 제재 대상에 올랐습니다.

    이외에도 중국, 세르비아, 아일랜드, 독일 등 11개 국가에 위치한 관련 대상도 제재 범위에 포함됐습니다. 한국에 소재한 기업 1개도 제재 대상에 포함되었으나, 한국에 등록만 되어 있을 뿐 대표는 한국인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스웨덴의 가입을 21개월 만에 비준하기도 했습니다.

    NATO에 새로운 회원국이 가입하기 위해서는, 모든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NATO는 한 국가에 대한 공격을 동맹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강력한 군사동맹이기 때문이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오랫동안 군사적 중립을 지켜 왔던 스웨덴과 핀란드가 NATO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그러나 헝가리와 튀르키예가 이에 반대했죠.

    튀르키예는 지난해 3월에야 핀란드 가입에 찬성했고, 미국의 군사적 지원을 받은 뒤 지난달 스웨덴의 가입에 찬성했습니다.

    헝가리 역시 지난해 3월 핀란드의 가입에 찬성했지만, 스웨덴의 가입 찬성은 미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23일 스웨덴의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가 헝가리를 방문했고, 스웨덴산 그리펜 전투기를 넘겨주는 대신 NATO 가입 찬성을 받아냈습니다.

    헝가리 의회가 스웨덴의 NATO 가입을 승인하면서, NATO의 회원국은 총 32개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역사적인 날이다. 스웨덴은 유럽과 대서양 안보의 책임을 짊어질 것이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 스웨덴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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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은 이제 2년을 맞았습니다. 그간 여러 사건이 있었지만, 어느새 전쟁은 일상이 될 정도로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전쟁의 피로는 쌓이고 있습니다. 유럽의 농민들은 시위를 벌이고 있고, 미국 공화당은 노골적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을 훼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 사건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건은 러시아라는 강대국이 주변 주권국가를 침입해 병합하려 하는 사건입니다.

    우리가 지금 러시아의 행동을 용인한다면, 이것은 지금의 국제사회가 주권국가에 대한 침략과 병합을 용인한다는 의미가 되겠죠.

    그렇다면 전쟁이 우크라이나에서 끝날 리는 없습니다. 이미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침략 확대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NATO가 확장되고 있는 것도 그에 대비하기 위함이겠죠.

    멜로니 총리의 말대로, 이 전쟁은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에 관한 전쟁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지금 그 최전선에 서 있습니다.

    * 위 글은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연재되는 <세계의 소식들>을 부분 발췌한 것입니다. 원문과 다른 소식들은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회의 ‘칼럼’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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