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아줌마 노동자 연대, 영호남은 없다
    2007년 03월 19일 05: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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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이 3월 7일 학교측에 의해 폭력적으로 끌려나온 바로 다음 날 광주시청에서 청소노동자들이 똑같이 끌려나왔다.

울산과학대 노동자들은 TV와 신문 등에서 자세하게 보도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연대의 손길이 이어진 반면, 광주시청 노동자들이 끌려나온 상황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이 탄압받는 노동자로서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이 광주시청 청소노동자들에게 함께 투쟁하자는 마음으로 편지를 써 <레디앙>에 보내왔다. <편집자 주>

쓰레기를 치우면서 쓰레기 취급을 받아야 했던 늙은 여성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면서 비로소 숨을 쉬기 시작했습니다. 워낙 눈치 보고 숨죽이며 살아왔던 인생이라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순간까지도 무수한 고민과 두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노동조합 활동을 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더 이상 쓰레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고, 입이 있으면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쓰레기에서 인간으로 돌아왔습니다.

   
  ▲ (사진=YTN)
 

쓰레기가 인간선언을 하고 노동자의 당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눈꼴사나웠나봅니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찍소리도 못하던 이들이 입을 열기 시작하는 것이 꼴 보기 싫었나봅니다.

갑자기 청소가 안 된다느니, 통제가 안 된다느니, 이미지를 실추시킨다느니 하면서 트집을 잡더니 갑작스럽게 해고통보가 날아들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숨죽이며 일하는 우리들이 아니기에 선전과 농성을 하면서 고용을 보장하라고 당당히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에 대한 대답은 무자비한 폭력이었습니다.

여성으로서의 수치심을 무릅쓰며 벌였던 처절한 저항에도 쓰레기 버려지듯 밖으로 내동댕이쳐졌습니다. 인간으로서의 처절한 저항의 순간까지 우리는 쓰레기 취급을 받고 있었습니다.

3월 7일 울산과학대와 3월 8일 광주시청의 모습은 왜 그리 똑같을까요?
억장이 무너지고, 너무 울어서 눈물이 말라버리는 그 심정까지 똑같겠지요?
광주시청의 또다른 ‘우리들’의 소식을 들으면서 잊고 싶은 악몽을 다시 꾸는 기분이었습니다.

경제발전과 국제적 명성을 드높인 정몽준 의원님과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았다는 박광태 시장님은 늙은 여성노동자들의 호소가 그리도 역겨웠습니까? 우리에게서 그렇게도 악취가 나던가요?

한번 쯤 ‘저들도 인간이겠지?’하는 생각은 해보시지 않았습니까? 쓰레기에서 인간으로 돌아온 사람이 다시 쓰레기 취급을 받게 되면 더 강력히 저항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인간의 목소리와 힘이 어떤 것인지 똑똑히 보여드리지요.

노동자의 그 어떤 투쟁이 절박하지 않겠으며, 힘들지 않겠습니까? 마음은 당장이라도 광주로 달려가 광주시청 여성동지들의 손을 잡고 싶습니다. 아무 말 하지 않고 손만 잡고 있어도 우리는 서로를 잘 알고 있으니까요. 멀리서 마음으로라도 동지들의 손을 잡고 있습니다.

힘들더라도 승리하는 그날까지 지금 잡은 이 손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2007년 3월 18일

울산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 조합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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