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산소방서장 입건 조치에
    소방청 내부 및 소방노조 등 반발
    “경찰 특수본 수사...꼬리 자르기, 구색 맞추기 수사 우려"
        2022년 11월 09일 03: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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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이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입건한 것에 대해 소방천 내부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소방청은 최성범 소장이 “참사 현장 지휘와 상황관리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고 옹호했고, 노동조합도 “꼬리자르기 수사”라며 반발했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서장은 현장에서 200m 거리에 있는 이태원 파출소(119안전센터)에서 대기하고 있어 출동할 때 인지하고 지휘뿐만 아니라 관리, 상황 파악 등에 직접적,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소방서장은 경찰이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8시37분과 오후 9시1분 소방에 공동대응 요청을 했지만, 소방이 출동 없이 종결해 피해를 키운 혐의로 입건돼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국장은 “공동대응 요청이 들어오면 무조건 출동하는 것은 아니다. 저희가 출동하지 않는 부분이라고 판단해서 종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판단은 신고 받은 상황실에서 했다면서 “용산소방서장은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선 소방관들은 최 소장 입건에 대해 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용산소방서장은 일선 소방책임자로, 시장도, 구청장도, 경찰서장도 없었던 참사 현장에서 구조구급 업무 외에 인파와 교통관리 업무까지 챙기며 참사 예방과 수습을 위해 고군분투했다”며 “이러한 일련의 일들이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소방본부는 “이 참사를 일선 지휘관의 책임으로 묻겠다는 것은 용산 소방관뿐만 아니라 7만 전체 소방관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이라며 “경찰 특수본 수사를 보면서 꼬리 자르기, 구색 맞추기, 짜맞추기, 희생양 찾기 수사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7만 소방관들이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하고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공무원노조 서울소방지부도 “행안부, 경찰의 책임 지휘부는 빠진 채 실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수사 결과는 도대체 이 사태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분노스럽기만 하다”고 규탄했다.

    서울소방지부는 전날 낸 성명서에서 “용산소방서장은 사고 당일 자원해서 이태원 119센터에서 대기했고, 사고 접수 후에는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 지휘했던 사람”이라며 “그럼에도 특수본은 압수수색을 진행한 후 참고인 조사도 없이 용산소방서장을 피의자로 입건해버렸다. 피의 사실이라고 알려진 몇 가지 기록상 안전대책 미비가 있었다고 하지만 정작 다른 응급환자가 있어 출동한 사례 정도가 있을 뿐”이라고 이같이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의 책임자와 지휘 라인에 있던 고위직에 면죄부를 주는 실무자급 꼬리자르기식의 경찰 수사는 국민의 바람을 저버리는 무책임한 방향”이라며 “이번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지켜볼 것이며 지휘 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꼬리자르기식 희생양을 만든다면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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