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초 서명하면 50년 막아낼 수 있어요”
        2007년 02월 12일 02: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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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초 서명하면 50년을 막아냅니다,  9석만으론 막아내기 힘듭니다,  한 사람의 서명이 국가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딱 30초면 됩니다,  바로 우리 자신의 문제입니다….”

    민주노동당 의원단과 최고위원들의 쉰 목소리가 여의도 한 복판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점심을 먹으로 쏟아져 나온 수많은 시민들의 반응은 담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노동당 지도부들은 시민들에게 연신 절박한 목소리로 한미 FTA의 진실을 알리고 반대 서명 운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 단병호의원을 비롯한 중앙당 당직자들이 점심시간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미 FTA 제 7차 협상이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동당 의원들과 지도부들은 12일 한미 FTA 중단 촉구를 위해 거리 서명전에 나섰다. 민주노동당 의원단과 최고위원들은 오전 11시 30분부터 1시까지 여의도역 교보 생명 앞에서 거리 설명회를 통해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한미 FTA의 진실을 알리고 반대 서명 운동을 벌였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단 대표는 “한미 FTA 저지를 위해 민주노동당은 노무현 대통령과 담판 회담을 벌일 것”이라며 “국민투표를 실시해 시민 여러분들이 함께 힘을 모아줘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한미 FTA 협상은 국민의 주권을 미국에게 넘겨주는 것”이라며 “한미FTA의 진실에 진지하게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시민들의 반응은 담담했다. 호주머니에 있는 손은 좀처럼 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삼삼오오 무리지어 제각기 볼일을 보며 분주히 지나가느라 여념이 없었다.

       
      ▲ 홍승하 최고위원이 서명을 받고있다.
     

    이에 거리 서명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참여하며 가장 많은 팜플렛을 시민들에게 배포했던 단병호 의원은 지나가는 시민들의 무덤덤한 반응에 “힘드네”라며 멋쩍게 웃었다.  단 의원은 “사람들의 호응이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식어가는 것 같다”라며 “정부의 일방적 홍보로 인해 우리 목소리가 국민들에게 잘 들리지 않는 것 같아 우려가 된다”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찬 바람이 가라앉은 점심 시간 끝 무렵. 점심을 먹고 한결 여유가 있어진 시민들이 하나 둘 서명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서명에 동참하는 시민들 반응은 한미 FTA 반대에 공감하면서 과연 정부의 의지를 꺾을 수 있을지 적잖이 불안해했다.

    아들과 함께 서명에 참여한 양은숙(41)씨는 “민주노동당이 힘이 약해 이런 일을 하는지도 전혀 몰랐다. 민주노동당의 활동이나 주장이 나같은 일반 주부에게도 들릴 수 있게 좀더 목소리를 높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여러 시민들과 힘을 모아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FTA를 막아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점심을 먹으로 나온 임수근(45)씨도 “경제학자 장하준 박사가 지적했듯 한미 FTA는 한국 경제에 터닝 포인트가 될 만한 중요한 문제”라며 “정부는 국민투표 등을 통해 여론을 수렴하여 쫓기지 말고 진짜 국민을 위하는 신중한 협상을 벌였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및 지도부들은 FTA 7차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지하철 1, 2, 5호선을 타고 다니며  시민들과 직접 만나 FTA 협상의 폐해를 알리는 국민 선전전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이날 거리 서명전에는 문성현 당 대표, 권영길, 강기갑, 단병호, 이영순 의원과 김기수 김성진 김은진 박인숙 홍승하 최고위원 등이 함께 했으며, 지난 10월부터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한미 FTA 반대 서명 운동엔 지금까지 약 110여만 명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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