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부품회사에 배워라"
    2007년 01월 12일 12:14 오후

Print Friendly

노동조합에게 회사와의 약속이나 관례는 ‘생명’과 같다. 회사가 단체협약이나 오랜 관례를 일방적으로 깨면 그것은 노동조합을 깨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노동조합은 약속을 위한 조직이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가 단체협약에서 합의한 성과금 지급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해 노조가 파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한 자동차 부품업체가 정년연장에 대한 노사의 합의를 일방적으로 어겼다가 노조의 파업으로 합의를 지키겠다고 약속해 주목을 받고 있다.

경주에서 자동차부품을 생산해 현대자동차에 납품하는 발레오만도 회사는 11일 노동조합에 "정년연장 건과 관련하여 회사는 단체협약과 2005년 4/4분기 노사협의회 합의정신을 준수하여 정년 해당자 본인이 희망하면 연장근무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는 공문을 보내왔다.

회사가 일방적인 약속 파기를 철회하고 합의를 준수하겠다고 약속함에 따라 노동조합은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이 사실을 확인하고, 11∼12일 예정되어 있던 파업을 철회했다.

사건의 전말과 진행상황은 현대자동차와 거의 흡사하다.

회사는 지난 해 12월 26일 4/4분기 노사협의회에서 매출감소를 이유로 정년이 된 조합원 8명의 정년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회사는 단체협약은 협의사항이지 합의사항이 아니고, 회사가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현대자동차도 28일 성과금 150% 중에서 50%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가 회사의 정년연장 합의 일방파기에 맞서 지난 10일 4시간 파업을 벌이고 약속이행을 촉구했다.(사진 금속노조)  
 

발레오만도 회사 단체협약 제 20조 정년퇴직 1항에는 "조합원의 정년은 만 58세 되는 12월 31일자로 한다. 단, 희망자에 한해서는 본인과 협의하여 정년퇴직시의 임금과 신분상의 조건으로 2년 간 연장근무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회사는 원하는 조합원들에 대해 해마다 정년을 연장해왔고, 단체협약의 애매한 부분에 대해서 노사는 2005년 4/4분기 노사협의회에서 "정년연장은 기존 관례대로 1년 단위 계약한다"고 확인했다.

노동조합은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회사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지회장 김상철)은 1월 4일부터 잔업을 거부했고, 5일부터는 확대간부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지회는 회사의 약속파기가 2007년 임금동결과 명예퇴직 등 구조조정을 위한 신호탄이라고 보고 전면적인 투쟁을 하기로 결의했다.

지회는 6∼7일은 ‘가족과 함께 하는 휴일’로 정해 특근을 거부했고, 8일 조합원 교육시간 2시간을 배치해 사실상 파업을 시작했다. 이어 9일 2시간 파업과 10일 4시간 파업을 벌였고, 11일과 12일에도 각각 4시간과 6시간 파업을 벌일 계획이었다.

발레오만도지회 이 길 부지회장은 "어렵게 맺은 노사간의 약속과 합의가 일방적으로 파기된다면 노사간의 합의를 할 이유가 전혀 없고 새로운 합의도 무의미하기 때문에 투쟁을 벌였던 것"이라며 "현대자동차 회사도 노조와의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 벽두부터 현대자동차노조를 비롯해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인천 청호전자 등 많은 노동자들이 노사간에 합의한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며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발레오만도 이 길 부지회장은 "현대자동차가 단체협약을 위반한다면 중소기업 어느 사용자가 약속을 지키겠느냐"고 말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