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 열면 실언·망언 반복
    윤석열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
    여영국 “노동 천시 인식에 인종차별까지, 저급한 사회인식"
        2021년 09월 15일 04: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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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20시간 노동’에 이어 이번엔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 “정규직과 비정규직에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저급한 노동관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대선후보에서 사퇴하라는 격앙된 목소리까지 나온다.

    윤석열 전 총장은 지난 13일 경북 안동시 국립안동대에서 대학생들과 만나 “지금 기업은 기술력으로 먹고 산다”며 “손발 노동으론 되는 게 하나도 없다. 그건 이제 인도도 안 한다.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또한 “일자리라는 게 비정규직이나 정규직이나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큰 차이가 없다”며 “임금에 큰 차이가 없으면 비정규직이나 정규직이 큰 의미가 없다”고도 했다.

    윤 전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을 놓고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은 물론 비정규직의 고용불안에 대한 인식조차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120시간 노동’ 논란 당시에도 노동현실에 대한 이해도가 없거나, 편협한 노동관을 가졌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윤 전 총장 측은 당시 자신의 발언을 “왜곡, 조작”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의 이러한 발언이 알려지자 여야와 대선후보들은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15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청년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막말 퍼레이드”라며 “‘공정’은 고사하고 대통령 후보로서 최소한의 현실 인식도 함께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야말로 수준미달”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막말 인사라며 자조하는 홍준표 후보도 윤 후보처럼 내용적 막말을 일삼지는 않는다. 진짜 막말은 윤 후보가 청년들에게 했던 비정규직, 평생직장, 해고 관련 발언”이라고 일갈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는 윤 전 총장의 발언을 거론 “노동 천시 인식에 인종차별까지, 저급한 사회인식을 얼마나 더 내보일 작정이냐”며 “대통령을 입에 올릴 자격조차 없다. 국민들께 사과하고 후보직을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여 대표는 “대선후보는 시민들에게 어떤 희망을 줄 것인가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는 자리”라고 강조하며 “생명까지 위협 받아가며 손발로 일하는 시민들을 위로하지는 못 할망정 천박한 노동으로 취급하는 인식으로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은 헌법가치에 대한 도전”이자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것도 모자라 무한경쟁에 내몰려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노동 시민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질타했다.

    홍서윤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을 내고 윤 전 총장을 “차별주의자”라고 규정했다.

    홍 청년대변인은 “그 누구에게도 국민의 신성한 노동을 비하할 권리는 없다. 더욱이 대통령이 되겠다는 대선 경선 후보가 국민의 직업을 계급으로 인식하는 전근대적 인식 수준을 가져서야 되겠나”라며 “윤석열 후보가 한 발언은 일말의 여지도 없는 ‘차별’이며, 윤석열 후보는 국민의 존엄을 훼손하는 차별주의자”라고 비판했다.

    같은 국민의힘 내에서도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유승민 캠프의 이효원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아프리카 발언에 대해선 “노동을 바라보는 편협한 시야와 타국을 바라보는 저급한 시각을 보여줬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육체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수많은 노동자들에게 석고대죄하라”고 일갈했다.

    유승민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이가 없다’는 발언에 대해 “평생 검찰공무원으로 살아서언제 짤릴 지 모르는 비정규직의 심정을 모르냐”며 “고용안정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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