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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훈족, 몽골 그리고 오크
    [시선] '반지의 제왕' 대한 다른 시선
        2021년 09월 02일 09:5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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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하나를 감상하자.

    이 그림은 1차 세계대전에 관한 어느 미국인의 두려움을 그린 것인데, 주목할 것은 제목이다. ‘The Breath of the Hun’ 그러니까 훈족의 숨결이다. 1차 세계대전과 고대의 훈족이 관련된 점은 전혀 없으니 아마도 비유적인 표현일 것이다. 그런데 그림에는 단어들도 몇 개 있다. enemy, alien, menace. 우리말로 하면 적, 외국인, 위협 정도라고 생각할 수 있다. alien에는 형용사로 ‘이질적인’이라는 뜻도 있으며, 외계인이라는 뜻도 있다. 훈족이 제목에 들어있으니 alien을 단순히 ‘국적이 다른 사람’의 뜻으로 쓴 것은 아닐 것이다.

    The Breath of the Hun (1918). William Allen Rogers (미국, 1854-1931)

    1차 세계대전은 제국주의 전쟁이었다. 한마디로 나쁜 놈들끼리 싸운 전쟁이었다. 그런데 미국의 이 예술가는 거기에 ‘훈족’을 동원하면서 적이니 alien이니 위협이니 하는 단어들을 사용한다. 물론, 1차 세계대전의 한 쪽 진영에는 훈족과의 친연성이 있을 수도 있는 튀르크인들이 세운 나라 오스만 제국이 있었다. 하지만 이 화가가 그것을 염두에 두고 이 그림을 그렸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아마 ‘미지의, 이질적인 것에의 공포’가 그의 마음속에 있었을 것이다. 이런 공포는 가끔은 ‘이질적인 것’에 대한 적대나 차별로 이어지기도 한다.

    훈족과 몽골족에 대한 두려움은 유럽에 널리 퍼져있다. 이 두려움을 근거로 소설 속에서 어떤 종족을 창조해낸 이가 있고, 더 나아가 그 종족을 괴물로 둔갑시킨 이가 있다. 전자는 <The Lord of the Rings, 반지들의 영주, 혹은 주인>과 <The Hobbit, 호빗>의 작가인 톨킨(J.R.R. Tolkien)이다. 후자는 뉴질랜드 출신의 영화감독 피터 잭슨(Peter Jackson)이다. 이들이 벌인 짓을 보며,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에 관한 일부 서구인들의 ‘내로남불’을 살펴보며, 그것이 펼쳐놓은 위험한 소설과 더 위험한 영화를 조금 다른 시선에서 살피고자 한다.

    “Tolkien creates them to represent all that is bad about modern war.”

    —Lynette Nusbacher in The Story of J.R.R. Tolkien: Master of the Rings (관련 글 링크)

    “톨킨은 현대전쟁 관련 모든 악을 나타내기 위해 그들(orcs, 오크)을 창조한다.”라고 그에 관한 다큐멘타리를 만들었던 누스바허라는 이는 말했다. 현대의 전쟁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The Lord of the Rings Triology(삼부작)>(관련 글) 이 1954~1955년에 걸쳐 출판되었음을 고려한다면,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대표적인 것이겠고, 한국전쟁도 포함될 수 있다.

    그렇다면, 1차 세계대전에서 전쟁을 직접 경험했고 2차 세계대전 때는 자식이 참전했던 그에게 있어 ‘악’의 모델로 삼기에 가장 적합한 이 혹은 세력은 누구였을까? 불행히도, 나치나 파시스트 무리가 아니었다. 심지어는 소련도 아니었다. 그가 전통주의자이고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음을 생각한다면, 그에게는 소련이 가장 악한 자 아니었을까. 어쨌든 더 큰 악 나치 독일에 맞서 그의 조국 영국과 소련이 한시적인 동맹을 맺었으니 소련이 아니었다고 치자. 그럼 누구였을까?

    그에게 악을 떠올리게 하는 이는 히틀러도, 무솔리니도, 스탈린도 아니었던 것 같다. 그는 한 편지에서 오크를 이렇게 묘사했다.

    “squat, broad, flat-nosed, sallow-skinned, with wide mouths and slant eyes: in fact degraded and repulsive versions of the (to Europeans) least lovely Mongol-types.”

    출처: Stewart, Andrew (29 August 2018). “From the Shire to Charlottesville: How Hobbits Helped Rebuild the Dark Tower for Scientific Racism”. CounterPunch.

    “땅딸막한, 넓은, 납작한 코를 가진, 누르스름한 피부를 가진, 넓은 입과 비스듬한(째진) 눈을 가진: 사실 (유럽인들에게는) 가장 사랑스럽지 못한 몽골형들의 퇴폐적이고 혐오스러운 버전입니다.”

    slant-eyed는 서구인들이 동양인, 특히 몽골 계통의 이들을 비하할 때 주로 쓰는 표현이며, 한컴 사전에도 나오듯 아예 동양인을 지칭하는 속어로 slant라는 단어가 쓰이기도 한다.

    *slant [slænt/slɑːnt] n.

    ① 경사, 비탈; 사면(斜面), 빗면; 〖印〗 사선(diagonal)《/》.
    ② 경사진 것
    ┈┈• a ~ of light 사광(斜光).
    ③ (마음 따위의) 경향; 관점, 견지《on》
    ┈┈• You have a wrong ~ on the problem. 자네의 이 문제에 관한 관점은 틀렸네.
    ④ 《口》 슬쩍〔언뜻〕 봄, 곁눈질(glance).
    美俗·蔑》 아시아〔동양〕 사람.
    ⑥ 《方》 빈정댐, 빗댐.
    ━ɑ.
    기운, 비스듬한
    ┈┈• a ~ ray of light.

    세르비아 배구 선수들이 한 짓을 보자.

    관련 기사 링크

    이번에는 아시아 축구 선수들을 향한 유럽과 남미 축구인들의 모습을 보자.

    관련 기사 링크

    이 사진을 보면 다수의 한국인은 ‘귀엽다’라는 반응을 보이겠지만, 톨킨과 같은 이들에게 이 아이의 눈은 훈족과 더불어 유럽 곳곳을 무자비하게 정복했던 몽골족의 후예임을 드러내는 상징일 뿐일 수도 있을 것이다.

    톨킨에게 있어서 오크는 아시아인, 특히 몽골리안이었다. 그럼 왜 현대의 전쟁과 관련된 모든 악과 몽골족이 연루된 것인가? 일단 2차 세계대전의 악당 중 일본이 포함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혹은 당시의 유럽인들 일부에게 ‘악’ 하면 눈 째진 자들, 훈족과 몽골 족이었는지도 모른다.

    일본은 참으로 나쁜 짓을 많이 저질렀지만, 그것은 톨킨의 조국 ‘대영제국’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이지만,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시대정신 ‘내로남불’이 한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던 것이었나 보다.

    영국이 저지른 나쁜 짓은 책을 천 권을 내도 다 서술할 수 없지만, 20~21세기의 가장 큰 비극 중 하나인 중동의 비극을 배태한 것은 바로 영국임을 잠시 살펴보자.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자. 1차 세계대전은 제국주의 전쟁이었다. 20세기 초 아랍지역의 대부분은 영국과 프랑스에 의해 점령된 상태였다. 그런데 이 땅은 오랫동안 오스만 제국의 땅이었는데, 1차 세계대전에서 오스만 제국은 독일과 한 편이었고, 영국과 프랑스가 다른 한 편이었다. 특히 아라비아반도는 영국이 먼저 ‘찜’한 지역이었고, 영국은 이곳의 종족들을 부추기고 무기를 지원하면서 오스만 제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면 나라를 만들어 준다고 약속했다. 이 과정에서 사우드 가문은 영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아라비아반도에서 오스만 제국과의 전쟁을 벌이면서 세력을 키우게 된 것이고, 결국 아라비아반도의 승자가 된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그리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었다. 아라비아반도에서 사우드 가문만이 큰 세력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오스만 제국과 아랍인들의 싸움을 부추겨 승리하기 위해서, 영국은 다른 부족들과도 거래했던 것이었다. 영국은 아라비아반도의 메카와 메디나 지역의 지배가문이었던 하심 가문을 비롯한 부족들에게도 약속을 이중으로 했다. 약속을 남발한 후에 영국은 또 하나의 아랍지역에 진출했던 제국주의 국가 프랑스와 비슷한 시기인 1916년 사이크스-피코 협정이라는 비밀협정을 맺었다. 이는 오스만 제국이 물러나면 중동지역 전체를 둘이 나누어 먹자는 약속이었다. 한 마디로 비열한 사기꾼들이다.

    데이비드 린 감독의 <아라비아 로렌스>(관련 글 링크)라는 영화를 보면 그때 이야기가 자세히 펼쳐진다. 유대인에게 예루살렘을 근거로 한 유대인 국가를 보장해 준다는 사기를 친 발포어 선언도 마찬가지였다. 팔레스타인 분쟁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는 근원에는 제국주의 영국과 프랑스가 있다.

    제국주의 전쟁이었던 1차 세계대전은 1918년에 유럽 쪽에서는 종전되었지만, 중동지역은 아랍의 부족들 간의 전쟁터가 되었다. 아랍국가들이 서방세계에 대한 분노를 가진 데에는 이런 역사적 맥락이 있다. 상황이 복잡해지자 영국과 프랑스는 중동 전체 지도를 갖다 놓고 자기들 맘대로 줄을 그어 나라들을 나누었다.

    지금 우리가 아는 중동의 나라들은 모두 1차 대전 이후, 혹은 2차 대전 이후 일부 서방국가 마음대로 줄은 그은 영토를 부여받은 것이다. 시리아나, 이라크, 이란 등 등은 모두 우리나라처럼 해방 이전부터 나라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가 자기들 마음대로 나라를 나누고, 이 나라는 어느 가문에 주고 프랑스가 지배하고, 저 나라는 또 다른 가문에 주고 영국이 사실상 통치하는 식으로 만들어졌던 것이었다.

    이렇게 국가의 경계선을 나누는 과정에서 역사적 경험을 함께하지 않았던 종족들이 묶이기도 했고, 수니와 시아파라는 종교적 갈등이 첨예한 종족들이 한데 묶이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오늘의 중동지역 분쟁의 씨앗이 뿌려졌다. 이 과정에서, 유독 쿠르드족의 나라는 만들어 주지 않고 5~6개 나라로 나누어 놓았고, 그래서 3000만이 넘는 종족이 나라가 없어 오늘도 투쟁하고 내일도 투쟁하며 아랍지역 분쟁의 단골이 되게 만들었던 것이었다.

    한 마디로 이 독점 자본주의, 제국주의는 참으로 인류 역사의 참변이었다. 그것도 모자라 지금도 아랍의 상황에 끝없이 개입하며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 그래놓고 서방과 이슬람 세계의 갈등을, 무슨 문명의 충돌이니 어쩌고 하면서, 인류를 위협하니 어쩌고 하는, 사무엘 헌팅턴 같은 학자들이 있다. 때로는 이슬람근본주의가 칼을 들만하다는 생각도 든다.

    (‘붉은오늘’ 유튜브 ‘911 테러와 이슬람근본주의: 와하비즘에서 이슬람국가까지 1부에서 발췌 )

    The Captive Slave (1827). John Philip Simpson (영국, 1782–1847)

    그뿐 아니다. 우리는 흑인 노예 하면 미국을 떠올리지만, 그 근원 중 하나는 대영제국이다.(관련 글) 

    19세기 아프리카 지도 https://runningboy.tistory.com/entry/열강의-분할-이후의-아프리카

    톨킨은,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주로 독일군과 치열하게 싸웠음에도, 자신의 비열하고 야만적인 조국이나 히틀러와 무솔리니 같은 악마들보다는 자신과 생김새가 다른 동아시아인들을 모델로 악을 상징하는 종족 오크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의 책의 결론 부분이 <왕의 귀환, The Return of the King>임을 주목하라. 유랑자(Strider) 신세로 수십 년을 살아온 그는(아라곤은 삼십 대로 보이지만, 프로도를 만나는 장면 기준으로 87세였다)(관련 글) 왕의 후예였는데, 그가 왕이 되는 것에 의하여 중간대륙의 평화가 완성되는 것이다. 톨킨은 왕정주의자이고, 전통주의자이며, 아마도, 제국주의자이다.

    이 책 하나만 놓고 그가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하는 것은 과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다음과 같다. 그에게는 자신과 다른 이들에 관한 공포가 있었고, 몽골족을 ‘악’을 묘사하기 위한 원형으로 활용했다. 톨킨 자신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그의 소설을 통해 아시아인, 특히 몽골리안에 관한 부정적 인식을 얻게 된 이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는 위험한 일을 벌인 것이다. 그의 ‘광 팬’이 앞으로 이야기할, 혹은 보여줄, 짓을 한 것이 과연 우연일까?

    톨킨보다 한발 더 나아간 이가 있으니 그가 바로 <The Lord of the Rings> 삼부작의 영화감독 피터 잭슨이다. 이 영화에서 선의 편에 선 이는 모두 백인이며, 소설에서는 몽골족 비슷하게만 묘사되었던 오크는 아예 괴물로 묘사된다.

    * 모든 반지의 제왕 관련 사진의 저작권은 New Line Cinema에 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술 더 뜬다. 3부 <The Return of the King>의 백색 성(미나스 티리스, Minas Tirith) 앞에서의 전투 장면을 보자. 오크와 우르크 하이들을 일방적으로 도륙하고 있던 로한(Rohan) 기병대는 눈앞에 나타난 거대한 짐승들(올리판트, oliphant)에 깜짝 놀란다. 로한의 왕(세오덴, Theoden)의 표정을 보라.

    유럽의 여러 전통의 뿌리가 되는 고대 로마인들에게 저승사자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카르타고의 한니발이다. 카르타고는 아프리카 북부에 있었지만, 원래 뿌리는 페니키아이고, 페니키아는 아시아에 있었다.(관련 글)

    이 아시아에 뿌리를 둔 카르타고의 장군은 수년간 현재의 이탈리아반도를 지배했고, 수많은 전투에서 로마군을 궤멸시켰다. 비록 알프스를 넘는 과정에서 코끼리를 모두 잃어 본국 로마에서 한니발은 코끼리를 이용한 전투를 하지 않았지만, 코끼리를 전투에 활용하는 도시국가 카르타고는 로마인들에게 공포 그 자체였을 것이다.

    그것을 아는지, 피터 잭슨은 코끼리를 변형한 상상 속의 동물 올리판트를 영화에서 잘 활용했다. 그런데 올리판트를 조종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피부색은 갈색이고, 생김새는 중동 사람이다. 다시 말해, 아시아인이다.

    또 다른 사진을 보자. 중동지역 사람이나 북아프리카계 사람으로 보이는 등장인물이 악의 근원 사우론의 편에서 백인들에게 화살을 쏘고 있다.

    활 또한 유럽식보다는 아시아식에 가까워 보인다. 더 정확히는 고구려의 맥궁과 유사하다.

    이 사악해 보이는 아시아인을 정의로운 백인이 창을 던져 죽이는 장면을 생각 없는 아시아인들은 박수갈채를 보내며 좋아했을지도 모른다.

    로한의 병사들은 분전했지만, 올리판트를 동원한 아시아인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다.

    이들이 쓴 두건조차 유럽적 전통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아시아 계통 사람들이 조종하는 올리판트에 의해 로한 기병대가 몰리고 있을 때 이 상황을 정리한 것은 누구인가?

    난장이(dwarf). 적갈색 머리는 켈트족(아일랜드 등에 거주)에서 많이 드러나는 특징이다.

    마법사

    요정들(elfs, 혹은 elves)

    호빗들(hobbits)

    그리고 80대이면서 30대로 보이는 우리의 왕이다. 그의 부인은 2759세 혹은 2760세이다.

    드워프, 엘프, 호빗, 마법사, 인간 모두 공통점은 백인이다.

    그리고 악의 무리는 다음이다.

    사우론 무리의 오크/ 우르크하이/ 나즈굴 병력에 합류하려다 아라곤이 이끄는 귀신 혹은 유령들에게 궤멸당하는 해적 무리의 수장은 모습은 튀르크계 같은데 머리 모양은 동아시아적이다. 심지어 비녀도 꽂았다.

    결국, 악의 무리는 백인이 아닌 모든 이들이며, 결국은 아시아 사람들이다. 괴물과 아시아인은 같은 편이며, 동급이다.

    피터 잭슨에게도 나는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딱지를 붙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어쨌든 이런 짓을 벌였다. 판단은 독자가 하는 것이며, 나는 여기서 이 영화에 관한 서술을 멈춘다.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있다. 유럽인들에게 훈족과 몽골족은 공포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아시아의 ‘야만족’들 전체가 미지의 공포를 주었을 수도 있다.(주1) 하지만, 17세기 이후 모든 것이 다 바뀌지 않았던가? 유럽인들은 세계의 곳곳을 식민지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마약을 중국(청)에 들여보내고 그것에 대한 청의 조치를 빌미로 전쟁을 벌여 청이 종이호랑이였음을 입증했다.(주2)

    영국 등이 또 하나의 ‘야만족’인 만주족(여진족)이 주도하는 청을 물리친 후 유럽인들의 가장 큰 적은 유럽인들이었다. 유럽 국가들은 더 많은 식민지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와 싸웠고, 아프리카 등에서 충돌하던 그들은 결국 인류가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최악의 전쟁을 일으킨다. 그것이 소위 ‘세계대전’이다. 1차 세계대전도, 2차 세계대전도, 오스만 제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거의 유럽 내부의 투쟁이었다.

    악을 대표하는 것은 아주 오랫동안 유럽과 아메리카에 있는 국가들이었다. 에즈라 파운드에 관한 글에서, 나는 보수주의의 특징 중 하나가 피해자를 가해자라고 부르며 그들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썼다. (관련 글) ‘게르만족의 대이동’을 일으킨 동력이었던 훈족이나 세계에서 가장 넓은 땅을 정복했던 몽골족을 잊지 않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먼일이고, 지금은 전혀 다른 시대이다. 옛것을 잊지 않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현재와 아주 가까운 과거는 무시하고 옛것에 몰입하는 것은 인정하기 어려운 일이다.

    <주석>

    주1) 로마의 기독교 사람들은 훈족을 ‘신의 채찍’이라는 별명을 부르며 무서워 떨었다. 심지어 로마 제국 황제의 누이였던 호노리아는 훈족의 우두머리 아틸라에게 자기와 결혼하면 지참금으로 서로마 제국 영토의 절반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편지도 보냈다.

    로마인 이야기 15: 로마 세계의 종언, 시오노 나나미, 김석희 역, 한길사, 2007. 2. 1. 참조.

    주2)

    https://ko.wikipedia.org/wiki/아편_전쟁

    https://www.youtube.com/watch?v=AJIcA2E8ce4 영화 <아편전쟁> 동영상

    필자소개
    레디앙 기획위원. 도서출판 벽너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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