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뚫고 딴 공장도 뚫어주고 함께 상경한 노동자들
    2006년 12월 07일 12:4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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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확산법안 날치기 전면무효와 한미FTA 저지를 위한 민주노총의 8번째 총파업과 제 3차 민중총궐기 투쟁이 있던 6일 대전과 충북지역에서는 노동자들의 경찰의 봉쇄를 뚫고 갇혀 있던 다른 공장 조합원까지 ‘구출’해 서울로 올라오는 일이 벌어졌다.

대전 대덕구 신탄진동에 있는 대한이연 공장. 민주노총의 지침에 따라 금속노조 대한이연지회는 이날 오후 4시간 파업을 벌여 공장을 세웠다. 낮 1시 20분 조합원 150여명은 서울로 올라가기 위해 버스 3대에 나눠 타고 공장 정문을 나섰다. 

한데 경찰버스 7대와 전투경찰 300여명이 외길을 완전히 막고 있었다. 지난 달 29일 2차 민중총궐기 때 경찰의 원천봉쇄에 가로막혀 조합워들이 아예 서울로 가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날 간부들과 조합원들의 각오는 남달랐다.

지회 간부들은 “합법적인 민주노동당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막아 생기는 모든 불상사는 경찰의 책임”이라고 밝히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서울로 가겠다는 뜻을 전하자 경찰은 도로 봉쇄를 풀었다.

경찰의 1차 봉쇄를 뚫고 서울로 향하던 이들에게 또다른 노동자들의 봉쇄당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금속노조 충북지부 소속인 씨멘스브이디오한라와 캄코 노조 조합원들이 자신들을 둘러싼 경찰과 맞서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버스의 방향이 돌려졌다. 충남 신탄진 IC를 향하던 3대의 버스는 충북 청원공단으로 향했다. 공단입구에는 경찰들이 이들을 막았다.  하지만 이들은 관광버스를 막는 경찰을 밀어내고 공단 안으로 들어갔다. 청원 공단의 두 노조는 경찰 버스에 의해 2중으로 차단된 상태. 조합원들은 경찰과 대치하고 있었고, 하늘에서는 경찰 헬기까지 날아다녔다. 

조합원들 경찰에 갇혀있는 청원공단으로 가다

씨멘스브이디오한라와 캄코공장은 나란히 붙어있다. 1시 30분 이날 4시간 파업을 벌인 조합원들 300여명이 버스 7대를 이용해 서울로 가려고 하자, 경찰은 버스 9대 400여명의 전경을 동원해 회사 입구를 완전히 틀어막았다.

조합원들은 “정당한 집회 참석을 막지 말라”고 요구했으나 소용없었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조남덕 사무국장은 “민주노총 소속 다른 노조들은 아무도 막지 않았는데 왜 우리만 막냐고 하자 경찰은 중앙에서 내려온 결정이라 운신의 폭이 없다며 길을 열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분노한 조합원들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바로 이 때 대한이연, 콜텍, 한라공조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이 탄 4대의 버스가 공단 입구에 들어섰다. 경찰들보다 더 많은 조합원들이 경찰을 에워싸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었다.

   
  ▲ 6일 낮 1시 충북 청원군 씨멘스브이디오한라와 캄코 공장 앞에서 조합원들이 서울 상경을 막는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사진=금속노조)
 

노동자들이 경찰을 에워싸다

당황한 경찰은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 길을 텄고, 2시 30분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조합원 500여명은 버스 11대를 이용해 민중총궐기대회가 열리는 서울 대학로를 향해 출발했다. 대한이연지회 양선배 노동안전부장은 “우리끼리 올라가지 않고 브이디오와 캄코 조합원들과 같이 올라가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5시가 넘어서야 서울에 도착했고, 을지로로 행진하는 대열에 결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충북 영동군 용산면에 있는 유성기업 영동공장 150여명의 조합원들을 끝내 서울 상경투쟁에 참여하지 못했다. 12시 50분 관광버스 3대를 동원해 서울로 오려던 조합원들은 전투경찰 150명이 막아섰다. 조합원들은 “정당한 집회 참석을 보장하라”며 경찰과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였고 공장 일대는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다.

조합원들은 2시간 가까이 경찰과 대치하면서 투쟁을 벌였고, 경찰과 조합원 부상자가 속출했다. 투쟁이 격화되면서 시간이 길어졌고, 서울에 올라가더라도 행진까지 거의 끝날 시간이 됐다. 유성영동지회는 공장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노무현 정권의 비정규직확산법안 날치기 통과는 전면 무효임을 선언했다.

경찰은 “합법적인 민주노동당 집회에 참가하겠다”는 노동자들을 막을 명분이 없었다. 그래서 과기노조 등 대전과 충북지역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서울 상경투쟁을 봉쇄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유독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에 대해서만 원천봉쇄를 실시했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만 원천봉쇄한 이유

이는 ‘비정규직 확산법안’이 통과된 다음날인 12월 1일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와 충남지부 조합원들이 파업을 벌이고 서울로 올라와 격렬하게 싸웠기 때문에, 투쟁이 격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500여명의 대전충북지부 조합원들은 산별 금속노조 조합원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경험하면서 서울에서 힘찬 투쟁을 벌이고 집으로 돌아왔다. 조합원들은 도시락으로 저녁을 때우고 밤 10시가 다 되어 집에 도착했고, 다음 날 힘겨운 노동을 위해 피곤한 몸을 뉘었다.

대한이연지회 양선배 노동안전부장은 “한미FTA와 비정규직법안 등 민주노총 4대 요구안을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 노동자 민중의 삶은 작살나고 노동조합 활동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힘 빠진다고 물러서지 말고 파업이 안되면 확대간부라도 파업을 벌이고, 연월차라도 내서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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