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연대파업 보여준 금속노조 경주지부
    2006년 10월 25일 04: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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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나 목표가 서로 같으며 모두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일" 국어사전에 나와있는 ‘연대의식’의 뜻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는 하나다. ‘이해관계나 목표가 서로 같고 모두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하나가 아니다. 정규직 고용안정을 위해 비정규직 채용을 용인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정규직 노동자가 손해를 감수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와 연대파업에 나서고, 제조업 노동자가 사무직 노동자와 연대파업을 벌이는 일은 좀처럼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10월 25일 금속노조 경주지부가 진정한 연대파업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기계를 만드는 금속노동자가 대학에서 청소하는 아줌마들과 ‘이해관계나 목표가 서로 같다’고 생각하고 4시간 파업을 벌였다. 지난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해결을 위한 광주전남지역 노동자들의 연대파업 이후 처음이다.

   
 
 

25일 오후 2시 30분 경주 동국대학교 앞. 발레오만도, IHL, 일진베어링 등 금속노조 경주지부와 아폴로산업노조 등 금속 12개 사업장 2천 5백명의 조합원이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간 파업을 벌였다. 노동자 1천여명은 동국대학교 앞에 집결해 청소노동자 해고 철회를 요구했다.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는 지난 8월 31일 전체 청소노동자 50여명 중에서 민주노총 경북일반노조에 가입한 28명의 조합원들을 해고했다. 환갑이 넘은 여성노동자들은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천막을 치고 50일이 넘도록 농성을 벌였다. 그러나 동국대는 해고를 철회하기는커녕 28명 전원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로 고소했다.

금속노조 간부들은 명백한 민주노조탄압이고 금속노동자들이 앞장서서 지역의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판단했다. 10월 9일 경주지부 운영위원회에서 25일 파업을 결정했고, 이날 민주노총 경주시협의회 회의에서 최종 확정했다.

금속노동자들의 연대투쟁에 당황한 동국대는 25일 휴강을 계획했다가 교수들 반발로 철회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이에 앞서 20일 부총장 명의로 성명서를 언론에 배포하면서 경주경찰서에 집회 사전봉쇄 요청하고, 경주시청에 천막과 현수막 철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25일 1천여명의 금속노동자들은 동국대학교 앞에서 "부당해고 철회 민주노조 사수 원직복직 쟁취 동국대학교 규탄 경주지역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동자들은 집회를 마치고 해고 철회 등을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이날 경찰은 학교 안에 11대의 버스와 전투경찰 500여명을 대기시켰다.

   
 
 

금속노조 한규업 경주지부장은 "50여명의 청소아줌마 중에서 28명이 민주노총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해고시킨 것은 명백한 민주노조 탄압이기 때문에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서 금속노동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민주노총이 내부적으로 혁신이나 위기를 얘기하니까 자본이 민주노총을 얕잡아보는 거 아니냐고 생각했고 경주지역에서 이걸 돌파해서 해고된 아주머니들을 일터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막강한 조직력을 가진 금속노동자들이 늙은 청소노동자들의 손을 굳게 잡고 ‘진정한 연대’가 무엇인지를 온 몸으로 보여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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