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규-비정규직 임금격차
    152만원, '사상 최대' 기록
    코로나 상황 아닌 16년간 누적 결과
        2020년 10월 27일 05: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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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 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은 171만1천원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 격차는 2004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의 현상이라기보다, 정규직 임금은 크게 증가하는 반면 비정규직 임금은 그보다 적게 상승하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상황이 누적됨에 따른 것이다.

    이미지=통계청

    정규직-비정규직 임금격차 152만원 ‘사상 최대치’
    꾸준히 격차 벌어져…16년 간 누적된 결과

    통계청은 27일 발표한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최근 3개월(6~8월) 간 정규직 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은 323만4천원으로 6만 9천원(2.2%) 증가한 반면,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은 171만1천원으로 오히려 1만8천원(1.0%) 감소했다.

    이번 조사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는 무려 152만3천원이다. 지난해 조사에서 임금격차는 143만6천원이었는데 10만원 가까이 격차가 벌어진 셈이다.

    올해 최대치로 벌어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를 두고 일부에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통계작성이 시작된 2004년부터 2019년 통계자료를 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는 16년간 누적된 결과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4년 8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는 61만6천원이었다가 매해 꾸준히 격차가 벌어지다가 2009년 8월 조사에선 99만7천원으로 격차가 100만원 가까이 벌어졌다. 이 해에 정규직의 임금은 7만6천원 올랐지만 비정규직은 9만4천원 삭감됐다.

    임금이 배 이상 차이가 나지만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임금이 더 많이 오른 때는 2017년 8월, 2011년 3월밖에 없다. 거의 매해 정규직의 임금 인상 액수가 2배 이상 많았고, 10배 넘게 오른 해도 있었다.

    비정규직 중 한시적·비전형 노동자, 시간제 노동자의 임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시적 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은 185만 7천원, 비전형 노동자는 185만 4천원, 시간제 노동자는 90만 3천원으로 나타났다.

    한시적 노동자는 전년 동월 대비 3천원, 시간제 노동자는 2만 4천원, 비전형 노동자는 4천원 감소했다.

    사회보험 가입에서도 ‘차별’
    노조 가입률은 정규직에 6배 가까이 차이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사회보험 가입률도 확연하게 낮았다.

    정규직 10명 중 9명이 국민연금, 건강·고용보험에 가입했지만 비정규직은 국민연금 가입률이 37.8%로 지난해 대비 0.1%p 하락했고, 건강보험은 49.0%, 고용보험은 46.1%였다. 지난해보단 각각 1.0%p, 1.2%p 상승한 수치다.

    다만 한시적 노동자와 시간제 노동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상승했으나, 비전형 노동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하락했다.

    근로복지 수혜율에서도 비정규직은 임금노동자 평균보다 낮았다.

    전체 임금노동자의 근로복지 수혜율을 보면 시간외수당은 1년 전보다 1.8%p 늘어난 50.0%, 유급 휴일은 1.7%p 오른 64.6%였다. 퇴직급여는 0.8%p 줄어든 73.2%였다.

    비정규직은 수혜율이 퇴직급여 40.4%(2.5%p↓), 상여금 37.6%(0.6%p↓), 유급휴일 34.1%(1.1%p↑), 시간외수당 27.5%(1.6%p↑)로 각각 집계됐다.

    최근 1년간 직업능력 향상 위해 교육 및 훈련을 받았다는 응답은 52.5%로, 지난해보다 1.7%p 떨어졌다.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의 특성상 노동조합 가입 비율도 낮게 나타났다. 전체 임금근로자의 노동조합 가입 비율은 12.3%로 전년동월대비 동일했다.

    이 가운데 정규직은 17.6%였지만, 비정규직은 3.0%만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비정규직, 남성보다 여성이 10% 이상 많아

    임금과 복지, 노동조합 가입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는 비정규직은 남성보단 여성의 비율이 더 높았다.

    임금노동자 2,044만6천명 중 정규직은 63.47%(1,302만명), 비정규직은 36.3%(742만6천명)였다.

    이 가운데 비정규직 남성은 44.9%(333만5천명), 비정규직 여성은 55.1%(409만1천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10.2%p(756명) 높았다. 남성은 전년동월대비 2만 1천명 감소, 여자도 3만 5천명 감소했다.

    비정규직 중 여성의 비율이 월등하게 높은 결과 역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실제로 2003년 8월 비정규직 남성은 229만5천명, 여성은 232만7천명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비정규직에서 여성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2010년 8월 여성 비정규직 수가 305만5천명까지 늘었다. 이 기간 남성은 265만9천명으로 2003년보다 비교적 크게 늘지 않았다.

    비정규직 안에서도 남성과 여성의 임금격차도 존재했는데, 이번 통계 조사 결과 15.9% 상승한 시간제 노동자의 최근 3개월간 월평균임금을 성별로 보면, 남자가 97만원으로 여자(87만 7천원)에 비해 9만 3천원 많게 나타났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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