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판사들, 대법원장 말 너무 안 듣는다
    2006년 10월 16일 11:38 오전

Print Friendly

이용훈 대법원장이 사법수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엄단 방침을 강조했지만 일선판사들의 화이트칼라 범죄 솜방망이 처벌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으며 심지어 2심에서 형을 깎아주기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법사위원회 소속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16일 서울고등법원에 대한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이 대법원장이 2월9일 ‘박용성, 박용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을 구속수사하지 않고 집행유예 판결을 내린 것은 대표적인 화이트칼라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규정했으나 이들은 7월21일 2심판결에서도 그대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배임과 사기, 불법정치자금 제공으로 기소된 김영훈 굿머니 회장은 1심에서 징역 8년4월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징역 7년으로 감형됐고, 220억원을 횡령하고 비자금을 조성한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은 1심 징역 4년에서 2심 징역 3년으로 감형됐다. 또 분식회계와 배임으로 기소된 장흥순 전 터보테크 대표도 1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노 의원은 이 대법원장의 발언 이후 화이트칼라 범죄로 재판이 진행된 20명의 양형을 분석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들은 모두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거나 감형됐고, 1심에서 이미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만 2심에서 형량이 그대로 유지됐다”며 “이는 이용훈 대법원장의 화이트칼라 범죄 엄단 방침이 일선 판사들에 의해 무참하게 무시당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구나 화이트칼라 범죄자들은 대부분 불구속수사를 받았을 뿐 아니라 1심 판결에서 실형이 선고되더라도 법정구속은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조원대 분식회계와 2조원대 사기대출을 저지른 현대건설의 이내흔, 김윤규 전 사장, 김재수 전 부사장은 모두 불구속 기소 됐고 1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으나 법정구속되지 않았다.

315억원을 횡령한 장충식 단국대 이사장. 4천1백억원 사기대출 및 80억원 횡령으로 기소된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도 1심에서 각각 징역 3년을 선고받았지만 구속되지 않았다.

노 의원은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았더라도 법정구속되지 않는 화이트칼라 범죄자들은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하루도 구속되지 않고 법망을 유유히 빠져나간다”고 꼬집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