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님들 환경에도 신경 좀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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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9월 25일 01:2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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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사람들은 ‘교회는 도시에, 사찰은 산에 있다’라고 인식하고 있다. 요즘 많이 변하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그렇다. 그리고 사찰은 생명을 존중하는 종교, 교회는 사회복지를 실천하는 종교라는 인식도 일반적인 시각이다. 사찰이나 교회가 종교의 개념을 넘어 우리사회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다.

    필자는 이러한 종교의 성격과 내용을 논하자는 것은 아니고 우리사회에서 중요한 구성요소인 사찰이나 교회가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해 환경운동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고, 특히 생명존중을 실천하는 사찰의 환경문제를 짚어보고,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요즘 템플스테이를 찾는 시민들이 많다. 템플스테이는 불교계에서 수행하는 여러 가지 체험을 통해 복잡해진 신심을 단련하는 것인데, 그중 빠지지 않는 것이 발우 공양이다. 환경적으로 표현하면 음식물쓰레기를 전혀 남기지 않고, 설거지나 청소를 위한 자원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다.

    또, 새벽에 산속의 생명들과 함께 일어나고 교감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생명존중 철학을 그대로 실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찰이 위치한 곳은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에 속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환경훼손이 덜 하여 친환경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찰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들면서 생각지도 않은 환경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자연경관과 어울리지 않는 사찰 건물

    요즘 사찰이 옛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환경의 개념은 경관적으로도 접근할 수 있는데, 주변 자연경관과 어울렸던 사찰이 보다 웅대해지고 건축방식이 점점 투박해지고 있다. 고급스러운 대리석 건물, 화려한 조형물, 사찰입구까지 잘 정돈된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도로, 넓은 주차장 시설은 스님들의 편익시설을 넘어서 보다 많은 관광객이나 불자를 확장하기 위한 경쟁력처럼 보인다.

    특히, 주차장이나 도로의 경우, 계곡의 하천을 불법 전용하여 개발하는 사례가 많아 민원이 많이 제기되고 있고 행정당국에서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또한 스님들뿐만 아니라, 행정기관의 장, 사찰의 중요한 인물 등을 운운하면서 산중턱까지 차를 갖고 다니는 인사가 너무 많다. 이에 대한 대책은 매우 쉽게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분리되지 않은 쓰레기의 불법 소각

    사찰의 자판기나 화장실 근처에 비치되어 있는 쓰레기 분리수거함은 행정당국에서 수거해 간다. 이것도 큰 사찰의 경우에 해당하고 산속에 위치해 있거나 작은 사찰의 경우, 쓰레기 분리수거는 엄두도 내지 못하여 분리수거를 한다 해도 행정당국에서 수거하지 못하고 있다. 

    또 큰 사찰이나 작은 사찰에서 발생되는 일상적인 쓰레기는 종류를 불문하고 조그만 소각장을 만들어 소각하고 있다. 옛날 산사에서 맡았던 나무타는 내음이 아닌 각종 플라스틱과 화학물질이 포함된 용기가 아무런 오염 여과 시설 없이 소각되고 있는 것이다.

    또 그 유해한 소각재는 땅속에 묻혀 제 2의 환경오염을 유발시킨다. 가끔 산사 근처에 가면 화장실 냄새와 화학물질을 소각한 매캐한 냄새가 혼합되어 눈살을 찌푸릴 때가 많다. 쓰레기 문제를 관장하고 있는 해당 자치단체와 협의하면 대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하촌의 무질서와 계곡의 오염

    일정규모의 사찰이 있으면 인근에는 대부분 식당가가 위치해 있다. 국립공원의 경우 사찰이나 사하촌에 정화조 설치는 물론, 하수처리장을 설치하고 있지만, 그러하지 못한 지역이 더 많다. 얼마 전 전국의 국립공원 계곡의 수질을 조사한 결과, 일반 하천보다도 더 오염된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국립공원이 이러한 터인데 하수처리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일반 사찰에서 발생되는 하수는 인근계곡의 수질과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사찰에서의 발우공양이 사찰의 땅을 임대해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음용수 관리를 철저히 해야

    사찰의 대부분은 지하수나 계곡물을 음용수로 활용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사찰 근처에 오면 대부분 물한잔씩 마시는 것을 관행으로 생각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러나 이러한 음용수에 대한 수질검사는 대도시 인근의 사찰이나 규모가 큰 사찰만 이뤄지고 있다.

    오염원이 없어 깨끗하다는 지하수에 대한 막연한 믿음감 때문에 수질조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대기오염으로인한 수질오염과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로 오염된 계곡물과 지하수가 많은 만큼 음용수에 대한 모니터링이 꼭 이뤄져야 한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문화재 훼손이 많아지고 있다

    요즘 대기오염 등으로 산성비가 내리고 보관 관리 등의 문제로 문화재가 훼손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외국에선 대기오염과 문화재 훼손이라는 연구도 진행할 정도로 문화재 보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우리나라의 문화재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찰의 국보나 보물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환경오염이 원인이 된다면 환경오염을 저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대체에너지 사용, 사찰이 선도해야 한다

    사찰이 신도들이나 일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행정기관 못지않다. 요즘 교토의정서 발효로 대체에너지 개발과 이에 대한 상용화 정책이 국가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사찰에서 태양력이나 지열과 같은 대체에너지 이용을 활성화 한다면 많은 시민들에게도 큰 영향을 줄 것이다.

    환경문제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시스템의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고,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사찰이 환경오염에 미치는 부하량은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 사찰이 갖고 있는 위상은 종교적 개념을 넘어 사회곳곳에 영향을 미치는 공익성의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전국 사찰의 환경문제에 대한 평가의 지표를 만들고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하여 개선책을 제시해야 한다.

    요즘, 사찰에서 문화적 성격의 템플스테이를 넘어 아토피를 치유하는 건강템플스테이도 이뤄지고 있다. 도시민들이 사찰의 무공해 음식을 먹고, 깨끗한 공기에서 자신의 수련법을 배우고 있다. 이렇듯 사찰이 종교의 개념뿐만 아니라 생명존중의 철학과 사상을 선도해나가며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해 노력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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