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친구 권용목을 위한 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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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9월 21일 03:1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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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독자게시판에 올라온 이 글을 쓴 사람은 80년대 이른바 ‘구로연투’ 당시 대우어패럴 노조위원장이었으며, 서노협 전노협에서 활동한 바 있는 김준용씨다. 그는 지금 새로운 노총을 만들기 위한 ‘새노총준비위’ 대변인을 맡고 있다. <편집자 주>

    난 글 쓰는 재주가 없는 사람이다.
    그리고 또 직접적으로 나와 상관없는 사회의 여러 쟁점에 관여하고 싶은 생각도 별로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의 나의 오랜 친구에 대한 논평에는 한마디 하고 넘어가야겠다.

    “과거 노동운동 내에서 스스로 변절을 선언하고 떠나버린 권용목, 비뚤어진 양심을 생각하며 자숙하라”라는 민주노동당의 개인에 대한 모욕적인 논평에 정말로 어이가 없기 때문이다. 도대체 민주노동당은 무슨 자격으로 개인의 양심과 사상의 자유에 대해 가히 테러 수준의 모욕적인 언사와 비아냥을 퍼 부을 수 있단 말인가?

    혹시 소위 보수언론의 집중보도와 의도된 관심에 시기심이나 두려움을 느껴서 그렇게 신경질적이고 자기방어 본능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권용목이 노동당원 이었던 적이 없으므로 변절이라 주장함은 당치않으며 십수 년 전 개인의 노동운동경력을 들어 변절이라 주장하는 것 역시 이치에 맞는지 답해야 할 것이다.

    내가 친구로서 20년을 지켜본 권용목은 악착같지 못하고 여리디 여려서 그리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지나쳐 자신의 이익도 챙길 줄 모르는 자본주의의 낙오자 같은 바보 같은 사람이었던 기억이 대부분이며, 민주노총 사무총장 시절에도 권용목은 악착같은 사람들에게 휘둘리다 소위 운동권의 기득권을 버리고 훌훌 맨손으로 세상을 향해 홀로 내던져진 사람이었던 것 뿐이다.

    그런 권용목이 고착화 된 세상의 가치관에 자신의 이야기를 거침없이 주장하는 것을 보고 옳고 그름을 떠나 중세 교황청에서 재판받는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연상케 해서 흐뭇하다. 그래서 친구가 다시 살아난 것 같아 기쁘다.

    민주노동당이여!
    공당이 한낱 새로 출범한 사회운동단체를 정치적 경쟁자로 생각한 나머지 시기심과 경쟁심에 눈이 멀어 소아병적으로 견제하기보다는 권용목이 주장하는 여러 가지 생각에 대해 실력과 결과를 가지고 대중을 통해 검증하려는 원칙적인 자세를 가지라 충고하고 싶다.

    권용목이 하는 일이 한국사회에 영향력을 행사 못할 것이라는 미아리 점쟁이식의 예측보다 민주노동당이 한국사회에 더욱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너나 잘 하세요.”라고 충고 하고 싶다.

    2006. 9. 21. 광화문에서 친구 용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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