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통권 논란에 철학계에도 불똥
        2006년 09월 14일 01: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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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논란이 계속되면서 철학계에도 불똥이 튀었다. 지난 5일 선진화국민회의가 ‘전시작전권 환수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국철학회(회장 이한구 성균관대 교수)의 전·현직 회장 9명이 학회 직함으로 서명을 하고 학회 내에서 직접 서명운동을 주도했던 것이 발단이 됐다.

    ‘전국철학자네트워크(Philosophical Engagement Network, PEN)’는 14일 오전 서울 안국동에 있는 카페 ‘달개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회원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은 채, 회장 직함을 내세워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추진 중단’을 위한 서명운동을 주도함으로써 한국철학회와 한국철학회 회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이한구 회장의 사과와 회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는 국가의 주권과 안보에 관한 문제이므로 공론장의 활발한 토론 과정을 거쳐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철학자들 역시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는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자신의 입장을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서 “사상의 자유는 어떤 경우에도 침해할 수 없는 개인의 기본권에 속하며 전현직 한국철학회 회장들 역시 자신들의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지만 찬·반이 나뉜 정치적 주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힐 때는 한국철학회 회장의 자격이 아니라 개인의 자격임을 명확하게 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철학회는 정치 조직이 아니라 철학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학자들의 학문 공동체”라고 강조한 이들은 “한국철학회 회원들의 정치적 관점은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지, 신 우익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이한구 회장은 한국철학회 회장의 직함을 앞세워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추진 중단’을 위한 서명운동에 앞장서기 이전에 먼저 한국철학회가 정한 토론 절차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나 이한구 회장은 어떤 합의 과정도 없이 회장의 직함을 앞세워 자신의 개인적인 정치적 입장을 선전함으로써 한국철학회와 한국철학회 회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학국철학회가 그동안 사회의 중요한 정치적 사안에 대해 침묵해 왔던 점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시했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특히 민주·인권·평화를 위한 항쟁 과정에서 국민들이 독재자들의 억압과 폭력에 의해 고통 받을 때 어떠한 연대 의식도 보여주지 못했다”며 “그동안 한국철학회를 주도해 온 학자들은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직 회장들이 한국철학회 회장을 역임한 사실을 앞세워 정치적 서명운동을 이끈 것은 후배 학자들의 명예를 실추시킨 매우 유감스러운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한구 회장은 학문 공동체인 한국철학회를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선전하는 데에 이용함으로써 공공성을 존중하는 철학의 정신을 위배한 이한구 한국철학회 회장은 더 이상 회장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회장은 한국철학회 회장직 사퇴를 요구하고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한국철학회 회원들의 총의를 모아 이한구 회장의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성명서는 권용혁(울산대), 김교빈(호서대), 김상봉(전남대), 김석수(경북대), 김의수(전북대), 박상환(성균관대), 박준건(부산대), 서유석(호원대), 양해림(충남대), 유초하(충북대), 윤용택(제주대), 조광제(철학아카데미), 최종덕(상지대), 홍윤기(동국대) 교수 등 14명의 발의로 전국의 철학교수 및 연구자 216명의 서명을 받아 발표됐다.

    한편, 이한구 회장은 사태가 불거지자 14일자 <조선일보>를 통해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 반대 성명에 서명한 것은 한국철학회와는 무관하게 개인 자격으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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