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유엔초소 공격 10년전과 닮은꼴
        2006년 07월 27일 07: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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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바논 남부 유엔 평화유지군 초소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요원 4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자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명백한 고의적 겨냥”이라며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즉각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한 아시아 외무장관들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고의적인 공격이 아니었다고 강변하고 있다.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는 “깊은 유감”을 표명했지만 실수였다고 해명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전개과정은 10년 전에 있었던 한 사건과 유사하게 흘러가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1996년 4월 남부 레바논 유엔 평화유지군 기지에 있는 레바논 난민 수용소에 포격을 감행했다. 이 공격으로 민간인 106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당연히 고의적인 공격이 아니며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엔의 조사 결과 이스라엘은 공격에 앞서 난민캠프에 대한 정찰비행을 실시했음이 드러났다. 이스라엘의 시몬 페레스 당시 총리는 증거가 드러난 후에야 이를 인정했다.

    이 사건은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당시 유엔 사무총장의 재선 출마에도 영향을 미쳤다. 사건 직후 민간인 학살이 실수라고 강변해온 이스라엘의 주장과 상반되는 내용의 유엔 보고서가 발표돼 당시 재선에 출마하려던 부트로스-갈리 사무총장이 미국의 눈밖에 났기 때문이다.

    부트로스-갈리 총장의 재선을 막은 미국이 내세운 인물이 바로 지금의 아난 사무총장이다. 아난 총장은 지난 10년 동안 이스라엘이나 미국과 별다른 마찰 없이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번 사태에 대해 아난 사무총장이 미국의 입김에도 불구하고 유엔 요원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하는 사무총장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난 총장이 12월에 임기를 마치는 터라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스라엘의 유엔 초소 공격에 대한 의장성명을 채택하는 것이 미국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에서 보이는 것처럼 유엔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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