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비례, 지역 누가?
2020년 대구 서구에서 출마할 것
[당당히 앞으로④-2] 장태수 정의당 대구시당 위원장
    2018년 12월 05일 09:44 오전

Print Friendly

대구라고 특별히 어려운 것 없다

이광호 : 대구에서 진보정당 정치인으로서 활동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장태수 : 대구에서 진보 운동한다고 짠하게 보는 시선, 마치 우리가 독립 운동이라도 하는 것처럼 생각하면서 걱정의 대상이 되거나 위로 받는 당사자가 되는 것에 대해 반갑지도, 공감하지도 않는다. 진보정당 하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도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본질적으로는 다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거다. 또 그런 이유가 우리에게 면죄부가 되는 것도 싫다.

대구니까 저 정도면 된다, 저 정도라도 잘 한 거다, 이런 게 아니라는 말이다. 문제가 있다면 주체인 우리의 것이지 대구 시민이나 경북 도민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할 거냐, 사람들의 마음은 어떻게 움직일 거냐.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어떻게 잘 들여다볼 건가, 이런 게 중요하다. 여기라고 특별할 것이 없다.

사람들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 관심은 어떻게 여론화되는지, 여론의 형성 과정에 어떤 요소들이 간섭하고 개입하고 다투나, 그런 요소들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이런 점들을 정의당이 잘 들여다봐야 한다. 이거 잘 하면 우리가 해야 할 이야기와 전달 경로, 우리가 만나거나 싸워야 될 사람이 누구인지 드러난다. 이렇게 하면서 성과를 이끌어 내고, 그 성과를 대중들에게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성과도 좋고, 공감을 얻는 실패도 있을 수 있다.

예컨대 최근 급식 문제도 그렇다. 대구시에서 발표하는 순간 이건 밀면 우리가 무조건 이긴다는 판단이 섰다. 관철을 시키든지, 분노의 패배를 겪든지, 이것만 남은 거다. 이런 의제를 잘 포착하고, 대응 타이밍을 잘 잡아내고, 싸움의 주체와 대상을 정하는 기획이 중요하다. 그리고 싸움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 급식 싸움에서 교육감이 손을 들었을 때 정의당이 시민과 함께 싸워서 이긴 것이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이런 촘촘한 기획이 중요하다.

시당 위원장하면서 언론을 많이 활용한다. 우리가 올바른 이슈를 제기하면 언론도 받아 준다. 우리한테 중요한 이슈인데 관심을 안 보이면 관제언론이다? 이건 아니다.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의제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노회찬 의원이 제기한 특별활동비 문제를 지방의회와 연동시켜 이슈화했다. 지방의원 업무추진비와 관련해서 대구시의회와 8개 기초의회에 조례 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조례 제정의 필요성과 제정 의지를 묻는 질의서를 보냈고, 이에 대한 회신 내용을 보도자료로 만들어서 언론에 보냈다. 정의당에서 생각하는 조례 내용도 보냈다. 이처럼 압박, 폭로, 대안을 중심으로 사업을 벌인 결과 대구시의회에서는 조례가 만들어졌고 기초의회는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다. 이런 내용이 신문과 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알려졌다. 정의당이 설쳤고, 다른 당이 따라온 모양새였다. 대구 역시 당위와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정치하면 통할 수 있는 곳이다.

장태수 대구당 위원장(사진=정의당 대구시당 총무국장 김지훈)

대구 민주당 지지표 동요

이광호 : 대구, 경북 지역에서 민주당 지지도 변화 추이와 의미를 짚어 달라.

장태수 : 사실 우리도 대통령선거, 지방선거 때 현장에서 체감할 수 없었고, 여론조사에서도 잡히지 않았던 민주당 결집표가 많았다. 선거 결과를 보고 우리가 이렇게 흐름을 못 읽었구나 하는 반성도 했다. 사실 민주당도 정확하게 판을 읽지는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최근 ‘이영자’(20대, 영남, 자영업자 계층의 지지율)라는 표현처럼 민주당 지지표의 동요와 이탈 현상이 보인다. 그렇다고 한국당으로 완전히 돌아선 건 아니다. 특히 자영업자들이 많이 움직이는 것 같다. 대통령의 행보, 특히 경제 문제에 대한 청와대와 정부의 움직임과 정책이 다음 선거 때 많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광호 : 대구, 경북 지역은 다른 지역에서 볼 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각축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두 당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평가나 인식은 어떤가?

장태수 : 바른미래당은 배신자 이미지가 아직 강하다. 박근혜를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까지 배신자 의식이 있는 것 같다. 물론 한국당이 만든 프레임이기도 하지만. 대구에서 유승민 지역구 제외하고는 바른미래당은 힘을 못 쓰고 있다.

이광호 : 가정법을 빌어서 질문하겠다. 만약 2020년 비례 대표로 국회의원이 된다면, 대구 지역의 진보정치 운동에 어떤 영향을 줄 것 같나?

장태수 : 그런 상상을 해 보지를 않아서…… 그렇다면 대구 시민들에게 정의당 국회의원 한 명이 있으니까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군, 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해야 될 것 같다. 새로운 일, 새로운 (정치적) 체험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구의원 할 때도 장태수니까, 저런 걸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숨어 있는 1인치를 찾아내는 의원이 돼야 한다. 다른 정당 국회의원보다 잘 하는 것 가지고는 안 된다. 그들이 하지 않거나, 못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광호 :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을 수 있나?

장태수 : 대구지역 노동자들은 가장 긴 노동시간과 낮은 임금으로 고생한다. 국회의원이 직접 임금의 수준을 올릴 수는 없지만 교육 의료 주거 등등 사회적 또는 간접 임금을 조정하는 역할은 할 수 있다. 정의당은 이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이 다른 당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누구를 만나고, 누구 이야기를 듣는지 보여줘야 한다. 장관이나 힘 있는 사람, 정책을 좌지우지 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정책이 필요한 사람과 만나서 이야기를 모아내고 그들 스스로 판을 만들어 내는 것, 이런 당사자 정치를 펼쳐야 한다.

2020년 총선 지역구 후보 출마할 것

이광호 : 가정법을 떠나서 현실 정치인으로서 향후 계획을 소개해 달라.

장태수 : 나의 시간표에 따르면 2020년 총선에는 서구 후보로 출마할 계획이다. 역설적이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사는 서구에서 정의당 표가 가장 안 나온다. 내게 서구는, 정치인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정치적 고향’ 이상이다. 내가 정치하는 이유를 매일 확인하는 곳이다. 정의당 정치가 왜 특히 서구에 필요한지 더 이야기할 것이다. 정의당의 정치를 주민들이 더 생각할 수 있도록 출마할 것이다. 그 후는 더 고민해 봐야 한다.

정치인으로서는 50대 중반에는 무조건 현장에서 떠날 생각이다. 정치인으로 살아온 지 20년이 지나는 나이다. 나이가 주는 관성의 힘을 못 버틸 것 같다. 당에서 어떤 직책도 맡지 않을 생각이다. 그때까지 정의당이 지금보다 좀 더 인정받고, 지역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의식하고 눈치 보는 정당이 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광호 : 정치인을 절대나 반드시 라는 표현은 쓰지 않는 거라고 하더라.

심상정 의원이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으로 열심히 뛰고 있다. 선거법 개정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분석이 많지만, 덩치 큰 두 정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법 개정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진보 정치인으로서 일상적이고 꾸준한 지역 활동과 선거법 개정을 위한 당력 집중이 반드시 모순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에 더 중점을 둘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나?

장태수 : 두 가지가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 힘들지만 같이 해 나가야 한다. 분명한 것은 지금 제도의 변화 없이 우리 당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는 어렵다는 게 내 판단이다. 변화된 제도 속에서 획득할 수 있는 의석으로 정의당은 자기 정치를 보여주면서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정의당이 제도 개선과 틀을 바꿔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지역 조직으로서 현재의 제도 아래 해당 지역의 정치적 변화를 어떻게 이룩해야 할지 관심과 구체적 계획을 가져야 한다. 국회의원이 아니더라도 지역 의회 의원과 단체장 문제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물론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지역 정치에서 우리 당이 실제로 어떤 경로를 거쳐 어떤 성과를 축적하면서 성장할지 구상을 해야 한다.

대구의 경우를 생각할 때 기초의원 한 사람이 가지는 힘이 있다. 만약 8개 구와 군에서 한 명씩 기초의원으로 활동을 한다면 사실상 대구 전역에 영향을 주는 정치를 할 수 있다. 거기에다 광역의원까지 확보하면 힘이 배가 된다. 이를 위한 당의 기획이 필요하다. 국회의원이 아니더라도 지역 당에서 지역 의회에 교두보를 마련하고, 의정 활동의 성과를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현실적으로 중요한 과제이고 내 고민은 그 지점에 닿아 있다.

2020년 총선, 걱정되는 것은

이광호 : 그것을 위한 구체적 구상은?

장태수 : 아직은 없다. 올해 선거 광역의원 선거에서 30%를 얻었다. 대구에서 이 정도면 많이 받았다고 하지만 나는 아쉬움이 많다. 충실히 준비하지도 못한 측면도 있다. 대구시당이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려면 시의회 문을 여는 게 중요한 포인트다. 거기에 근접한 사람이 나와 현재 수성구 3선 의원인 김성년 의원이다. 김 의원도 지금부터 결정을 해야 한다고 본다. 4선이냐, 구청장이냐, 광역이냐. 개인적으로는 김 의원이 광역의원을 준비했으면 좋겠다. 지금부터 의식적으로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

설령 시의회 문을 못 열더라도 당선자와 득표율이 근접할 정도로 해 놓아야 한다. 사람들이 대구에서 정의당이 기초의원은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런데 대구시의원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안에서도 그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걸 걷어 내야 한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어떤 선택과 역할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이광호 : 2020년 총선 준비를 위해서 정의당이 주력해야 될 부분이 무엇이라고 보나?

정태수 : 2020년 총선을 생각하면 걱정되는 게 있다. 벌써부터 비례대표 후보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 얘기가 많이 나온다는 사실이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당 활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비례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거라는 얘기가 나온다. 어떤 이는 그런 사람들이 50명은 될 거라고 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그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 같아서 우려가 된다.

2020년 총선에서 의석 이외에 우리가 무엇을 남길 수 있고, 남겨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치열한가에 대해서 아쉬움이 많다. 지역구 후보자를 찾는 데 노력해야 한다. 후보자를 찾으려면 일거리가 있어야 된다. 일거리가 있어야 사람이 몰린다. 그 역방향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리 당이 일거리를 만들고 있는가?

특히 중앙당은 전체적인 정치 일정과 여론 동향을 기초로 해서 시민의 삶 속에서 우리의 일거리를 잘 만들어 내야 된다. 일을 중심으로 사람이 몰리고, 그 사람이 선거에 나가서 그 일을 중심으로 지지표도 모아야 되는데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안 보인다. 중앙당에서 민생경제본부도 만들고, 당 워크숍하면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정당은 아이디어 뱅크가 아니다. 아이디어를 현실 정치 활동으로 기획해 내는 게 정당인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조직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획서는 쓰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일로 만들어 내야 되는 거다.

전략적 판단 가지고 비례후보 선택해야

이광호 : 당 차원에서 실천할 수 기획으로 어떤 게 있을 수 있나?

장태수 :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먹고 사는 게 중요하다. 이를 민생이라고도 한다. 갑질 없는 세상이라는 구호는 공분을 일으킬 수 있지만, 우리가 어떤 사람이라는 걸 지속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구호일까? 폭발력 있는 휘발유일 수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가져가기에는 부족하다고 본다. 당 성장의 근원은 사람들이 먹고 사는 부분과 관련돼 있어야 한다. 조직 노동에 대해서 비판이 많지만 이들은 여전히 한국에서 중요한 사회적 힘이다. 조직 노동을 포함 모든 노동자들과 관련이 있는 당의 일거리가 나와야 된다.

이광호 : 정의당이 인재를 모으기 위해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정의당이 문을 닫아 놓은 적이 없기 때문에, 이는 비례대표 후보로 외부 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받아들여졌다. 어떻게 생각하나?

장태수 : 정말로 잘 조직된 정당이라면 비례대표 선출이나 추천도 숙의되어야 한다고 본다. 지금까지 보면 비례후보는 사실상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 지금 정의당도 그런 것 아닌가. 더 중요한 것은 당이 전략적 판단을 가지고 비례대표 후보를 추천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특정 개인이 아니라 당 차원에서 지금부터 향후 국회 4년 동안 한국 사회의 주요 이슈가 무엇이 될 것인가, 그 문제를 잘 풀어내기 위해서는 어떤 사람이 필요한가, 하는 문제를 놓고 숙의해야 한다. 필요한 인물이 외부에 있으면 모셔오기 위해 문을 열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과정이 없는 것 같다.

예컨대 앞으로 남북관계 중요하다면 정의당의 입장을 가지고 다른 정당과는 차이 나는 얘기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 인물을 놓고 다양한 곳에서 추천을 받고 검증을 하면 된다. 필요하면 추천위원회도 만들고, 당 공식 조직에서 검증하고, 최종 선택 과정을 거치면 당원들도 유능한 외부 인사 영입에 동의할 것으로 본다.

물론 더 중요한 것은 당 내부에서 그런 인물을 키워 내는 일이다. 당 차원에서 인물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어떤 인재 양성 시스템이 필요한가, 하는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자유한국당, 지지자 챙기는 싸움은 잘 해

이광호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66)가 20년 집권론을 역설하고 있다. 잘 하면 그 말 안 해도 유권자들이 뽑아 줄 건데, 잘 하지도 못하면서 자신들의 집권이 역사적 순리인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장태수 : 처음 얘기 들었을 때 오만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지지율이 좀 높다고 선거제도 개혁에 머뭇거리고 있다.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내가 볼 땐 오만이다. 지금 청와대나 정부가 호언할 정도로 잘 하고 있나? 이전 정부와 다르다는 건 인정하지만 시민들 마음을 움켜쥐기에는 부족한 점이 여전히 많다. 20년 집권을 위해서는 자신들이 해야 할 많은 일들이 있는데, 그런 문제는 돌아보지 않고 20년 더 하겠다, 자기들이 아니면 극우이고 역사 퇴행으로 덧씌우는 건 정치를 선악 문제로 놓고 갈라 치는 극단적 프레임이다. 자기들이 해야 할 일을 잊게 만들고, 일종의 정치적 맹신을 가져오는 꼴이 될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광호 : 민주당은 이제 전국 정당이 됐다. 반면 자유한국당이 지역 당 성격을 가지고 있다. 오지랖 넓은 이야기 같긴 하지만 자유한국당에 대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정태수 : 자유한국당 가지는 긍정성은 있다고 본다. 내가 말하는 긍정성이란 경쟁의 당사자로 정치적 경쟁은 시민들에게 더 좋은 정치 서비스 제공 과정이다. 다만 한국당 경쟁력 갖췄으면 좋겠다. 품격이 좀 있었으면 한다. 시대 흐름과 민심 변화를 잘 읽기 바란다.

한국당이 자기 지지자를 챙기는 싸움을 잘하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특정 정당이 모든 국민들 대변하는 게 아니다. 한나라당이 품격은 없지만 내밀하게 자기 정치는 잘 하는 정당이라고 볼 수 있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난장판 정치가 아니라 격을 갖춘 경쟁을 해주길 바란다.

말과 행동 다른 문재인 정권

이광호 :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이 경향적으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1년 6개월 지난 문재인 정부를 평가한다면?

장태수 : 말과 행동이 많이 다른 권력이라고 본다. 선거 때 내세운 공약 제대로 실천하지 않는다. 물론 그게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본인 스스로 얘기한 것처럼 촛불 대통령이다. 대통령 자리에 앉게 된 과정이 이전 대통령들과는 전혀 다르다. 권력의 위임 과정과 방식뿐 아니라 실제로 선거를 만들어 냈고, 이를 통해 시민들의 바람을 진짜로 위임 받은 권력이다.

대통령 자신은 촛불 대통령이고 촛불 시민의 바람을 위임 받았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이행하지 않는다. 아무리 현실적, 환경적 조건이 있고, 제도가 미비하고, 국회가 협조적이지 않다고 해도 촛불 시민의 바람을 제대로 담아 내지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내각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이광호 : 노회찬 의원과의 인연, 에피소드가 있으면 소개해 달라.

장태수 : 2007년 민주노동당 당내 대선 후보 경선 때 대구 선거운동 본부장이었다. 사람들은 노회찬 의원이 말을 잘 한다고 얘기하는데, 나는 좀 다르게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같은 말일 수도 있겠지만, 단순한 말솜씨가 문제는 아니다. 어디서 들었던 이야기인데 정치인의 말은 중학교 졸업한 아주머니들이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학력이나 성 차별적 표현으로 오해될 수도 있어 조심스러운데, 그런 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

노 의원의 말은 정말 보통 사람들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다. 말솜씨와는 다른 차원이라고 본다. 이회창과 노무현 후보가 대결할 때도 비교가 됐다. 노 의원은 말의 기술이 아니라 그의 말을 통해 그의 시선이 어디가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장삼이사 이웃을 향해 있다. 우리는 그 시선을 배워야 한다.

올해 지방선거 때 내 선거운동을 지원하기 위해서 왔다. 열정적인 연설로 선거를 도와줬는데 정말 피곤한 얼굴이었다. 지역 주민과 눈을 마주치면서 웃을 때도 내게 그의 피곤함이 보였다. 얼마나 많이 전국에 불려 다닐까, 얼마나 많이 그를 찾을까 생각했다. ‘지금 이 사람이 지고 있는 짐은 얼마나 크고, 얼마나 무거울까, 언제까지 짐을 지워야 되나’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언제까지 ‘노심’에 기댈 거냐, 라는 말도 있지만 사실은 우리가 그들에게 짐을 지우고 있는 상황일 수도 있다. 사람을 키워 내야 하는데 그것도 잘 되지 않으니 짐은 더욱 늘어나고. 돌아가신 후에도 그 생각을 하면 마음이 정말 아프다. 그가 허공에 몸을 던지기 위해 높은 곳으로 걸어갈 때 그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극히 작은 사람들 곁에 있는 정치

우리는 신속하게 화제를 옮겼다.

이광호 : 딸 부잣집 외동아들로 알고 있다. 누님 또는 여동생이 몇 분이 계신가?

장태수 : 누님 다섯 분, 여동생 한 명, 모두 1남 6녀다. 원체 가난한 집안이었다. 힘들게 살면서 다투기도 했지만 나는 항상 받는 편에 있었다. 배려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도 배웠다. 누님들의 기억에 따르면 내가 기억하는 것보다 나는 더 귀하게 자랐다. 식구들의 우애는 좋다. 지금도 누님들 많이 아끼고 응원하고 격려해 준다.

아버지는 대학 다닐 때 돌아가셨는데 운동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셨다. 어머니는 무슨 일을 하든지 나쁜 짓은 하지 않는다는 걸 안다, 없는 사람 위해서 일한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 당은 마음에 안 든다,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광호 : 정치인으로서 소명 의식이 있을 것 같다.

장태수 : 동네 예배당에서 들은 목사님 말씀이 있다.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태 25장 40절) 어떤 사람들은 내게 거기 있어 봐야 돈도 안 되는데 이제 좀 나와도 된다고 말한다. 나를 걱정해서 하는 소리다. 하지만 나는 지금 여기 비산동을 떠나서 우리가 있어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지? 이런 생각을 한다. 나는 정말 지극히 작은 사람들 곁에, 그들과 함께 있는 사람, 그들의 소리를 듣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정치인이다.

이광호 : 정치인 말고 자기에게 어울리는 직업은 무엇이라고 보나?

장태수 : (인터뷰어가 놀랄 정도로 빠른 속도로) 기자다. 어릴 때부터 기자, 언론인데 대한 동경이 있었다. 하지만 학교 다닐 때 인민, 혁명 같은 어마무시한 말을 많이 했는데, 말한 만큼 졸업 후에도 책임지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 이 길로 들어선 거다.

노회찬 재단 사람 키우는 일 해 주길

이광호 : 솔로인 걸로 알고 있다. 결혼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장태수 : 시기를 놓쳤다. 첫사랑에 실패했다. 자연스레 홀로 살아온 것 같다. 비혼주의자는 아니다. 결혼에 대한 생각은 없다. 연애만 할 거다.

이광호 : 일 하지 않는 시간에는 주로 무얼 하고 지내나?

장태수 : 걷는 거 좋아한다. 산에 가는 것도 좋아하고. 시간 여유가 있으면 왠만한 약속 장소는 걸어간다. 요즘은 여행도 많이 다니고 싶다.

이광호 : 노회찬 재단이 설립 과정에 있다. 어떤 재단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나?

장태수 : 당이 좀 노력해야 할 부분이기 한데 사람 키우는 일이 중요한 것 같다. 재단 사업 중에도 들어가 있다. 정치학교를 만들어서 정치인의 소명과 자세 같은 기본을 가다듬는 좋은 정치인을 만드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 노회찬 정치학교를 나왔다는 말이 기본이 돼 있는 좋은 정치인이라는 말과 동의어가 됐으면 좋겠다.

이광호 : 끝으로 노회찬 의원에게 한 마디 해 달라.

장태수 : 고맙습니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