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악 강행하면 2·3차 총파업”
민주노총 총파업 16만여 조합원 참여
탄력근로제 확대 피해는 무노조·저임금 노동자에게
    2018년 11월 21일 07: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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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언론과 정부여당, 청와대가 민주노총의 총파업 투쟁을 왜곡하고 있다. 하지만 멈추지 말고 왜, 민주노총이 총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는지 하나의 목소리를 내자”

민주노총이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ILO핵심협약 비준’,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올바른 연금개혁’을 요구하며 21일 총파업 투쟁을 개최했다. 특히 민주노총은 “정부와 국회가 노동착취와 규제완화 개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더 큰 규모의 2차, 3차 총파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전국 14개 지역에서 4만명(주최 측 추산)의 조합원이 참여한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무대 전광판엔 국회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입법, 여야정의 탄력근로제 확대 합의에 관한 언론보도와 한국잡월드의 직고용 투쟁,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투쟁 영상이 연달아 상영됐다. 이 영상과 함께 민주노총은 ‘촛불을 꺼뜨린 정부’, ‘촛불정부 아님을 통보한다’ 등의 문구를 내보냈다.

총파업에 돌입한 조합원 수는 16만 명에 이른다. 금속노조 현대·기아차, 한국지엠,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현대모비스 등 109개 사업장 13만 명에 달하는 금속노조 조합원들과 공공운수노조에서도 국민연금지부 등 1만여명이 참여했다. 보건의료노조, 민주일반연맹, 비정규교수노조에서도 대거 참여했다.

수도권 대회는 약 1만 명의 조합원이 집결한 가운데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개최됐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해 금속노조, 공공운수노조, 보건의료노조, 건설산업연맹 등 주요 산별노조 위원장 등이 잇따라 무대에 올라 문재인 정부의 후퇴하는 노동정책을 강력 규탄했다.

(민주노총 11·21 총파업 대회 포토 기사 링크)

총파업 결의대회(사진=곽노충)

민주노총,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노조 없는 노동자들에 피해 전가 우려
탄력근로제 추진 시 2·3차 총파업 예고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를 추진하면 2·3차 총파업 등 강경투쟁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소득주도성장은 표류하고 문재인 정부의 개혁에는 빨간불이 켜진 지금, 이 빈틈을 다시 재벌과 적폐관료들의 동맹이 메우려 하고 있다”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금 노동시간 단축을 없던 일로 돌리려는 ‘탄력근로제 기간확대’”라고 짚었다.

그는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는 장시간 노동 합법화다. 이로 인해 노동강도가 늘면 과로사가 일상화될 것”이라며 “단언컨대 탄력근로제 확대 개악은 노조 할 권리도, 교섭하고, 파업할 권리를 봉쇄당한 노조에 가입하지 못한 압도적 다수의 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그 피해가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가 직접 나서서 노동계를 겁박하며 탄력근로제 확대를 밀어붙이려 한다면 우리는 다시 한 번 기계를 멈추고, 일손을 멈춰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를 멈추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고용노동부의 이재갑 장관이 조선, 건설, ICT, 보건의료 사용자와 간담회를 열더니 얼마 안 돼 여야정은 탄력근로제 기간을 확대하겠다고 합의했다. 노동자들의 요구안은 수십 년이 걸려도 해결하지 않더니, 재벌들과 기업들의 요구는 이렇게 신속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명분으로 선진국 사례를 들고 있다. 선진국에서 탄력근로제 기간을 1년 단위로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나 위원장은 “선진국은 연평균 노동시간이 1300~1700시간으로 주 52시간 이하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연 노동시간이 2100시간에 이른다. 주 노동시간 상한제도, 휴식권도 보장돼있지 않다”며 “정부와 국회가 국민들에게 이러한 진실을 감추면서까지 사용자들의 이익을 위해 나서고 있다”고 반박했다.

나 위원장은 “보건업은 노동특례 사업장으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를 통한 장시간 노동 합법화로)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버리고, 촛불혁명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냐”며 “진정으로 노동존중 사회와 포용국가를 원한다면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를 즉각 중단해야 하고 노동특례를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회사 편법으로 변질된 정규직화 정책
“‘가짜뉴스’ 잡는다던 정부가 ‘가짜정책’ 남발”

문재인 대통령 취임 첫 일성이었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이 ‘자회사 편법’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정규직화 정책은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가짜정책’이라고 규정했다.

최 위원장은 “자신들에게 불편한 가짜뉴스는 잡겠다더니 정부는 가짜정책을 내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시켰다가 산입 범위를 확대하고, 노동시간 단축한다고 하니 탄력근로제 기간을 화대했다. 가짜 정책의 백미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이라고 짚었다.

그는 정부의 정규직화 정책 변질 사례로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잡월드를 언급했다. 잡월드에서 일하는 노동자 390명 중 비정규직은 무려 340명에 이른다. 잡월드는 비정규직 노동자 전체를 자회사로 편입해 우회 고용하는 방침을 강행, 이에 잡월드분회는 이날부터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기존 완성차 사업장보다 절반의 임금을 받는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여야정은 탄력근로제 기간확대와 마찬가지로 광주형 일자리 정책에도 합의한 바 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광주형 일자리로 ‘반값 임금’을 얘기하기 전에 놀고 먹는 국회의원부터 세비를 반값만 받으라”고 날을 세웠다. 김명환 위원장 또한 “광주형 일자리는 절반의 임금으로 지역갈등을 유발하고, 또 다른 구조조정마저 예견케 하는 나쁜 일자리”라며 “자동차산업의 미래마저 어둡게 하는 것이며, 좋은 일자리 창출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덤프, 굴삭기, 화물, 학습지 노동자, 재택집배원, 플랫폼 노동자 등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권 보장 요구도 나왔다.

홍순관 건설산업연맹 위원장 직무대행은 “특수고용노동자들도 노조 할 권리는 ILO, 국가인권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권고하고 있고,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조차도 공약한 사안”이라며 “그러나 특고노동자들은 여전히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한 채 저임금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 직대는 “우리는 특수한 권리를 달라는 것이 아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자들의 보편적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포기한 것이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고, 말로만 노동존중을 표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야 막론 연일 총파업 왜곡…“사회적 책임지지 않는 건 정부와 여당”

총파업을 앞두고 민주노총에 대한 비난은 보수정당·언론은 물론 정부여당에서도 끊임없이 나왔다. 이날 발언자들은 일제히 민주노총 총파업에 대한 보수세력의 비난에 동조하는 정부여당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오늘 총파업은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몰두하는 문재인 정부를 더 이상 지켜봐줄 수 없기에 결단한 투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모든 노동자가 단결하고, 교섭하고, 파업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ILO 핵심협약 비준 쟁취와 노동법 개정을 위해 일손을 멈추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촛불정부를 자임한, 노동존중을 외친, 소득주도성장만이 살길이라던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는 그 책임을 다하고 있나. 사회적 책임을 자하지 않는 이들은 과연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다.

박행덕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농민들 사이에선 청와대에서 늑대 정권을 몰아냈더니 여우 정권이 들어섰다고 문재인 정권을 비판한다. 재벌과 보수의 치마폭에 싸여 노동자, 농민, 빈민, 서민의 요구를 철저하게 무시하고 그렇지 않은 척 여론을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결의문을 통해 정부와 국회가 노동착취, 규제완화 정책을 강행할 경우 “더 큰 규모의 2차, 3차 총파업을 하겠다”고 결의했다. 아울러 ILO핵심협약 비준과 모든 노동자의 온전한 노동3권 쟁취, 비정규직 철폐, 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총력투쟁을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하고 내달 1일 예정된 전국민중대회에 총력 집결해 사회대개혁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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