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하이스코 고공농성 이번 주가 분수령
        2006년 05월 07일 10:2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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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해고자 2명이 일주일째 120m 크레인 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8일 교섭과 10일 집회가 예정된 이번 주가 농성 장기화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와 현대하이스코 회사측은 8일 저녁 6시 대전 유성에서 만나 지난 5월 1일 고공농성 이후 4차 교섭을 벌인다. 이에 앞서 노사는 지난 4일 밤 10시 순천시청에서 3차 교섭을 벌였지만 노사간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그러나 금속노조 김창한 위원장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사측에 대한 비난 여론이 많고, 이번 주에 금속노동자들의 투쟁이 예정되어 있다"며 "사측이 전향적인 입장으로 나온다면 전망은 어둡지 않다"고 말했다.

       
     
    ▲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 2명이 120m 크레인 위에서 지난 5월 1일부터 농성을 벌이고 있다.(사진 금속노조)
     

    금속노조는 지난 해 11월 3일 금속노조와 현대하이스코, 순청시청이 합의한 ▲비정규직 해고자 복직 ▲손해배상·고소고발 철회 ▲비정규직 노조활동 보장 등의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측은 전체 120명 가운데 20∼30명 복직과 취업 알선, 위로금 등을 제시해 노동조합의 반발을 사고 있다.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김종안 수석부지회장은 "사측에서 터무니없는 복직 인원을 주장하고 나머지는 돈으로 해결하겠다고 하고 있지만 우리의 투쟁력이 건재하고 우리를 지지해주는 시민사회단체와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이 있기 때문에 조만간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대로 들어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하이스코 김원갑 부회장 직접 교섭 참가

    현재 금속노조는 김창한 위원장과 김영재 광주전남지부장, 김종안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수석부지회장 등 3인이 참석하고 있고, 회사측은 현대하이스코 김원갑 부회장과 김대성 순천공장 노무이사, 협력사 대표 3인이 참가하고 있다.

    회사는 5월 1일 점거농성 이전까지는 "원청회사는 하청노동자의 사용자가 아니"라며 하청회사 대표들만 교섭에 내보냈었다. 그러나 양재동 농성 이후 다급해진 사측은 김원갑 부회장이 직접 교섭에 나와 타결 가능성과 약속 이행에 대한 책임감이 높아졌다. 회사측 관계자는 "이번에 합의하고 나서 또 어길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사측이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직접 교섭에 나선 이유

    사측이 교섭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120m 고공에 올라가 있는 농성자들을 특공대를 동원해 진압하기가 대단히 어렵기 때문이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63빌딩에서 떨어지는 걸 봤는데 진압에 나설 경우 120m 높이라면 사람이건 어떤 물건이건 간에 바람에 날려버리기 때문에 그물망이나 안전메트가 별 소용이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 4월 19일 33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순천공장 2차 크레인 점거농성에 특공대를 투입해 조기 진압한 이후 노동자들의 극한 투쟁이 주춤할 줄 알았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열흘만에 다시 고공농성에 나섰고, 지금도 또 다른 고공농성을 벌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회사가 교섭에 나서는 또 다른 이유는 이번 사태가 현대기아차 그룹 정몽구 회장의 구출노력에 방해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다. 회사 차원에서 전체 경영계, 나아가 울산지역 주민들까지 동원해 정 회장 석방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마당에 이번 비정규직 농성이나 혹시나 발생할지 모르는 극한 상황이 반대여론을 확산하게 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 5월 6일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100여명의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을 지원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사진 금속노조)
     

    여기에 사측의 ‘약속 불이행’에 대한 순천시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도 사측을 부담스럽게 하고 있다. 순천에서는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종교단체와 일반 시민들까지 나서 회사측을 규탄하고 있다. 사용자들 입에서조차 "이렇게 지역여론이 안 좋아 순천에서 기업을 계속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탄식이 나올 정도다.

    10일 금속산업연맹 1천명 양재동 현대차본사 앞 결의대회

    금속산업연맹은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을 지원하기 위해 8일 오전 10시 현대기아차 그룹 본사 앞에서 "현대차 그룹 항의 현대기아차 그룹 노조 기자회견"을 갖고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하지 않을 경우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현대기아차그룹이 파업에 나설 것을 밝힐 예정이다.

    또 금속산업연맹은 10일 오후 2시 확대간부 1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확약서 이행 촉구 현대차그룹 규탄대회"를 열 계획이다. 연맹 박유호 조직실장은 "10일 금속노동자들의 강력한 투쟁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을 복직시키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전국노동자대회 등 민주노총 차원으로 확대된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 120m 크레인 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2명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사진을 찍어서 내려보냈다.(사진 금속노조)
     

    사측, 6일 김밥 4줄만 올려보내고 새옷은 반입 금지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 120m 크레인 위에서 지난 5월 1일부터 농성을 벌이고 있는 비정규직 해고자 2명은 6일 하루 종일 쏟아져 내린 비와 강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농성을 계속했다.

    해고자들은 이날 오후 2시 핸드폰을 통해 "우리는 해고자 복직약속을 이행시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크레인 위에 올랐다"며 "이번에 반드시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해고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동자의 의리를 다해 연대투쟁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크레인 아래에서는 순천에서 올라온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해고자 40여명이 3동의 천막을 치고 농성을 계속하고 있으며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의 지지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6일에는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와 농민회 등 지역 사회단체 회원들이 방문해 연대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악천후 속에서도 오후 2시에 100여명이 모여 결의대회를 열었으며 매일 저녁 7시 촛불문화제를 벌이고 있다.

    밤새도록 퍼부은 비 때문에 크레인에서 농성하는 조합원들에게 새 옷을 보내려고 가져갔으나 경찰은 김밥 4줄만 올려보냈다. 김종안 수석부지회장은 "120m 고공에 비바람이 몰아쳐서 굉장히 춥고 기온이 뚝 떨어져서 우리도 추위를 버티는 것이 힘든데, 위에서는 얼마나 춥겠냐"며 "경찰측에서는 보내달라고 하는데 사측에서 거부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해 10월 24일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크레인 점검농성으로 광주교도소에 수감중인 현대하이스코 박정훈 지회장은 지난 4월 24일부터 옥중단식에 들어가 현재 14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5일 어린이날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가족들 청와대 항의방문
     
    이에 앞서 5일 어린이날에는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가족들이 청와대에 탄원서를 제출하기 위해 청와대를 찾았다. 가족들 30여명은 아침 10시 사직공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땅의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면서 바쁘게 살아온 남편 때문에 어린이날이라고 마음 편히 대공원 한번 가보지는 못했지만 남편과 아빠를 고공 크레인위에 올려놓고 맞이하는 5월 5일 어린이날은 저희 해고자 가족들에게는 더없이 서글픈 날"이라며 "해고된 비정규직 아빠들을 복직시키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시켜 달라"고 말했다.

       
     
    ▲ 5월 5일 어린이날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해고자들의 아내와 아이들이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빠를 아이들 곁으로 돌려달라고 요구했다.(사진 금속노조)
     

    한 해고자의 딸인 차단비 어린이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른 친구들처럼 놀이공원에 가지 않고 맛있는 것 먹지 않아도 좋습니다. 우리 아빠만 옆에 계시고 우리 엄마가 울지 않게만 해 주세요"라고 말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만들었다.

    해고자 가족들은 ‘어린이날 엄마 아빠 가족과 같이 있게 해 주세요’라는 현수막을 들고 청와대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으나 경찰에 가로막혀 어린이 3명을 포함해 6명의 대표단만 들어가 탄원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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