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철 후보 "출발은 좋다, 이제 더 세게"
        2006년 05월 04일 02: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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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KBS를 통해 방송된 첫 번째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를 민주노동당 사람들은 어떻게 지켜봤을까?

    민주노동당 서울시 선대본 관계자들은 아침 일찍부터 격려전화가 걸려온다며 일단은 당원들로부터는 합격점을 받았다고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그만큼 TV토론회에 대한 기대와 컸고 기대가 큰 만큼 선거운동본부 관계자 모두 김종철 서울시장 후보의 TV토론회 데뷔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본 것이다.

    당원들과 선본 관계자들의 평가는 대체로 “김종철 후보가 자기 포지션을 잘 지키면서 차별성을 보이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서울시 선본은 이를 “김종철 후보가 돋보였다”는 말로 표현했다.

    “김종철이 돋보였다”

       
    ▲ 3일 TV토론회에 출연한 김종철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 (TV촬영)

    정종권 서울시 선대본부장은 “출발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본부장은 “무엇보다도 김종철 후보의 정책 준비정도와 다른 후보들의 정책 준비상황이 대비되면서 우리의 내용이 두드러졌다”고 했다.

    다른 누구보다 후보 자신은 첫 TV토론을 마친 소감이 어떤지 물어봤다. 김종철 후보는 “무난했다. 크게 실수하지 않아 다행이다”고 했다. 후보로서의 겸손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토론회였다는 반응이다.

    “첫 토론회인 만큼 고정된 민주노동당 이미지를 깨기 위해 다소 부드럽게 보였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다음부터는 보다 공세적인 토론을 기대해도 좋습니다.” 김 후보도 3일 토론회가 ‘공격적’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여기저기서 들은 모양이다.

    서울시 선본에서 정책팀을 맡고 있는 최은희 서울시당 부위원장도 비슷한 평가를 내놨다. “노회찬 의원이 2년 전에 보여준 것과 같은 촌철살인의 풍자를 기대한 당원들이라면 다소 답답하게 보였을 수도 있다”며 김 후보가 당원들을 교육하는 중앙연수원장 시절 몸에 베인 습관이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후보 자신도 만족스러운 토론회

    이날 토론회를 실질적으로 준비한 선본 미디어 대책팀의 평가는 “일단 합격점을 줄 수 있다” 였다. 조동진 서울시당 정책팀장은 “후보가 내세우는 핵심 주제인 양극화 문제에 대해 후보가 충분한 정책 비전과 자질을 보여줬다”고 했다. 토론 스타일에 대해서는 “부드러운 부분에 대해서는 부드럽게 강하게 어필할 부분에 대해서는 강하게 어필했다”며 토론의 완급조절도 생각보다 수월하게 진행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상호토론’ 시간이 짧고 사회자가 양극화와 같은 현안 문제보다 서울시 개발과 관련한 문제로 토론을 이끌고 간 점 등 진행방식과 관련해 아쉬운 점이 있다고 밝혔다.

    당원들의 평가도 엇비슷하게 나왔다. 서울시당으로 걸려온 전화는 “잘했다”, “내용이 좋았다”, “민주노동당의 차별성을 보여줬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후의 토론회와 관련해서는 “좀 더 세게 나갔으면 좋겠다”는 주문이 공통적이었다.

    민주노동당 홈페이지의 당원게시판에서는 김종철 후보가 민주노동당이 노동자만 옹호하는데 기업을 어떻게 지원할 것이냐는 질문에 중소기업 활성화 같은 방식이 아니라 비정규직의 증가가 경제를 어떻게 위축시키는지 차분하게 설명한 것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당원들, 조금 더 공세적인 토론회를 주문

    이날 서울시당에 걸려온 전화들 중에는 당원이 아닌 시민의 격려전화도 섞여 있었다. 선본의 채승기 언론부장은 3일 토론회에 시민패널로 참가했던 중년 여성이 전화를 걸어와 김종철 후보 지지의사를 밝히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서울 대치동에 산다고 밝힌 이 시민은 ‘ 그동안 민주노동당에 대해 경직되고 편협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토론회장에서 김종철 후보를 직접 보니 설득력이 있고 합리적이었다’며 후보에 대한 호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토론회 말미에 후보가 “서민이 서러움 받지 않는 서울을 만들겠다”는 말에 공감을 표시한 시민들의 격려전화가 있었다고 선본 관계자는 밝혔다.

    서울시 선본은 일단 토론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합격점을 주면서도 김 후보의 방송 스타일과 전략에 대해서는 수정할 필요를 제기했다.

    시민들 "민주노동당에 이런 사람도 있었나"

    우선 방송경험이 많은 오세훈 후보나 강금실 후보에 비해 김종철 후보의 시선처리, 몸동작 등에서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선본 안팎에서 많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서는 경험을 통해 수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토론회 전략과 관련해 보수정당 일반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안정적인 선두를 지키면서 적극적인 토론을 회피하는 오세훈 후보에 대해 시간을 보다 더 할애할 필요성도 내부에서 제기됐다.

    3일 TV토론회는 조사기관별로 10~12%가량의 시청율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예상대로 지방선거의 중심인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높은 관심이 읽혀진다. 서울시 선본은 첫 토론회를 계기로 김종철 후보가 인지도와 지지도를 높이면서 지방선거의 돌풍으로 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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