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시, 보수 싱크탱크와 이란공격 논의
        2006년 04월 24일 09:0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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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을 주장하고 있는 대표적 우익 싱크탱크 중 하나인 후버연구소와 비공식 회동을 가져 대 이란 군사공격의 자문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1일(현지시간) “부시 대통령이 스탠포드 대학을 방문하고 후버 연구소 연구원들과 사적으로 만나 전쟁에 대해 논의를 했다”며 “후버 연구소의 연구원인이자 전 국무장관이 조지 슐츠의 주최로 열린 사적인 만찬으로 일정을 마감했다”고 간략하게 보도했다.

    다른 주요언론들도 부시 대통령의 실리콘밸리 방문이나 아놀드 슈월츠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와의 만남을 다뤘을 뿐 후버연구소와의 비공식 만남을 비중있게 보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후버연구소측이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을 줄기차게 강조해온 우파 싱크탱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의 만남은 결코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후버연구소의 토마스 소웰 연구원은 올해 초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을 강하게 암시하는 칼럼을 쓴 바 있다. 소웰은 유럽이 “이란의 핵개발계획을 막기 위한 모든 종류의 근사한 대안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른 나라도 핵무기를 가졌는데 왜 이란만 안 되는가’라는 식의 “추상적인 논의와 윤리적인 등치”를 주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추상적인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구체적이고 종종 냉혹한 대안과 직면하는 것에 비해 훨씬 쉬운 일”이라며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며 군사공격에 주저하는 유럽의 태도를 비웃었다.

    토드 린드버그 연구원도 우파신문인 <워싱턴타임스>에 지난 18일 기고한 칼럼에서 “사담이 집권시 남은 기간 동안 저지를 잘못이 무엇이든 간에, 그가 자식들에게 무엇을 남겨주려 했든 간에, 그리고 그로 인해 사담의 자식들이 따르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미국은 그것을 저지했다”며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면서 이란도 마찬가지로 확증이 나오기 전에라도 공격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과의 만남을 주선한 조지 슐츠는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 시절 국무장관으로 재직하며 니카라과 산디니스타에 대한 군사행동을 주장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1983년 하원에서 “미국은 니카라과라는 암덩이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니카라과 산디니스타의 다니엘 오르테가 정부와의 어떠한 협상도 없음을 분명히 한 바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슐츠는 이라크에 대한 선제공격을 초창기부터 주장한 몇몇 인물 가운데 하나다.

    한편 이날 부시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후버연구소가 위치한 스탠포드 대학에서는 1천5백명의 학생, 교직원, 학부모들이 부시 대통령 차량대오의 교내 진입을 막았다. 이로 인해 부시 대통령은 대학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스탠포드대 바깥의 슐츠 전 국무장관 사저에서 만남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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