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과 김정은,
    남북 갈라놓은 군사분계선 넘다
    판문점에서 역사적 ‘21018. 4.27 남북정상회담’
        2018년 04월 27일 11:4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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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손을 맞잡으며 ‘4.27 남북정상회담’이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29분경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군사분계선에서 기다리던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위해 남쪽으로 걸어 내려온 김 국무위원장을 맞이하며 악수를 나눴고, 그 순간 수행원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한동안 손을 맞잡고 대화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손을 잡은 채로 “대통령께서 분계선까지 나와 이렇게 맞이해주셔서 감동적이다. 반갑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이 군사분계선에서 만난 것은 처음이다.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은 손을 잡은 채 대화를 나눴고, 김 위원장의 제안으로 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잠시 북쪽 땅으로 밟고 기념 촬영을 했다.

    두 정상은 손을 맞잡은 채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화동 2명에게서 꽃다발을 받고, 기념촬영을 한 후 전통 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걸어서 판문점 광장으로 향했다. 두 정상은 이동하는 중에도 계속해서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이어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남쪽 땅을 밟은 김 위원장은 육·해·공군으로 구성된 국군의장대와 전통의장대를 사열했다. 전통의장대 취타대는 민족의 노래인 ‘아리랑’을 연주했다.

    두 정상은 사열이 끝난 후 양측의 수행원과 악수를 나누고 회담 장소인 평화의집으로 들어갔다. 김 위원장은 회담 전 방명록에 “새로운 력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역사의 출발점에서”라고 적었다.

    이후 두 정상은 로비에 전시된 금강산 그림을 보며 문 대통령과 잠시 대화를 나눈 뒤 회담장으로 입장했다.

    10시 15분부터 시작된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이날 회담이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있길 바란다는 뜻을 모았다.

    김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제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200m를 걸어왔는지 군사분계선을 넘어서 역사적으로 11년이 걸렸다. 오늘 걸어오면서 보니까 왜 이렇게 이 시간이 오랬나 왜 이렇게 오기 힘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는 평화번영 북남관계가 새로운 역사가 쓰이는 순간이고, 그 출발선에서 신호탄을 쏜다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가 잃어버린 11년이 아깝지 않게 마음을 합치고 의지를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오늘 정말 허심탄회하게 진지하게 솔직하게 이런 마음가짐으로 문재인 대통령님과 좋은 이야기를 하고 또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를 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걸 문재인 대통령 앞에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 봄이 활짝 열린 것 같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순간,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의 기대가 크다. 오늘 이 상황을 만들어 낸 김정은 위원장의 용단에 대해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위원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으로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통 크게 대화를 나누고 합의에 이르러서, 우리 온 민족과 평화를 바라는 이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하루 종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11년 동안 기다려온 만큼 그동안 하지 못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회담을 마치고 각자 휴식과 오찬을 가진 후 오후 다시 만나 공동기념식수, 도보다리 친교산책을 마친 후 최종회담을 가진다. 최종회담 이후 두 정상은 ‘판문점 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 어떤 내용이 담길까

    두 정상의 역사적 만남이 이뤄진 가운데 이날 회담에서 어떤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무엇보다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의지가 어느 수준까지 천명될지, 이것이 문서화될지가 핵심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비핵화 합의가 어느 수준까지 이루어질 것인가가 중요하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단순히 남북 간의 화해와 협력을 위한 것뿐 아니라 국제적인 현안이었던 비핵화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의사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밝히고 이것을 남북이 문서화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조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남북정상회담에서) ‘군사 위협 해소와 체제 안전보장이 이루어진다면 북한은 핵을 포기하겠다’는 기본적인 부분들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단순한 핵무기뿐만 아니라, 이것의 핵심 운반수단인 ICBM이나 SLBM에 대한 포기도 포함된다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이 남북 정상 선언에 포함이 된다면 이 부분은 최고지도자가 한 결정이기 때문에 북한에서도 어느 누구도 바꾸기 어렵다”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직접 듣고 이것을 문서화하는 것이 이번 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남쪽 땅으로 내려온 만큼 기대할 만한 성과물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전문가 자문단인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또한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서 “(김 위원장이 걸어서 남쪽으로 온 것은) 65년 동안 유지돼 왔던 정전질서를 평화질서로 바꾸려는 의지, 이제는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가 드러난 것”이라고 풀이했다.

    고 교수는 ‘비핵화 의제와 관련해 어느 수준의 합의문이 나올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명시적으로, 남북회담에서 명문화하는 것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비핵화와 관련한 의지, 앞으로 방향에 대해서 어느 정도 수위에서 명문화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구적이고 불가역적인 비핵화 요구에 대해 북한이 어느 정도 비핵화의 의지와 방법을 밝히느냐 하는 것이 이번 회담의 아주 중요한 관건”이라고 부연했다.

    합의문에 종전선언이 담길 가능성에 대해선 “종전 선언은 평화협정으로 가는 과정에서 과도적 차원의 정치 선언이다. 종전 선언은 미국까지 포함하는 3국 정상회담 등을 통해서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번에는 전쟁을 끝내는 데에 대한 합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지원 “홍준표 일본방송 인터뷰, 참으로 한심”

    한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전날 일본 아사히TV와 인터뷰에서 “남북정상회담은 한국의 일부 좌파들이 지지하는 것일 뿐, 대부분의 국민이 지지하는 건 아니다”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홍준표 대표의 일구이언은 이해할 수가 없다. 역시 홍준표답다”며 “지난번에 문재인 대통령과의 청와대 단독 회담에선 ‘남북 정상회담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해놓고 일본 신문에 대고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저는 도저히 이해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공격할 것을 공격해야지.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하겠다고 먼저 얘기했고, 이러한 것을 잘 조정한 문재인 대통이 만나는데…도움은 못 줄망정 이렇게 고춧가루 뿌리느냐”며 “이것은 대한민국 국민, 대한민국 제1 야당 대표의 자격이 있는가. 참으로 한심하다”고 질타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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