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거 정말 1등급 칼로스쌀 맞아요?"
        2006년 04월 12일 05: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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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12일 오전 미국쌀 칼로스가 저장되어 있는 노량진 농수산물유통공사 저장창고를 방문해 수입쌀의 저장상태와 도정표기 확인작업에 나섰다.

    강의원이 직접 저장창고를 찾은 이유는 지난 5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첫 공매를 마친 뒤 본격적으로 수입쌀이 시판되고 있으나 수입쌀 포대에 인쇄된 도정표기가 국내법에 어긋난다는 지적과 함께 공매에서 낙찰률이 저조해 수입쌀이 불법 유통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12일 노량진 농수산물 유통공사 저장창고를 방문해 미국쌀 칼로스를 살펴보고 있다.
     

    저장창고에 쌓여 있는 288톤의 수입쌀을 착잡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강기갑 의원은 "쌀포대에 인쇄되어 있는 도정날짜와 생산연도, 품목 표기가 국내법을 따르고 있지 않는 상태"라고 지적하며 시정을 요청했다.

    칼로스의 쌀포대에 인쇄된 상품정보는 모두 알파벳과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되어 있어 알아보기 쉽지 않은 상태였다. 국내법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모든 양곡에는 생산연도, 가공연도, 품목 등을 한글 및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해야 한다.

    농수산물 유통공사 관계자는 강의원의 지적을 받아 적으며 “즉시 시정하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강의원은 또 칼로스쌀을 일일이 만져보고 맛을 보는 등 품질상태를 확인했다.

       
     
    ▲ 강기갑 의원이 수입쌀 저장창고에 가득 쌓인 칼로스쌀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다.
     

    그는 배석한 농림부 관계자에게 “예전에 정미소에 있어봐서 쌀을 잘 아는데 이게 정말 1등급 칼로스 쌀이 맞냐”면서 “국내쌀에 비해 질적으로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칼로스 쌀을 처음 본다는 강 의원은 “소문에 듣기로는 ‘칼로스 쌀의 품질이 국내쌀보다 월등하게 좋다’는데 사실과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수입쌀의 불법유통이 우려된다”면서 저장창고에서 찾은 재포장 용지를 들어보였다. 칼로스 쌀은 생산부터 도정, 포장까지 미국에서 모두 완성된 상태로 수입되고 있다.

    "소문보다 품질은 별로인 것 같은데"

    농수산물 유통공사 관계자는 “운송도중 파손되는 포대를 재포장하기 위해 있는 것으로 소수의 분량만 들여오고 있다”고 대답했다. 강 의원은 “소수의 분량이라도 유통업체에서 임의로 쌀을 재포장할 수 있다는 건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면서 “재포장 용지의 정확한 수치와 용도 역시 꼼꼼히 체크하라”고 주문했다.

    저장창고를 둘러본 뒤 농수산물 유통공사 유통이사와 농림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강기갑 의원은 수입쌀 불법 유통 근절을 위한 여러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양곡구매전용카드를 즉각 도입하고, 단체 급식소나 대형식당 등에서 쌀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하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수입되고 있는 쌀의 생산·저장·도정·선별포장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고 품질관리에 대한 적정성을 사전에 반드시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강기갑 의원이 저장창고에서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는 도중 농민단체 회원들이 들어와 시위를 벌였다. 바닥에는 농민단체들이 흩뿌린 칼로스쌀이 뒹굴고 있다.
     

    간담회를 마친 뒤 식사를 함께하자고 권유하는 농림부 관계자에게 강 의원은 “마음이 너무 착잡해 아무 생각이 안든다”고 거절하면서 “농민들의 반대시위를 너무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농민들이 지금 얼마나 울고싶은 심정인지 잘 헤아려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전농 회원 등 창고 앞 기자회견 후 시위

    한편 이날 강기갑 의원이 저장창고에서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는 시간에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 회원 20여명이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입쌀 수입 및 시판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강 의원이 칼로스 쌀을 살펴보고 있는 장소에 찾아와 저장창고에 쌓인 수입쌀을 보고 “이곳이 농수산물 유통공사냐, 수입농산물 유통공사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농민단체 회원들은 “당신들이 농민의 심정을 얼마나 아냐”며 칼로스 쌀 포대를 바닥에 내던지고 쌀을 집어 던졌고 이를 저지하려던 농수산물 유통공사 관계자와 격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약 5분간 수입쌀이 저장된 창고에서 ‘식량주권 위협하는 수입쌀 반대한다’는 피켓시위를 벌인 뒤 자진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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