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X승무원 신규채용 임박...해결책은 '미궁'
    By tathata
        2006년 04월 07일 04: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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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X 여승무원의 투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여승무원 사업을 철도공사로부터 위탁받은 KTX관광레저가 4월말께 신규채용을 마무리할 계획이어서 사태가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악화되고 있다.  

    KTX관광레저는 조만간 KTX여승무원 복귀자와 새마을호 승무원 일부를 채용해 열차에서 승무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며, 오는 4월 말에는 신규채용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어서 승무원들이 돌아갈 직장마저도 위태로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게다가 여승무원이 속해있는 철도유통과 철도공사의 위탁계약이 오는 5월 16일로 만료시점이 다가와 여승무원들의 지위가 더욱 불안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여승무원들은 철도유통으로부터 지난 3월 13일에 1차 해고예고 통보를 받은데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받았다.

    철도공사는 현재 ‘계열사(KTX관광레저) 정규직으로 전원 고용’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고, 철도노조 KTX여승무원지부는 ‘직접고용 정규직’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타결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KTX는 여승무원이 위탁업체와 고용 관계에 놓여있어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철도공사의 한 관계자는 "철도공사가 적자경영으로 구조조정의 필요성마저 제기되는 상황에서 직접 계약을 맺지 않은 여승무원들을 우리가 채용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 KTX지부 여승무원 조합원들이 지난 3월 9일 ‘직접고용 정규직’을 요구하며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참세상
     

    KTX지부가 ‘계열사 정규직’을 받아들일 수 없는 배경에는 그간 철도유통에서 겪은 불합리한 처우에 대한 불신이 깊게 깔려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3월과 2005년 3월에 매년 1백여명을 승무원으로 채용한 이래 철도유통은 KTX 증편에 맞춰 2개월, 3개월 간격으로 승무원을 채용해 주먹구구 운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손지혜 KTX지부 상황실장은 “승객 안전교육은 물론 소화기 작동 방식도 배우지 못한 상황에서 곧바로 승무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승무원들의 교대시간표도 제대로 작성되지 못해 혼선을 빚었다”며 “승무서비스에 대해 전혀 경험을 갖지 못한 KTX관광레저가 위탁을 맡게 되더라도 악순환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철도공사와 KTX관광레저가 맺은 계약 내용도 승무원들의 근로조건을 더욱 후퇴시킬 여지가 많아 반발을 사고 있다. 철도공사는 계약에서 승무원에게 안내 및 안전 서비스 제공은 물론 열차 내 판매까지 겸하도록 했다. 철도공사측은 “서비스는 물론 판매도 겸하겠다고 서명한 고용계약도 각자가 선택하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여승무원지부는 “1천여명에 달하는 승객의 안전을 담당하는 데도 일손이 모자라는 형편인데 식음료, 특산물까지 판매시킨다는 것은 안전을 저버리는 행위”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7일 국가인권위원에서 첫 조정회의가 열려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철도노조는 지난 2월 28일 인권위원회에 여승무원에 대한 성차별 고용, 여성노동착취 등의 가능성을 제기하며 ‘정규직 직접고용 및 차별금지’를 조정신청했다. 첫 조정회의가 7일 오후 3시부터 철도노조와 승무원지부, 그리고 철도공사 관계자가 참석해 처음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철도공사의 자회사에 남성은 정규직인 반면 비정규직은 모두 여승무원이라 성차별적 요소가 있다”며 조정신청 배경을 설명하며 “인권위의 조정에 한 가닥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철 단병호 의원 보좌관도 “인권위의 합의가 강제사항인 것은 아니나 노사가 마주보고 대화를 열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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