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이 리크게이트 몸통이다
    2006년 04월 07일 10:4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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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고, 이를 조작이라고 주장한 전직 외교관의 증언을 무력화하기 위해 이라크 관련 비밀정보와 CIA 비밀요원의 신분을 언론에 흘리도록 했다는 증언이 나와 큰 파문이 예상된다. 지난 2003년 7월에 시작돼 미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리크게이트’의 핵심이 부시 대통령이었다는 증언이 공개된 것으로 법적, 도덕적 책임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앙정부국(CIA) 비밀요원 신분 누설 사건(일명 리크게이트)으로 기소된 루이스 리비 전 미국 부통령실 비서실장은 연방대배심원단을 상대로 한 증언에서 사담 후세인 정부의 핵무기 개발 노력에 관한 미 정보당국의 평가서 일부를 언론에 흘리는 것에 대해 “체니 부통령을 통해 대통령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리비는 비밀정보를 공개하라는 대통령의 재가는 “내 기억에 좀처럼 없었다”고도 증언했다. 리비의 증언은 리크게이트 수사를 맡고 있는 패트릭 핏츠제럴드 특별검사가 연방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밝혀졌다. 리비는 워터게이트 특종으로 유명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편집부국장에게도 이라크 관련 비밀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리비의 증언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은 당시 니제르에서 조사활동을 벌였던 조셉 윌슨 전 이라크 대사가 2003년 7월 6일자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아프리카의 니제르로부터 우라늄을 얻으려고 시도했다는 부시 대통령의 주장이 조작이라고 주장하자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 시작했다.

먼저 체니 부통령과 당시 비서실장이던 리비, 그밖에 부시 행정부의 몇몇 관리들은 윌슨의 부인인 밸러리 플레임이 CIA의 비밀요원이라는 점에 착목했다. 체니 부통령은 윌슨의 니제르 출장이 적법했는지, 부인이 개입했는지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플레임이 니제르에 대한 CIA의 특별임무에 자기 남편을 보내도록 천거한 것으로 비춰지면 윌슨의 주장이 신뢰를 잃게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정보흘리기에 나섰다.

윌슨의 기고가 있고 난 이틀 뒤 리비는 당시 <뉴욕타임스> 기자였던 주디스 밀러를 만나 이라크 관련 비밀정보뿐 아니라 윌슨의 부인인 플레임이 CIA 비밀요원이고 남편의 니제르 출장에 모종의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리비는 이에 앞서 체니 부통령에게 미 정보당국의 평가서가 기밀사항이기 때문에 밀러 기자와 만나 얘기할 수 없다고 충고했지만 체니 부통령은 이미 대통령의 재가를 받았다며 공개할 것을 지시했다.

리비는 당시 부통령에게 국가안보와 관련한 법적 조언을 해주고 있던 데이비드 애딩턴 변호사(현 부통령 비서실장)과도 상의했는데 리비의 증언에 따르면 애딩턴은 부시 대통령이 비밀정보 공개를 승인하면서 그 정보는 사실상 비밀해제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단독으로 비밀해제를 결정할 권한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체니 부통령의 지시를 받은 리비는 밀러 기자를 두 번 더 만나고 <타임>지의 매튜 쿠퍼 기자와도 만나 플레임의 CIA 신분에 대한 정보를 주고 남편의 니제르 출장과 관련한 역할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윌슨의 폭로 8일 뒤 보수성향의 칼럼니스트 로버트 노박이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윌슨의 부인인 밸러리 플레임이 CIA 비밀요원이라고 자신의 칼럼을 통해 폭로하고 플레임이 CIA 고위층에 부탁해 이라크의 우라늄 구입 노력 조사를 위해 남편을 니제르로 보냈다고 주장해 정보누설(리크)에 대한 논란을 야기시켰다.

‘리크게이트’로 불린 이번 사건은 취재원 공개를 거부한 밀러, 쿠퍼 두 기자가 기소, 수감되면서 당초 취재원 공개를 둘러싼 논란으로 시작됐다가 체니 부통령을 비롯해 백악관 고위관리들이 줄줄이 엮였고 결국 부시 대통령에게 최종책임이 있다는 리비의 증언으로 한층 더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는 양상이다. 리비의 증언이 공개됨에 따라 리크게이트는 부시 대통령이 정보원 신분보호 및 국가 기밀정보 누설과 관련한 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논란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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