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철 정책 vs 강금실 개인기
        2006년 04월 05일 12:4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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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을 읽고 비웃는 독자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제목을 달았습니다. 보수와 진보가 정책으로 부딪치면서 우리 사회가 ‘정상적으로 발전’할 날이 오고 있습니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두 가지 현실이 있습니다. 지지율 1위 강금실과 지지율 바닥을 달리는 김종철. 진보와 보수의 정상적 경쟁구도 구축의 시작. 저희는 후자를 중요하게 봤습니다. 제목을 지금처럼 뽑은 이유입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조금 걸리는 게 없지는 않아서 이런 ‘앞머리 사족’을 달았습니다.

    강금실은 개인이 아니라 여당 후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사실은 선거 이후에 더 분명해질 것입니다. <편집자주>

    강금실 전 장관이 오늘 오후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이로써 한나라당을 제외한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민주당 등 여야 3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사실상 확정된다. 앞으로 투표일까지 남은 기간은 56일. 서울시의 미래를 놓고 벌이는 여야 후보 각 진영의 불꽃튀는 공방이 시작됐다.

    열린우리당, "첫째도 강금실, 둘째도 강금실,…."

         
    ▲덕성여대에서 열린 총장취임식에 참석한 강금실 전 법무장관 (서울=연합뉴스)    
     

    강 전 장관측은 철저하게 ‘인물’을 부각할 계획이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사견임을 전제로 "강 전 장관의 선거 컨셉은 밝고 경쾌한, 기성 정치인과 대비되는 신선하고 깨끗한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은 출마선언 방식에서도 엿볼 수 있다. 강 전 장관은 오늘 오후 2시 서울 정동극장에서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강 전 장관측 대변인인 오영식 의원은 "정동은 한국 근현대사의 진행 과정에서 역사적 사건이 많았던 곳이며 서울시민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장소라고 판단해 정동극장을 출마 선언 장소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지하철을 타고 1시 40분쯤 시청역에서 내린 뒤 정동극장까지 20여분을 걸어서 갈 예정이다. ‘춤꾼’으로 알려진 강 전 장관의 문화적 마인드와 ‘걷는 서울’이라는 정책 컨셉을 접목한 것이다. 당초 출마선언 장소로 강 전 장관이 어린 시절을 보낸 서대문 지역을 물색했으나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강 전 장관측은 상징색도 정했다. 오 의원은 “‘보라색’은 ‘퍼플카우’(Purple Cow)라는 경영 마케팅개념에서 빌려온 것으로, 이는 기존 사고 체계를 벗어나 흥미진진한 메시지 전달을 통해 소비자에게 효용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면서 “서울시 행정의 변화틀을 만들겠다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또 ‘흰색’은 탈정치, 투명한 행정, 반부패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양극화 조장 세력’ VS ‘진보적 대안 세력’

    민주노동당 김종철 후보는 보수 양당의 외부인사 모시기는 ‘포장술 정치’에 불과하다며 양당의 행태를 비웃고 있다. 김후보는 ‘양극화 조장 세력’과 ‘진보적 대안 세력’의 구도로 이번 선거를 치를 생각이다. 이는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양극화 해소 대책이 모두 실패했다는 상황인식을 전제로 하고 있다.

    김 후보측은 한나라당을 ‘양극화 원조 세력’으로, 열린우리당을 ‘양극화 신흥 세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 후보는 "보수정치권에서 지금까지 무수한 양극화 해소 대책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양극화는 오히려 심화됐다"면서 "민주노동당의 진보적 대안만이 양극화를 실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사진=김종철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 블로그
       

    김 후보는 "평균적인 서울 시민들의 삶의 질은 주택, 교육 등 모든 면에서 아직 대단히 열악하다"며 "현실에 존재하는 문제를 없는 듯 덮어둔 채 ‘웰빙’을 말하는 건 올바르지도 현실적이지도 않다"고 강 전 장관측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서울시장의 직책이 자기 직무권한에 속하는 것만을 얘기하는 자리가 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양극화 해소라는 국가적 과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발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면 서울시장의 자격으로 양극화 해소와 관련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대통령을 포함한 보수정치권과의 경쟁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차원의 양극화 해소 대책의 하나로 김 후보측은 원거주자와 세입자 중심의 현행 뉴타운 사업을 중단하고 서민들의 주거 여건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지역 개발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김 후보는 "지역 개발 사업을 하더라도 1가구 다주택자는 분양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측은 이번 선거를 ‘정책’을 중심에 놓고 접근할 계획이다. 김 후보는 "정책적 차별성을 부각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개인적으로는 TV토론에서 보수 양당 후보와의 철학적 차이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싶다"고 말했다.

    민주당, ‘특권을 타파하는 서민시장’, ‘서민의 억울함 풀어주는 신문고 시장’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유력시되는 박주선 전 의원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특권을 타파하는 서민시장’, ‘서민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신문고 시장’을 이번 선거의 모토로 내걸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전 장관의 법무장관 재임시 나라종금 뇌물 수수 의혹과 관련해 구속되었다가 무죄로 풀려난 악연이 있는 박 전 의원은 "강금실 전 장관 개인에 대해서는 일체의 원망이나 감정의 앙금이 없다"면서 "오직 내 개인의 능력과 자질, 정책과 비전으로 평가받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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