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화 요구 네팔 시위 20일 넘게 지속
        2006년 04월 17일 07: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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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화를 요구하는 파업과 시위가 20일 이상 계속되면서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생필품과 식량 부족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갸넨드라 국왕의 하야를 요구하고 있는 네팔의 7개 정당연합은 17일(현지시간) “대표 없이 세금 없다”며 네팔 국민들에게 납세거부를 촉구하고 나섰다.

    갸넨드라 국왕의 야간통행 금지, 정치활동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네팔 전역에서 벌어진 시위로 인해 수도인 카트만두로 향하는 길목이 봉쇄되자 네팔 정부는 식량수송에 군대를 투입하고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 트럭운전사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등 긴급대책을 마련했다.

    반정부 시위에 대한 강경진압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네팔 정부는 16일 카트만두 중심가 반경 2백미터 내에서는 어떠한 형태의 집회나 행진도 금지한다는 조치를 발표했다.

    네팔의 반정부 시위는 지난해 2월 갸넨드라 국왕이 정부와 의회를 전격 해산하고 자신이 직접 통치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네팔 민중들의 민주화요구 시위로 지난 1991년 입헌군주제가 시작된 지 14년 만에 왕정이 다시 복고된 것이다.

    갸넨드라 국왕은 올해 3월초 지방선거를, 독재를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속셈이었지만 오히려 상황만 악화시켰을 뿐이다. 대부분의 정당이 보이코트를 했기 때문이다. 선거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곳에 후보가 한 명도 출마하지 않았고 나머지도 1명의 후보만 단독으로 입후보한 곳이 대부분이었다. 투표율은 사상 최저인 20%를 기록했다.

    네팔 역사상 최대 규모인 이번 총파업에는 의사, 변호사, 언론인, 교사들까지 참가하고 있으며 국영은행과 발전소 등 공공부문과 총리실 소속 공무원들이 파업에 참가할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좀처럼 시위를 볼 수 없었던 네팔의 관광지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1990년 민주화 요구 시위 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큰 규모다.

    이같은 시위양상은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7개 정당 지도부들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네팔 현대연구센터(NCCS)의 록 라지 바랄은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 기고를 통해 “정당들조차 이 정도의 자발적 참여를 예상하지 못했다”며 “국민들의 대규모 시위참가는 왕정에 대한 환상이 깨진 데서 비롯한 것이지 정당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갸넨드라 국왕은 마오주의 네팔 공산당이 벌이고 있는 게릴라 활동으로 인한 혼란을 왕정복고의 구실로 삼고 있지만 이는 더 이상 왕정을 유지하는 구실이 되지 못하고 있다. 마오주의 공산당이 지난 11월 인도에서 7개 정당과 가진 고위급 회담에서 다당제를 인정하고 유엔이나 다른 국제기구의 감시 하에 무장을 해제하는 것에 대해 합의를 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한편, 반정부 시위대측은 갸넨드라 국왕이 의회를 원상회복하고 총선 실시를 약속하지 않는 한 어떠한 대화도 없을 것이라며 국왕을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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